부의 세습에 대한 우려는 계층간 상이할 수 있다. 당연히 부를 세습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부모의 재산을 왜 국가에서 뺏아가느냐고 생각할 것이고, 부를 세습받지 못한 사람들은 사회적 희망을 느끼지 못하는 박탈감을 얻게 된다. 어느 입장이건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으며, 무엇이 옳다고 딱 단정해서 말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부의 세습은 갈수록 사회적 문제가 될 가능성이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예전에는 사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과 대학을 들어가는 것이 일종의 차별이었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 취업이 잘 되기 때문에 부모가 자식에게 사교육비를 많이 투자해주면 그만큼 좋은 대학에 진학할 가능성이 높고, 이것은 결국 사회적 격차를 더 만들어 내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어떠한가? 아마 집안 형편 때문에 대학에 진학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등록금이 아무리 높아도 아르바이트나 열심히 공부해서 학비를 마련하거나 학자금 대출같은 것으로 공부를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디까지 대학을 다닌다는 것에 대해 소요되는 비용이 어마어마한 금액은 아니기 때문이다.
1. 부의 세습으로 인한 큰 결정타
그러나 대학을 졸업해서 좋은 직장에 취업해도 젊은 사람들이 모든 경제적 관문을 통과한 것은 아니다.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집을 어떻게 마련해야할지 고민해야한다. 여기서 부터 부의 세습의 격차가 차이가 나게 된다. 어떤이는 부모가 집을 마련해주어서 집 걱정이 없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러나 어떠한 사람은 부모로부터 완전히 지원을 받지 못해서 스스로 집을 마련해야 한다고 하자.
대학 등록금에 비해 집의 가격은 무주택 청년들에게는 절망 그 자체이다. 아무리 어떠한 노력을 하든, 대출을 받아도 해결이 안되는 것이 현 집값이다. 수도권의 작은 아파트도 5억 이상이 되고, 서울로 들어오면 왠만하면 10억까지도 생각해야하는 것이 집값인데, 어떻게 스스로 자립하여 집을 구매하고 결혼을 해서 평범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대학등록금이야 학기별로 많아도 천만원이 안되지만, 집은 다른 문제이다. 현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집 값은 갈수록 높아져가고 그에 따라 무주택 청년들의 절망은 비례하며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최근 20-30대들인 빚투까지 하면서 주식에 매달리는 것도 그들이 투기성향이 있거나,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꾼들이기 때문이다. 절대적으로 주식이 아니면 인간답게 살기위해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자본금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의 세습으로 인하여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이 느끼는 사회적 절망감은 상상이상이 될 것이다.
2. 잘못한 것이 없는 세대
잘못한 것이 없어도 잘못한 것처럼 살아야 하는 인생이 있다. 누구는 잘한 것이 별로 없는 잘한 것 마냥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필자가 아는 지인 가운데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 받아 40대 초반에 은퇴(스스로 그렇게 표현함)한 사람이 있다.
재산이 어느정도인지는 모르지만, 여하튼 꽤나 많은 재산을 물려 받아 임대 소득으로 별도의 노동활동을 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감(?)같은 것이 있다. 사회의 누진세 제도와 복지 문제, 분배의 문제에 대해 굉장히 불만이 많이 있는 사람이다. 이 부분은 그 사람이 처해 있는 위치 즉, 좋게 이야기 하면 재산이 많아 일을 할 필요가 없는 사람, 현실적으로 말하면, 부모 재산 믿고 일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비난할 수 없다.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그러나 얼마전 대화에서 약간은 충격을 받은 이야기가 있다. 핵심은 이러했다. "복지가 많아지면 어려운 사람들은 더 일하지 않는다. 애써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재산을 빼앗아 그들에게 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영국에 사는 지인이 그러는데, 영국에서 세금정책 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일을 할 동기부여를 받지 못하고, 거리에서 편하게 사는 노숙자들에게 그 돈을 쥐어주는 것이 상당히 불공평하다고 말을 했다. 나는 그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사실 그 분이 이야기하는 것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필자가 속으로 웃음이 나온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 자신이 속해 있다고 생각하는 그 분의 발언 때문이었다. 부모에게 재산을 물려 받아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인 그가 "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인데 왜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들에게 내 재산을 양보해야 하는 거냐고 핀잔을 늘어논 것이다.
열심히 일해도 집을 구매할 엄두조차 못내는 사람들이 있다. 열심히 일을 하지 않아도 자신이 아루어낸 것들이 마치 자신의 노력에 의해서 마련된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 착각은 자유이지만, 적어도 양심이 있다면, 부의 세습으로 인해 혜택받은 "운 좋은 사람"이라는 인식은 하고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부모에게 받을 돈이 없다는 것이 무슨 잘못일까? 부모에게 받을 돈이 많다는 것이 무슨 잘 한 일일까? 우리 사회에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결론,
앞서 이야기 했듯이, 오늘날 무주택 청년들에게 있어서 부동산이란 벽은 실로 높다. 우리나라처럼 투자의 기본이 부동산이었던 나라에서 사회의 가장 기본 에너지원인 청년들에게 부동산이란 희망을 빼앗아 간것은 엄청난 사회적 손실이다.
청년들이 일을 할만한 동기 부여가 되지 않고, 오늘도 빚을 내어서 주식에 돈을 쏟아 부어 한순간 빚더미로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하는 젊은이들이 정말 많다. 현재 주식시장이 좋아서 너도나도 돈을 벌고 있지만, 언제나 사이클은 돌듯, 이 거품이 무너지면 앞으로 그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부의 세습은 결국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하여, 잘못된 판단을 부추긴다. 누구는 부모가 물려준 아파트로 몇달만에 몇억을 벌었단다. 그러지 못하는 자신을 위해 오늘도 위험한 도박에 들어가는 젊은이들이 참으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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