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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최신뉴스/IT 칼럼

애플과 삼성, 모두가 불편한 이유

by 디런치 2014. 3. 21.

스마트폰과 관련된 성과를 나타내는 지수를 국내에서는 "판매량"으로 세우는 경향이 있다. 이는 스마트폰 제조회사와 더불어 통신사들 역시도 업계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하여 수익을 낮추더라도 판매점유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전략을 세우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대중적인 폰이 무엇이냐라고 했을 때 "판매량"과 "점유율"을 내세울 수 있겠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수익율"에 따라 성과가 결정된다. 수익율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뜻한다. 판매량과 수익율을 분간하는 것은 두 지수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날 스마트폰 업계의 높은 선호도가 있는 두 기업을 뽑으라고 한다면, 애플과 삼성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애플은 삼성보다 점유율은 낮지만 수익율을 훨씬 크다. 반대로 삼성은 점유율이 높지만, 수익율은 한참 떨어진다. 어느쪽이 더 사업을 잘했냐를 따질 때 저마다 해석하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두 회사 모두 무엇인가 기형적이라는 사실이다. 적게 팔았지만, 훨씬 많이 남겼다는 것은 가격이 높았다는 뜻이고, 많이 팔았지만, 적게 남겼다는 것은 가격이 너무 낮았다는 것을 뜻한다. IT기업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은 수익율과 판매량을 조율하는데 많은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두 기업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가격정책을 가지고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엄밀히 말해서 북미시장이 안방인 한 기업은 독점적 인기를 이용해 높은 가격을 고수하고 있고, 다른 한기업은 해외시장에서 낮은 가격정책을 세우지만 충성스러운 소비자들이 있는 독점적 국내시장을 빌미로 한 전략일 뿐이다. 즉, 해외시장에서는 저렴하게 풀어서 많은 소비자를 불러 모으고 부족한 이윤을 채우기 위해 자사의 독점시장인 국내에는 높은 가격으로 공급한다. 결국 두 기업 모두 "독점"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경쟁하고 있다는 것은 비슷하다. 



최근 모바일시장 분석가로 이름이 잘 알려져 있는 Horace Dediu(호레이스 데디유)는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 스마트폰 총수익에 대한 짧은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 6년간 스마트폰의 시장수익은 무려 2,150억달러, 한화로는 231조 2,970억원에 이르는 수준이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사실은 그 가운데 애플이 61.8%의 수익을 가져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돈으로하면 1,835억원을 가져간 셈이다. 2위 인 삼성과의 격차가 무려 35.7%가 차이가 나 삼성의 순수익율보다 약 2.3배나 많았다. 물론 삼성역시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최근 몇년간의 수치만 봤을 때에는 다소 완화될 것이다. 그러나, 작년 4분기 애플의 영업이익은 14조 1400억원, 삼성은 5조 4700억원에 그쳤다. 여전히 애플이 한수 위인것은 분명하다.


호레이스 데디유의 분석을 다루는 해외반응과 국내반응은 다르다. 호레이스는 친애플적인 분석가이기 때문에 애플의 높은 성공을 칭찬하는 반면, 국내 언론은 이 기사를 다루면서 애플 옆에 삼성을 살짝 끼워 넣어서 둘이 합쳐 88%라며 삼성을 띄워준다(기사원문). 아무리 삼성이 많은 성장을 이루고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지만, 이런 국내 언론을 보면 삼성에 대한 무한 긍정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여하튼 충실한 소비층이 있는 애플, 그리고 그 옆에 붙어 있는 삼성, 이 둘을 합쳐서 전체 스마트폰 수익율 약 88%를 가져간다. 과연 각 팬보이들에게 각 기업의 높은 점유율이든 수익율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해외시장의 수익을 독식하는 애플


필자는 애플과 삼성의 경쟁관계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위의 도표를 보면서 안타까운 현실을 볼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바로 스마트폰 시장의 독점화이다. 국내 언론이 삼성과 애플을 묶었으니 필자도 묶어본다. 두 기업의 제품이 세계시장을 독접하고 있는 이러한 상황에서 결국 시장의 제한성을 느끼는 측은 소비자들이다. 




(애플이 지난 6년동안 시장의 3분의 1을 독식했다는 기사 - 원문보기)


말하자면, 시장구조가 독점화되어 있다보니 소비자들은 제조사들의 가격이나 서비스 횡포를 그대로 수용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삼성을 빼고 애플만 놓고 보더라도 애플이 무려 61%를 차지했다는 것은 애플을 칭찬할 일이 아니라 애플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의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유경제시장에서 애플의 높은 수익을 비판하는 것이 다소 모순적이라고 할지라도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애플의 높은 수익율은 애플을 선호하는 팬보이들의 기분을 좋게 할 따름이지 실제적으로 소비자들의 혜택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현실을 알 수 있다. 여전히 높은 가격정책과 AS문제는 소비자들이 부담해야하는 짐이며 독점체제는 결코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애플의 수익율이 삼성에 비해서 크게 높은 것은 단연 가격정책 때문이다. 애플은 자사의 제품을 구매해주는 팬덤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가격을 내리지 않아도 잘 팔린다. 그러나 삼성을 비롯한 다른 제조사들은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제품을 팔기가 힘들다. 삼성이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음에도 수익율이 낮은 것은 저가정책에 따른 경과이다. 더불어 소니는 0%, 모토로라는 마이너스 수익을 올렸다. 그만큼 거의 공짜로 팔아도 소비자들이 사가지도 않고 수익도 못 얻는 다는 이야기이다. 




(애플의 프리미엄 고가정책에 대한 비난기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 기사원문)


물론 아이폰의 가격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소비층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도 이러한 점에 동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기업의 독점체제는 많은 부작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공급자의 마켓파워가 높아질 수록 시장경제속에서 조절되는 가격정책이 아니라 독점기업이 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의 이익이 되는 효율적인 자원할당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한쪽은 막대한 이익을 다른 한쪽은 막대한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삼성의 독무대인 국내시장.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단연 삼성의 독점시장이다. 작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스마트폰 판매가운데 70%이상은 삼성이다(자료보기). 물론 국내시장의 특성상 삼성은 가장 많은 점유율과 가장 높은 수익율을 올리는 기업이다. 

국내는 삼성공화국이라고 할만큼 삼성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그러나 이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면, 대한민국 국민은 삼성이 독점하는 시장 속에서 살고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독점시장의 문제를 논할 때 필자는 가격문제를 언급했다. 독점시장을 거론할 때 한동안 MS의 윈도우가 단골메뉴로 소개되었었다(지금은 경쟁 OS가 많이 생겼지만). 말하자면, MS가 독점하고 있었던 지난 수십년동안 OS시장은 과히 MS의 손에 있었다. 윈도우를 10만원에 팔건 100만원에 팔건 MS가 독점하고 있는 시장에서 그 누구도 지적할 수 없었다. 공급자는 하나이고 수요자는 많기 때문에 가격의 결정권은 MS에게만 있었다.


독점시장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바로 이점이다. 스마트폰 국내시장의 70%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삼성은 해외보다 높은 가격에 국내시장에 출시해도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중재자는 없다. 삼성의 스마트폰 플래그쉽 모델인 갤럭시노트3의 경우를 보자. 작년 갤럭시노트3가 칠시되었을 때 출고가는 북미보다 약30만원이나 비싸게 출고되었다. 그래도 삼성제품이니 제값주고 구입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할 것은 외신들이 당시 갤럭시노트3(LTE버전)의 부품원가를 공개했는데 237.5달러였다는 것이다. 한화로 따져보아도 25만원 정도이다. 국내 출고가가 106만 7천원이었던 것을 고려한다면 원가의 4배이상을 취했던 것이다. 물론 원가보다 마케팅, 대리점, 노동력 등 다양한 요소를 바탕으로 마진을 챙겨야하는 것이 기업이지만, 해외시장의 출고가와 국내시장의 출고가가 무려 30만원이나 차이가 나는 것은 결국 독점시장의 문제라고 지적할 수 밖에 없다. 앞서서 언급한 MS의 윈도우처럼 삼성이 어떠한 가격을 책정해도 독점시장에서는 규제할 방도가 없다.




이미 작년 서울YMCA는 삼성전자의 국내독점을 지적하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들어 공정위에 조사를 요청했었다. 국내 스마트폰 가격이 해외보다 높은 이유를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고가 정책 때문이라는 판단에서이다. 이미 해외의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세계 프리미엄 휴대폰 평균판매가(ASP)가 자료에서 한국이 홍콩에 이어 2위라고 밝힌바 있다(기사보기).


아무리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지급으로 단말기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결국 보조금은 통신요금에 반영된다. 이로서 제조사뿐만 아니라 국내 통신사들의 독점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단말기 유통구조 문제를 놓고 정부와 통신사간 줄다리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이 속에서 "통신요금"인하 정책이나 정부의 요금조율정책이 없다면, 이번같은 영업정지나 과징금은 소비자들에게 한 톨의 혜택도 돌아올 수 없다. 도리어 통신요금은 그대로 받고 제조사로부터 지원금은 받을 수 없으니 국민들만 피해보는 것이다. 


국내의 통신과 스마트폰의 독점체제는 꽤 오랫동안 지속되어왔다. 그것이 애국이라 생각했고, 신토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삼성의 높은 해외 점유율을 위해서 국내 소비자가 희생해주라고 하는 것은 새마을 운동 시절도 아니고, 삼성이 대한민국 국가도 아닌이상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스마트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스마트폰 시장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독점체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소비자라는 것을 지적한다. 해외에서 애플이 낮은 판매량에도 높은 수익을 얻었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이윤을 착취했다는 뜻이며, 국내에서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출고가로 제품을 출시하고 70%이상의 점유율을 올린 것 역시 소비자들로부터 부당한 이윤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폰 시장의 독점체제가 갈수록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제조사들의 점유율이 독점화되고 있는 동시에 모바일OS 시장역시도 기업의 생태계확장 정책에 따라 독점적 구조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새로운 신제품과 최신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디바이스의 출현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엄밀히 따져볼 때 우리는 제한된 기업의 기술과 디바이스를 편식할 수 밖에 없다.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물론 다양한 기업의 시장참여의 제한은 도리어 기술개발을 제한시키고 편협된 시각의 기술(예컨데 자사의 이익만을 위한 기술)만을 발전시킬 뿐이다.


아무리 소비자중심의 개방정책을 세웠던 위대한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독점의 위치에 오르면 그것을 지키기 위해 폐쇄정책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이제까지 산업역사 속에서 이와 유사한 기업정책의 변질을 우리는 여러번 보았다.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가격이 저렴한 실용적인 제품보다 고가제품이라도 뛰어난 제품이 인기를 누려왔다. 스마트폰 국내초기부터 LG와 팬택이 거의 공짜 수준의 단말기를 풀어도 삼성을 이기지 못했던 이유 가운데 하나도 바로 이점이다.


삼성의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있었으며, 아이폰이 국내 시장에 들어올 때 삼성은 물론 국내 스마트폰은 완전 초토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그것을 막아낸 것도 삼성이었다. 국내 소비자들은 삼성에 대한 무한신뢰가 있었다. 따라서 삼성의 독과점을 소비자들이 만들어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독과점은 자유경제체제 속에서는 필연적 과정이다. 소비자들이 선택한 제품의 인기가 높아 독과점이 생겨났다면 이를 반박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이것은 결국 해외시장의 애플의 독점과 국내시장의 삼성의 독점을 해결할 수 있는 키 역시도 소비자들에게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동안 독점적 시장구조속에서 소비자들은 "기업폭리"의 피해자로 있어왔고, 앞으로 이러한 문제는 지속될 것이다. 독점을 방지하고 기업의 횡포를 대항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소비자들의 선택이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선택이 있지 않으면 소비자에 다양한 선택권은 존재할 수 없다.  


소비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이다. 무조건 자신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지지하며 감정싸움을 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지지하는 브랜드의 가치가 과연 소비자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합리적인 시장경제 속에서 존경받을 만 한가를 따져봐야 한다.  무엇을 선택하는지는 소비자의 권리이지만, 더불어 소비자 스스로도 독점체제를 감시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브랜드에 대한 관심 또한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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