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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애플

애플TV와 넥서스TV를 두려워 해야하는 이유

by 디런치 2014. 3. 13.

지난 수년동안 IT기업들은 포화상태에 이른 모바일 시장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했다. 대표적으로 최근 테크 관련 언론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키워드는 "웨어러블"이다. 스마트폰과의 연동성을 극대화하며 인간 몸에 착용함으로 더욱더 스마트한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는 기기들이다. 이렇게 새로운 영역을 확대하는 노력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기존 전통적인 산업에 회유하여 기존시장을 공격하는 전략을 세우기도 한다. 


그 가운데 요즘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시장은 다름 아닌 TV산업분야이다. 국내 전자제품 브랜드들이 스마트TV를 제조하면서 가전시장에 통신 가능한 컨텐츠 중심형 TV들을 내놓았었다. 스마트폰을 그대로 확대하여 TV를 통해서 인터넷을 하며 어플을 다운받아 게임을 하고, 유투브 등 인터넷 방송은 물론 다양한 컨텐츠를 볼 수 있는 차세대 상품이었다. 스마트TV는 사실상 수동형 TV를 능동형으로 바꾸어 놓은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TV의 수요가 늘어가지만, 스마트 TV의 활용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비관적인 전망이다. 그 이유의 중심은 바로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방송용 컨텐츠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지만, 유선방송이나 IPTV 등 방송통신서비스에 익숙해 있는 사용자들은 스마트TV로 컨텐츠를 감상하는 것이 아직 익숙하지 않으며, 어플리케이션 같은 경우에는 스마트TV용 어플 개발자들이 많이 관심을 가지고 개발을 해주어야 하지만, 스마트폰에 비해서 그 수익적인 측면에 대한 기대가 약하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많은 앱을 개발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 IT브랜드들이 스마트TV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애플과 구들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방송 미디어 컨텐츠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보였었다. TV 내부에 스마트기능을 내장하기 위해서 별도의 하드웨어와 OS를 설치하고 또한 이에 대한 최적화를 위해 스펙을 높여야 하는 부담감을 택하는 것보다, 일종의 셋탑박스 형태로 간단히 방송컨텐츠를 송출해주는 방식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통신사들이 하고 있는 IPTV 또는 스마트세톱박스와 비교하면 쉽다. 굳이 스마트TV가 없어도 가입된 서비스에서 설치해주는 셋톱박스하나면 사용자가 능동적으로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인터넷을 할 수 있으며 게임이나 노래방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애플TV 역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글로벌 서비스 답게 컨텐츠들의 양이 굉장하다. 




애플TV, 애플의 제3의 주력모델 


애플TV는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였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이어서 애플TV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애플TV는 포화상태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모바일사업을 보충해줄 새로운 성장동력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애플의 CEO 팀쿡도 의외의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애플TV에 대한 큰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사실 애플은 스스로 "취미"로 표현할만큼 애플TV사업을 그냥 해본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히트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듯 하다. 애플TV는 단돈 99달러이다. 굉장히 저렴한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이 기기를 통해서 유저들은 영화나 비디오, 방송매체 등 일반TV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다양한 채널을 선택하며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모바일기기에 비해서 가격이 매우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1조원 매출을 넘긴 이 애플TV는 분명 세계시장에서 굉장히 히트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애플은 이 기기의 성공을 더욱 이끌기 위해 오는 4월 차세대 애플TV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미 발표되었듯이 기존 애플TV를 보완하여서 무선컨트롤러를 이용하여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며 계속적으로 더 많은 컨텐츠 제공업체를 모으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넥서스 TV, 안드로이드 기반의 게임을 강조한 신개념 TV


그러나 미디어 컨텐츠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애플만이 아니다. 구글 역시 모바일 시장을 확대를 꾀할 수 있는 TV산업분야에 매우 관심이 높다. 구글은 이미 TV를 직접제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바일기기를 TV와 연동시킬 수 있는 아주 간단한 기기인 구글캐스트를 출시하였다. HDMI를 지원하는 어떠한 TV라도 구글캐스트를 연결하면 무선으로 스마트기기들의 화면을 송출한다. 


또한 구글은 애플TV를 겨냥하여 넥서스 TV를 준비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셋탑박스 형식이기 때문에 새로운 스마트TV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웨스트사우스 컨퍼런스에서 구글의 선다 피차이 수석부사장은 안드로이드OS를 언급하면서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바이스에 안드로이드OS를 확충하고 각 디바이스간의 연동성을 극대화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한 스마트폰, 타블렛, 스마트워치, 그리고 이제 TV 셋탑박스까지 나타난 것이다.



또한 구글은 이미 게임 컨트롤러 생산 업체 "Green Throttle Games"를 인수하였고, 최근 이 업체의 담당자와 만나서 TV 미디어 컨텐츠 사업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구글의 이 게임 컨트롤러 회사가 넥서스TV용 컨트롤러를 제작하고 안드로이드 기반의 셋탑박스에 호환이 된다면 사용자들은 다양한 안드로이드 게임을 TV를 통해서 전용컨트롤러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말이다. 


구글이 넥서스 시리즈를 출시할 때마다 이를 제작해줄 파트너 제조회사를 선정했었다. 이번 넥서스 TV 프로젝트 역시도 구글이 직접 하드웨어를 제작한다기보다 관련 제조업체를 선정하여 양산할 가능성이 높다. 더버지(The Verge)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하드웨어 제조사들과 만남을 계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IPTV사업자들을 위협


필자가 지난 포스팅에서 지적했듯이 삼성의 경우 스마트TV에 타이젠OS를 직접 탑재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것은 소비자들이 삼성의 타이젠OS의 컨텐츠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TV를 통째로 바꾸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구글 넥서스TV와 애플TV의 경우에는 셋탑박스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


특히 TV시장은 스마트폰 시장 못지 않게 그 기술력이 포화상태에 있다. 예전에는 TV의 화질이나 크기, 패널방식 등 다양한 경쟁파트들이 있었기 때문에 TV수요를 늘릴 수 있었고 소비자들 역시 새로운 TV에 많은 관심을 가졌었다. 그러나 이미 LED TV와 스마트TV 보급율이 높아져 있는 시기에 TV를 완전히 교체하는 제한적인 방식보다는 99달러짜리 손바닥만한 크기의 작은 셋탑박스의 경쟁력이 더 크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아직 국내에 도입되고 있지 않지만, 애플TV나 넥서스TV는 스마트TV 제조업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영역은 다름아닌 방송통신사업자 또는 유선방송사업자들이다. 국내의 드라마가 높은 가격에 해외에 팔리는 것이 아주 평범한 시기가 되었다. 그러나 반면 "미드"라 불리는 헐리우드 영화 못지 않은 스케일을 가지고 있는 해외 컨텐츠들에 대한 국내 온라인 수요(물론 대체로 불법이지만)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 


이는 컨텐츠 국경이 더이상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국내 방송통신사업자들이 확보하고 소비자들에게 송출하는 수준은 거의 국내 방송사들이 제작했던 컨텐츠를 재방송해주는 수준이다. 그러나 애플TV를 놓고 볼 때 물론 거의 모두 영어이지만, 해외 유명 언론 방송국은 물론 유투브, NBA와 같은 스포츠 들을 시청할 수 있고, 무엇보다 애플의 팟캐스트 역시도 볼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한국방송을 송출해주는 채널도 생겨, MBN, 한국경제TV, Y스타, 바둑TV, JTBC, EBS 등 다수의 한국채널도 포함되어 있다. 이제 국내 방송을 글로벌 제품인 애플TV를 통해 볼 날도 멀지 않았다.


결국 애플TV나 넥서스TV가 국내 도입이 된다면 방송통신사업자들 뿐만 아니라 방송채널사업자들(PP)에게 굉장한 위협이 될 것이다. 언어의 제한이 가장 큰 장애물로 여겨질 수 있지만, 구글은 물론 애플 역시도 언어의 장벽을 허물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을 구상중에 있으며 다국어 자막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많이 완화될 전망이다. 분명한 것은 글로번 컨텐츠의 홍수를 이끌 제품들이 들어온다면 국내 방송시장의 격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게임콘솔 시장을 위협


앞서 언급했듯이 구글은 안드로이드용 게임 컨트롤러 제조업체 "Green Throttle Games"를 인수했으 Karl Townsend와 같은 비디오게임 업체와 잦은 만남을 가지고 있다. 점더 전문 적인 게임컨텐츠를 확보하고 게이밍 패드를 개발한다면 분명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이다. 이미 구글은 Xbox의 키넥트 모션 센스와 같은 기술을 넥서스TV에 탑재할 것이란 기사도 보도되었다. 확실히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설치된 TV용 세탑박스는 가정용 게임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이 된다. 






(Green Throttle Games의 게임 컨트롤러)


애플TV 역시 애플 에어플레이 일종의 미러링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같은 모바일 화면을 TV로 출력해주는 것은 물론 맥북의 화면 역시도 미러링이 가능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음악이나 화면을 그대로 전송할 수 있는 에어플레이 기능도 있다. 이것은 집에 오는 길에 아이폰으로 컨텐츠를 보다가 바로 거실의 TV로 보고 방에 들어와 책상에서 이어서 볼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이 에어플레이를 이용하여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게임을 미러링해서 TV로 즐길 수 있다. 물론 맥용 게임 역시도 즐길 수 있다.





이미 일본의 게임콘솔 시장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도 닌텐도 Wii, 플레이스테이션이나 Xbox등과 같은 가정용 게임콘솔 시장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기사가 계속 보도되었다. 미국시장조사기관 NPD의 공식발표에 의하면 2007년 북미 게임시장은 200만 달러였지만, 2014년에는 70만 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으나,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역시나 모바일 게임의 성장에 따른 결과이다.



따라서 모바일게임을 그대로 TV로 옮겨주는 스마트 셋탑 박스의 기능은 모바일게임시장을 더욱더 확대할 것이며, 게임개발자들을 더욱더 모바일시장으로 끌어들이는데 견인차 역할을 할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동향은 기존 게임 콘솔 시장을 상당히 위축시킬 것이다. 




컨텐츠 사업에 소흘한 국내시장 문제



지난 12일은 인터넷(World Wide Web) 탄생 25주년이 되었던 날이다. 앞으로 인터넷은 인간을 부동시키고 컴퓨터에 고정시켰던 기존 방식에서 인간활동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동력이 될 것이다. 특히 최근 사물인터넷에 대한 기대감이 큰 이 시기에 애플TV와 넥서스TV와 같이 네트워크를 이용한 연동서비스, 스마트기기와의 호환성 극대화, 그리고 글로벌 컨텐츠 서비스 확충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기업도 살아남기 힘들게 되었다. 


우리나라가 세계 IT강국이라 자칭할 때 여러사람이 지적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바로 하드웨어 기술이 뛰어난 한국이 소프트웨어기술에는 매우 약하다는 것이다. 반도체를 만들고 기기를 공정하는 기술은 좋지만,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나 어플리케이션은 매우 약하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스마트TV를 제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양질의 컨텐츠를 스마트TV에 제공하지 못한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우리나라가 좋은 스마트폰을 만들고 좋은 스마트TV를 만들었다고 선전했을 때, 그것을 채우는 컨텐츠와 어플리케이션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소흘했다. 결국 하드웨어 기술력이 포화되고 있는 이 시기에 컨텐츠가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인데, 서서히 국내 제조업체들의 약점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컨텐츠 사업개발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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