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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애플

애플은 왜 사파이어 글라스가 필요했을까??

by 디런치 2014. 3. 6.

아이폰이6나 애플의 스마트워치인 iWatch(아이워치)에 대한 루머들이 확산되고 있지만, 사실 지난 몇년동안 애플의 루머들이 비교적 잘 맞는 경우가 있었지만, 반면에 전혀다른 방향으로 제품이 출시되는 경우도 있었다.


아이폰6를 기다리는 유저들, 아이워치를 기대하는 유저들에게 각종 루머는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소스이지만, 애플의 철저한 보안정책으로 인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하지만, 지금으로서 우리가 한가지 추측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루머는 애플이 신제품에 사파이어글라스를 사용할 것이라는 것이다. 애플은 작년 5월 GT어드밴스트테크놀로지를 투자해 애리조나에 사파이어 글라스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고, 사파이어를 공급받기 위한 루트를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파이어 글라스는 주로 고가의 시계에서 사용하는 소재이기 때문에 아이워치에 쓰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지만, 아이폰6에도 사용될 가능성이 전혀 배제되지는 않는다.

 

이미 애플은 아이폰5S의 홈버튼과 카메라에 사파이어 글라스를 쓰고 있다. 하지만, 사파이어 글라스는 약 30달러이다. 삼성을 비롯하여 많은 제조사들이 사용하는 고릴라 글라스의 가격은 3달러이다. 물론 애플이 사파이어 글라스를 사용함으로 사파이어 유리 수요량의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을 예측하고 있지만, 애플은 원자제값이 약 10배에 해당하는 사파이어 글라스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애플, 왜 전면스크린 이슈를 만들어 냈나?

 

 

 

이러한 이유를 살펴보기 위해서 애플의 가격정책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애플은 지난 아이폰4부터 아이폰5, 아이폰5S까지 원자제 값과는 상관없이 16GB 모델을 기준으로 봣을 때 $649라는 동일한 가격정책을 세웠다. 아이패드 역시도 신제품이 구형제품의 출고가에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애플의 가격정책은 원가대비에 의해서 그 범위가 결정된다기 보다는 해당 제품의 가치(다양한 기준)를 가격으로 환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격상승을 전혀 배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가격정책을 고려해봤을 때 제품의 가격이 동일선에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좋은 제품을 사용할 수 있어서 좋겠지만, 애플의 입장에서는 마진율에 크게 해가 될 것이다. 물론 가격을 상승시킨다고 해도 전작에 비해 200달러 이상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없다. 결국 애플은 손해보는 장사를 하려고 한다는 생각이든다. 즉, 굳이 사파이어 글라스를 채택해서 마진율을 떨어트릴까? 하는 의문이 당연히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여러 제조회사들이 스마트폰의 강화유리에 사용하는 고릴라글라스의 제조업체인 미국 코닝은 작년 삼성과 빅딜을 했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코닝 전환우선주 23억달러(약 2조 4천억원)를 매입해 앞으로 7-8년 후에는 코닝 지분의 7.4%를 차지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코닝의 최대 주주가 된다.

 

애플이 공식적으로 이 코닝 고릴라 글라스를 사용했다고 발표한 적은 없지만, 스티브 잡스 자서전에도 아이폰1세대에 코닝글라스를 쓰게 된 에피소드가 담겨있고, 코닝도 이를 인정했었다. 그러나 작년 삼성이 안정적으로 고릴라 글라스를 납품받기 위해서 코닝의 주를 사들임으로 사실상 애플과 코닝의 마찰이 시작된 것이다. 애플로서는 부품의 원활한 자재 확보를 어렵게 하는 등 장기적인 리스크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부품 전략의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애플이 사파이어 글라스를 사용하는 목적이 반드시 삼성과의 경쟁 속에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한 결과라고 볼 수만은 없지만, 분명한 것은 코닝과 삼성의 긴밀한 밀월이 분명 애플을 자극시켰고, 애플로 하여금 이내 코닝의 글라스를 대체할만한 새로운 소재에 관심을 보이도록 한 계기가 되었다. 결국 사파이어 글라스는 삼성과 애플의 경쟁속에서 나타난 결과물이다.

 

 

 

 

위기감을 느낀 코닝

 

 

그러나 여기서 어부지리가 되는 편과 경전하사(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가 되는 편이 확실히 나뉘어진다. 애플의 사파이어 글라스 채택으로 사파이어 산업은 중장기적으로 전망이 매우 밝아졌다. 애플이 자사의 제품에 사파이어 글라스 채택이 늘어간다면 그 시장가치는 매우 상승할 것이다.

 

그에 반해 강하게 피해를 보는 것은 코닝이다. 코닝이 삼성이라는 든든하 제조사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안정적인 파트너를 만났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애플이라는 또다른 거대 파트너를 잃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코닝 글라스 수석부사장 토니 트리페니는 애플의 사파이어 정책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씨넷(CNET)에 따르면 토니 부사장은 한 인터뷰에서 사파이어가 코닝 고릴라 글라스보다 10배 이상이 비용이 더 들며, 1.6배 이상 더 무겁고, 사파이어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100배의 에너지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사파이어가 강한 스크래치 보호력이 있지만, 잘 깨지기도 한다며 고릴라 글라스가 2.5배 더 높은 강성을 지녔다고 주장했다. 그가 밝힌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면, 사파이어 글라스의 단점이라기보다는 사파이어 글라스보다 코닝의 고릴라 글라스가 왜 더 좋은 가에 맞추어져 있다. 이것은 삼성 측에 있는 코닝이 애플의 신소재 사용에 대한 우려와 비난을 쏟아낸 것이라기 보다는 코닝 고릴라 글라스를 사용해달라는 요청을 보낸 것으로 생각된다. 더불어 애플을 따라 사파이어 글라스로 이탈할 제조사들을 막기위한 예방책이다. 사실상 애플과 삼성과의 경쟁 속에서 모바일 기기의 강화 스크린에 큰 점유율을 보였던 코닝이라는 회사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확실히 전에 없던 강화 스크린 등급이 나뉘게 되었다. 애플이 사파이어 글라스를 사용함으로 한층 더 고급화 전략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어제 포스팅에서 지적했듯이,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보급화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데(http://namedia.tistory.com/76), 애플은 고급화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즉, 고릴라 글라스는 보급형 소재로 분류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제조사들은 경쟁력을 얻기 위해 사파이어 글라스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경도가 더 높은 다이아몬드를 사용할 수도...

 

 

(코닝 부사장의 애플 사파이어 채택 우려 표명 원문보기)

 

결국 애플은 삼성과의 경쟁속에서 들고나온 새로운 무기가 보기보다 매우 쓸모있게 보인다. 코닝의 초조한 목소리가 들리니 말이다.

 

 

 

사파이어 글라스, 성공할까?

 

더불어 사파이어 글라스를 사용함으로 애플은 다시 IT시장에서 자랑한 거리가 하나 생겨났다. 고릴라 글라스는 분명 무게, 가격, 압력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사파이어 글라스의 장점은 충분히 고릴라 글라스와 경쟁할만하다. 사파이어 글라스의 가장 큰 특징은 뛰어난 경도와 높은 빛 투과도이다. 특히 내구성강화는 물론, 우수한 경도에 의해 터치인식까지 개선된다는 평가와 더불어 애플이 아이비콘(iBeacon)과 지문인식에 사용하기 적합한 소재로 인정될 것이다.

 

또한 앞서 코닝의 토니 부사장이 말한 것과 같이 고릴라 글라스가 사파이어 글라스보다 압력이 약 2.5배 강하다는 의견도 쉽게 인정하기 어렵다. 객관적 지표로 무엇이 더 압력이 높냐고 했을 때 고릴라 글라스가 높다고 할 수 있겠지만, 아이폰 유저들은 그동안 파손과 스크래치에 약한 강화 스크린을 경험하였다. 대부분의 파손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부주의에 의한 파손의 결과라고 한다면, 그 확율자체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또한 원칙적으로 미네랄 글라스(7)가 사파이어 글라스(9) 보다 경도가 약하기 때문에 스크래치에 더 약하다.

 

(사파이어 글라스 VS 고릴라 글라스 비교 영상)

 

확실히 애플이 사파이어 글라스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그러나 문제점이 제시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애플이 얼마만큼의 마진을 양보하면서 소비자들에게 가격혜택을 줄 수 있느냐이다. 그러나 이 점 역시도 애플이 본격적으로 사파이어 글라스를 대량으로 사용한다면 가격상승을 줄일 수 있고, 현재 손쉬운 사파이어 가공법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에 양산비용역시 줄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과거 애플의 가격정책을 고려했을 때 가격상승이 일어나지 않거나 미세하게 있을 것이다.

 

여하튼 코닝을 소유하면서 더욱 애플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삼성, 그리고 이를 대처하는 애플, 과연 누가 우위를 차지할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경쟁이 때로는 신선한 것을 찾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분명 시장은 애플이 사용한다는 사파이어 글라스를 매우 호기심있게 바라보고 있다.

 

코닝에 입장에서는 삼성이라는 막강한 대주주가 자리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겠으나, 애플이라는 큰 파트너를 잃고 사파이어라는 신소재 바람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까워할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더 좋은 소재와 내구성을 지닌 제품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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