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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형 스마트폰 출시 바람 뒤의 예상되는 후폭풍

by 디런치 2014. 3. 5.

보급형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100만원이 넘는 스마트폰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기술의 발달로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사실 100만원이라는 가격의 정도가 그렇게 높다고만 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원가대비 과도한 마케팅과 고급화 경쟁으로 인한 가격상승은 분명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었다. 물론 보조금과 같은 다양한 혜택들이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제 값주고 구입하는 사람은 없을지라도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구입하는데 늘 첫번째로 고려하는 것은 가격이다. 스마트폰이 처음 개발되기 시작했을 때에는 이 신기한 물건 때문에 당시 물가대비 굉장히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더 좋은 스팩과 기능이 있다면 사람들은 구입하였다. 특히 북미시장과 다르게 한국시장은 가격을 높여야 매출량이 늘어난다고 할만큼 다양한 산업전반에 고가정책은 늘 있어왔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중저가형 모델보다는 프리미엄급 모델들의 점유율이 오히려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제조사들은 프리미엄급 제품보다 보급형 기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말하자면, 최고의 스펙과 최고의 기능을 탑재한 제품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주목되는 보급형 기종은?


제조사들이 일시적으로 보급화 정책에 동참한 계기를 열어준 것은 아이폰5C일 것이다. 프리미엄급 자존심을 가지고 있던 애플은 오랫동안 1카테고리 1제품 정책을 펼쳤다. 작년 시즌 전까지만 해도 애플에서 해마다 출시하는 아이폰은 오직 딱 1종류였다. 그러나 애플은 이러한 관례를 깨고 작년 아이폰5S와 아이폰5C를 동시에 출시함으로 제품군을 확대하였다. 즉, 아이폰5S는 기존 단일제품라인이고 아이폰5C는 플라스틱바디의 보급형 기종이다. 그러나 이제는 거의 모든 제조사들이 이러한 보급화 정책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얼마전 자사의 하이엔드급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3의 보급형 갤럭시노트3 네오를 공개했다. 또한 최근 공개된 삼성의 스마트워치인 삼성기어2도 일반형과 보급형(네오)를 분리해서 출시하였다. LG전자는 어떠한가? LG에서도 G2의 보급형인 G2 미니를, 그 밖에 화웨이 이센드 G6, 레노버 S860, 노키아 노키아X 등 보급형 기종을 선보였다. 이 중에는 출고가가 200달러 안팍인 제품도 있다.






이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14 MWC에서는 유난히 이러한 보급기종을 많이 볼 수 있었기도 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파격적인 보급형 스마트폰은 단연 파이어폭스폰으로 알려진 25달러짜리 스마트폰이다. 원화로 따져도 3만원도 안되는 가격의 스마트폰이 현실화된 것이다. 물론 이 스마트폰은 인도네시아등 미개한 국가를 위한 스마트폰으로 스펙이 많이 부족하다.



제조사들은 왜 보급형을 선택했나?


여하튼 왜 각각의 제조사들은 이렇게 보급형 출시 전략을 세웠을까? 이제까지 보급형은 그저 공짜폰이나 효도폰과 같은 의미에서 실구매 고객을 위한 제품이라기 보다는 특정계층을 위한 전략폰인 경우였다. 그런데 이제 제조사들은 보급형 기종의 출시와 함께 주력상품으로 밀고 있기까지 하다.


이에 대한 해석으로 가장먼저 하드웨어 기술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말하자면,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굉장히 심심하다. 불과 작년만 해도 스마트폰 제조사끼리 스펙경쟁을 하거나, 카메라, 디스플레이, 사이즈 등 다양한 카테고리 안에서 서로 경쟁했다. 


그러나 워낙 스펙이 높아지니 그리 높지 않은 스펙을 가진 스마트폰도 꽤 쓸만하다.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 화소가 4000만화소도 나온다. 그래서 저가형 모델에 800만 화소정도가 장착되는데 800만화소도 화소수로만 놓고 볼 때 그렇게 적지 않다. 스마트폰 사이즈 경쟁력도 거의 대부분 비슷한 크기고 커지고 있기 때문에 별로 의미가 없다. 불과 몇달전의 하이엔드급 스펙이 몇달뒤 보급형이 되는 실상이다.



말하자면, 사실상 각 제조사의 스마트폰은 매번 새롭게 그리고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지만, 실제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 별로 새로운 것이 없는 너무나 진부한 디바이스가 되어버렸다. 디자인부터 소재, 인터페이스, 선전하는 무기들도 이제는 진부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필자는 이전 포스팅에서 이러한 기술력의 포화상태로 인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스스로 분야를 확장하여 웨어러블 시장을 개발하고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결국 스마트폰이 기본적인 스펙만 유지되더라도 상당히 좋은 스마트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굳이 고가의 제품을 살 필요성이 상실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제조사들의 점유율 싸움도 이를 반영한다.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투자자들을 불러모으고 명예를 얻는 가장 기본적인 지수이다. 영업이익과 더불어 점유율은 각 분기의 제조사 실적을 나타내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그런데 제조사들의 입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대한 물건을 많이 팔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시기를 빠르게 유도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 제조사들은 더욱더 많은 제품군을 개발하고, 신제품 주기를 빠르게 할 필요가 있었다. 제품 출시와 함께 이미 후속 제품이 소개가 되고, 후속 제품이 출시가 되면 기존의 제품의 가격은 폭락한다. 이제 소비자들도 자연스럽게 체득한 것이 있다. 그것은 아무리 좋고 비싼 스마트폰이라고 할지라도 이내 가격이 떨어서 늘 손해보는 구입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말이다. 따라서 보조금 대란과 같은 시기를 기다리거나 제품의 가격이 떨어지는 틈을 타서 구입하는 실속형 소비자들이 늘었다. 


결국 제조사들의 입장에서 제품을 많이 팔고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시기를 빠르게 유도하기 위해서는 부담없는 가격의 좋은 스마트폰을 공급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더욱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로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그래서 삼성의 경우에는 자사 최고의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3의 보급형을 만들기까지 하는 것이다. 이름은 갤노트3이지만, 부담없는 가격으로 공급해서 빨리 교체하게 만드는 것이다. 제조사들 역시도 깨달은 것이다. 스마트폰의 성장곡선이 떨어지고 있는 이러한 시기에 가장 현명한 경쟁력은 "가격"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보급형 전략, 치명적인 문제점


확실히 2014 MWC 이후 보급형 기종은 확실히 새로운 트랜드이다. 동시에 여러제조사들이 한꺼번에 저가형 또는 보급형 모델을 출시한 것은 분명 작년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5C가 기폭제 역할을 했을 것이다. 당시 애플이 보급형 기종인 아이폰5C를 출시했을 때 외신들은 다양한 원인분석과 평가를 내린 적이 있었다.


대체로 색상의 다양화, 소비자들의 선택의 다양화, 젊은층을 공략 등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그리고 판매율이 높지 않아 애플의 저가형 정책이 실패하였고, 아이폰5C의 출시는 잡스의 유언을 이어받지 못한 애플의 큰 실수로 치부되기도 하였다. 물론 이러한 의견들이 전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지만, 필자는 왜 애플이 아이폰5C를 출시했는지 나름대로 해석하면서 더불어 다른 제조사들의 보급형 정책에 어떠한 문제점이 있는지 보고자 한다.


필자의 생각으로 애플은 점유율보다는 수익율을 더 중요시하는 입장이다. 말하자면, 앞서 지적했듯이 다른 제조사들이 보급화를 꺼내들은 이유는 수익율보다는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애플의 경우 아이폰5C은 엄밀히 말해서 점유율보다도 수익율을 위한 제품이다. 


애플은 가격방어를 철저히하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후속모델이 출시해도 $100만을 할인해 준다. 그런데 후속모델이 잘 팔릴리가 없다. 따라서 애플은 후속모델의 판매량을 가져오는 새로운 대안을 가져왔던 것이 바로 아이폰5C였다. 애플 유저들 가운데에는 신제품 출시 때에 $100의 가격하락을 기다렸다가 구형을 구매하는 소비자들, 그리고 약정을 기준으로 아이폰은 저가형라인이 판매량의 절반을 가져올 정도로 아이폰을 저렴하게 구입하고자 하는 유저들이 많았다. 따라서 아이폰5C의 실적이 저조하다고 할지라도 애플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구형을 구매할 소비자들을 미리 선점할 수 있으니 말이다.





위의 도표를 보면, 애플은 유난히 고가형 모델의 판매율이 높은 것은 애플의 가격방어와 단일제품출시가 큰 역할을 했다. 그것은 구형제품보다 신제품에 대한 수요율이 좋을 수 밖에 없는 구조에 따라 탄탄한 수익율이 받혀주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애플이 아이폰5C를 출시함으로 고가모델 사용자들을 저가형으로분산시키려고 했을까? 기존의 모델의 소비자들을 분산시킬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왜 애플은 보급형을 출시했을까?


대체로 아이폰5C는 3%에 속해 있는 소비자들 또는 가격때문에 아이폰을 선택하지 못하는 대상을 위한 것이다. 애플은  신제품 출시 때 혜택을 주던 정도의 가격 차이만 둔 아이폰5C를 출시함으로 저렴한 아이폰을 구매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구매를 선점할 수 있다. 아이폰5C은 딱 그정도의 판매량을 얻기 위한 모델이다. 따라서 아이폰5S가 버티고 있는 한 아이폰5C은 실패가 될 수 없는 모델이다. 


더욱이 제조원가를 낮춘 아이폰5C 모델은 판매량이 부족하다고 할지라도 원가대비 수익이 떨어진다기 보다고도 볼 수가 없을 것이다. 마진율을 놓고 본다면 애플은 아이폰5C를 판매할 때 오히려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아이폰5C는 아이폰5S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지, 다른 제조사들의 보급형 제품에 비해 절대 저렴하지 않다. 애플은 객관적 low-cost가 아니라 상대적 low-cost 정책으로 마진율과 이익율이 떨어지는 것을 보충하려고 했다.



(애플의 아이폰5C 전략에 관한 USA TODAY 기사 원문보기)


물론 이것만으로 아이폰5C의 출시이유를 규정할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방법을 다른 제조사들이 그대로 적용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애플은 일차적으로 가격방어가 강력하다. 그러나 다른 제조사의 경우 가격방어란 거의 없다. 신제품 출시이후 구형모델의 가격은 거의바닥을 친다.  애플과 같이 프리미엄급 기종의 판매율이 버티고 있지 못한다면, 프리미엄급 제품의 구매를 약화시키고 보급형 또는 구형 구매를 유도함으로 점유율을 떠나 영업이익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보급형 모델을 애플이 최초 시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보급형 모델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영업이익율과 하이엔드급을 배신하지 않을 충실한 유저들이 받쳐주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조회사들은 이 둘 중 하나만 가지고 있거나 두개 다 없는 기업도 있다. 물론 박리다매를 하여 영업이익을 높일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박리다매를 하기에는 너무 많은 제조사들이 보급화 전략에 손을 들었다.


작년 삼성은 세계 점유율 1위를 했을만큼 강력한 제조사였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여서 월스트리트저널로부터 브랜드가치 하락이라는 평가를 받아야만 하는 딜레마를 겪었다. 결국 점유율을 높인다고 할지라도 영업이익을 높이지 못하다면 기업의 경영이 잘 되었다고 평가받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시기 속에서 꺼낸 보급화 전략은 상당히 위험해보인다.


보급형 기종이 늘어난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의미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스마트폰 가격의 거품과 통신사들의 통신비 조정이 되지 않는다면, 무늬만 보급형일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점유율 경쟁으로 영업이익을 떨어지는 부담을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시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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