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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애플

애플 팀쿡, 왜 주주들에게 주식 팔고 나가라고 했나?

by 디런치 2014. 3. 2.

대체적으로 기업은 이윤을 목적으로 한다고 배웠다. 자유경제체제에서 각 기업들은 이윤창출하기 위해서 모든 노력과 자원을 사용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스스로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애플 CEO 팀 쿡이 간만에 속 시원한 어록 하나를 남겼다. 그것도 연례 주주총회에서 말이다. 오늘 주주총회에서는 워싱턴 DC에 있는 보수적 두뇌집단인 국가공공정책연구센터(NCPPR)가 주주로 참석했다. 그들은 반 환경 로비 그룹이다. 이들은 팀 쿡에게 회사 이익을 저해하는 환경 이타적인 정책들을 포기할 것을 안건으로 회부했다. 회사는 자신들에게 투자한 주주들에게 많은 이윤으로 보답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주주들 역시 투자를 했을 때에는 해당 기업의 정신에 입각한 경영윤리와 방침을 따라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보수단체는 애플의 기업정신을 이해하지 못한 듯한 발언을 서슴없이 했다.


사실 애플은 아주 오래전부터 환경 친화적인 경영방법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스티브 잡스 역시 재생 에너지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했고,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 본사를 비롯하여 여러 데이터 센터들의 전력 가운데 3분의 4를 태양, 지열, 수력 등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공급하고 있었다. 특히 작년에 팀 쿡은 회사의 환경유지를 위해서 전 미국환경보호청(EPA) 책임자였던 리사 잭슨을 고용하기도 했다. 애플은 확실히 친 환경적인 IT기업 중 하나이다.






팀 쿡의 아주 강력한 한 방


물론 이것을 주도한 것은 스티브 잡스였지만, 놀랍게도 팀 쿡 역시도 이러한 정신을 계승하고 더욱 더 발전시키는데 굉장한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애플의 상품가운데 분쟁지역광선(Conflict minerals)를 줄였다는 것으로 그린피스가 팀 쿡을 극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개념없는 이 주주들은 환경 정책이 매우 불필요하다며 이것을 금하고 회사 이익을 극대화 시켜야 한다고 안건을 주주총회에 회부한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 주주들은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국가공공정책연구센터 그룹 역시 쉽게 볼 주주들은 아니었다.


"We object to increased government control over company products and operations, and likewise mandatory environmental standards.


"우리는 이사회의 회사생산품과 운영, 그리고 의무적인 환경기준 대한 통제력이 커진 것을 반대한다.


- 저스틴 댄호프(NCPPR 법무자문위원)


하지만,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은 이들을 향해서 "친환경 정책은 매우 큰 경제적 효과를 만들어 내며, 이 정책은 이윤의 목적보다 다른 많은 이유에 의해서 필요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애플은 환경 문제, 근로자의 안전과 같은 문제들이 최우선 관심사이고 애플은 이것을 주도하는 선구자이며, 투자자본수익률(ROI)에 집착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고 발언했다. 팀 쿡의 더 호소력 있던 말은 바로 국가공공정책연구센터의 범무책임자인 저스틴 댄호프 앞에서 한 말이었다. 그는 "주식팔고 애플에서 나가라"라는 발언하였다. 조용했던 그가 호랑이 발톱을 꺼내 들고 애플의 기업정신을 위협하는 그룹을 향해 단호히 으르렁거렸다.


"We do a lot of things for reasons besides profit motive"

"We want to leave the world better than we found it."

Anyone who had a problem with that? They should sell their Apple shares. "Get out of the stock," 


우리는 이윤동기 말고도 여러 많은 이유들로 이것(친환경 정책)을 한다.

우리는 이 세상이 우리가 세운 것보다 더 좋게 되기를 원한다.

이것이 싫은 사람들은 애플 주식을 팔아라!"


- 팀 쿡(애플 CEO)






환경 문제가 아니라 정치 문제?


물론 이번 기사를 다루는 해외 외신들의 기사를 살펴보면, 이 문제를 단순히 팀 쿡의 영웅적인 이야기에 초점이 맞추려고 하고 있지만, 세밀히 살펴보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팀 쿡의 발언은 분명 친환경적인 이야기라는 점에서 매우 극찬해야할 일인 것은 맞지만, 미국사회는 환경문제를 정치문제로 연장해서 해석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환경문제는 도덕적, 윤리적으로 반드시 인간에 의무이고 후대를 위한 건설적인 사업이다. 하지만, 정치가 발달한 미국사회에서 모든 문제는 정치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특히환경문제는 반드시 정치문제와 연결되어 있으며, 환경적 위기론이나 음모론들이 정치에 이용되는 경우가 심심않게 있다.


애플의 주주총회에서 반 환경적 발언을 한 단체인 NCPPR는 보수적 두뇌집단이다. 그들의 발언만 놓고 본다면, 돈만 밝히는 화이트칼라 같은 느낌을 받지만, 사실 그들의 발언은 "돈"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정치"를 위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맞다. 말하자면, NCPPR가 애플 주주총회에서 발언한 것은 윤리적 사고를 무시하고 환경을 파괴해서라도 개발을 하고 수익을 얻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애플의 경영정책 가운데 좌익성향(오바마)의 환경활동를 금지하라고 하는 것이다. 


서 언급했듯이 팀 쿡이 정치적으로 좌익성향(미국 민주당)의 그린피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는 것도, 애플의 정치적 기업활동이 보수성을 띄고 있는 NCPPR와 반대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린피스의 공동설립자 패트릭 무어는 그린피스가 환경보호단체로 시작했다가 정치적으로 변질되어 탈퇴하고 난 후, 지구온난화나 원자력 발전을 우려하는 환경단체들의 발언이 정치적인 목적의 음모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애플은 친기업 정책을 펼치고 있는 오바마를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애플은 오바마의 교육정책인 ConnectED와 같은 사업에 적극적으로 후원하며 지지하는 기업 중 하나다. NCPPR의 연구원인 톰 보렐리는 2011년 오바마 대통령 재선당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서 "오바마 대통령과 이멜트회장(제너럴일렉트릭, GE 회장)은 서로 의존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돈이 필요하고, 이멜트 회장은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오바마의 대통령의 힘이 필요하다"라고 발언했다. 결국 이번 주주총회의 사건은 "환경"문제와 더불어 "정치"문제와의 연장선에서 생각해야 한다.




팀 쿡의 재발견


그렇다고해서 환경문제에 대한 의의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 환경문제는 인간으로서 매우 중요한 문제이고 피해 결과가 앞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환경문제를 무조건 정치적 음모론으로 몰고가는 것도 옳지 못하다. 다만, 이번 팀 쿡의 발언을 통해 그를 환경보호의 영웅같은 모습과 함께 탁월한 경영인으로 더욱더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팀 쿡은 그동안 비교적 부드러운 말투를 사용했고 이렇게 흥분하게 말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스티브 잡스의 그늘 아래 그의 명성이 빛을 발하고 있지 못하지만, 그는 분명 지난 3년동안 애플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으로 만들었고,  생산력이나 물자공급체인, 그리고 경영의 투명성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주주총회에서 이렇게 강력하게 발언할 수 있다는 것은 팀 쿡의 포지선이 애플 내에서 강력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동시에 주주들에게 크게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결국 NCPPR의 반 환경적 안건은 97% 이상의 주주들에 의해서 부결되었다. 두뇌집단(Think-tank)이라는 불리는 NCPPR의 발언이 물질만능주의 사고로만 볼 수 없기 때문에 팀 쿡을 존경받는 환경운동가로 보기보다는, 그의 기업경영의 정치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 만큼 팀 쿡은 상당히 탁월한 경영인이고 이는 주주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것으로 증명된다. 


조용하고 그렇게 세련되 보이지도 않고 더욱이 카리스마도 없어 보이는 그였다. 무엇보다 팀 쿡은 이렇게 전임자(스티브 잡스)의 명성에 꽤나 짓눌렸을 것이다여전히 애플의 정신은 스티브 잡스이다. 그러나 그는 굉장히 안정적으로 보인다. 스티브 잡스의 그늘 아래서도 꾸준히 신임을 얻고, 정치적 협력과 경영능력을 높였다. 그늘에 가려진 CEO이지만, 앞으로 팀 쿡을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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