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 기업/삼성

삼성은 왜 '갤럭시 F' 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나?

by 디런치 2014. 2. 28.

대체로 기업이 어떠한 상품을 만들었을 때 제품의 레벨을 세가지 정도로 나누는 경향이 있다. 자동차를 예를 들면 소형, 중형, 그리고 대형으로 나누는 것처럼 말이다. 스마트폰 제조회사들 역시도 이러한 레벨를 나누어 제품을 출시하기도 한다.


보통 플래그쉽 마케팅이라고 했을 때 그것은 어떤 기업이 대표 모델 하나를 선정하여서 전체 마케팅에 이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Flagship이란 단어는 A fleet of ship 이라는 뜻으로 가장 중요한 배를 뜻하는 "선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IT산업보다 패션계에서 이 용어를 먼저 사용하였기 때문에 다소 오해가 있다. 소위말하는 청담동샵이나 강남의 유명한 샵들을 가리켜 플래그쉽 스토어라는 명칭을 부여하였고 매장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값비싼 이미지를 주는 목적을 위해 이 용어가 사용되었다. 그러나 원래 본뜻은 비싼 고급브랜들를 가리킨다기 보다는 특정 브랜드에서 가장 대표되는 상품을 가리키는 것이 본래 목적이다.


그럼에도 이 용어를 우리나라 IT 제품에 적용시킬 때 가장 상위모델, 또는 가장 고가의 모델을 지칭할 때 사용하곤 한다. 그러나 정확한 의미로 본다면, 특정 브랜드의 주력모델을 가리킨다는 것이 옳은 말이다. 그런데 이 플래그쉽 모델의 어원의 오해로 인한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 대체로 주력모델이라고 할 때에는 대중성보다 상품의 가격에 기준을 두는 경우가 많아서 플래그쉽 모델이 자연스럽게 고가모델(High-end)이 되고, 해외의 경우에는 주력모델은 가격보다는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 된다.







갤럭시S 시리즈의 애매한 위치


삼성전자가 최근 갤럭시S5 모델을 공개했다. 이 제품이 플래그쉽 모델일까? 하이엔드급 모델일까? 분명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삼성 스마트폰 가운데 플래그쉽 모델하면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생각한다. 그러나 북미 시장에서 갤럭시S5를 언급하는 기사를 보면 심심치 않게 플래그쉽 모델로 지칭되는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삼성 제품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삼성 역시도 제품을 개발할 때 해당 제품의 레벨과 대상을 고려하며 제작한다.


따라서 갤럭시S5 모델의 위치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갤럭시S 시리즈는 북미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이지만, 하이엔드 급 기종이라고 보기에는 무엇인가 부족해 보이다. 분명 플래그쉽 모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삼성이 모든 기술력을 쏟아 부을만큼 고급기종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갤럭시S5에 하이엔드급 기능과 디자인을 요구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이러한 이유는 일차적으로 갤럭시S5가 하이엔드급이 아니기 때문이며, 이차적으로는 삼성이 하이엔드 급으로 제작한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북미시장에서 점유율이 낮은 패블릿이라는 다른 카테고리 안에 있기 때문에 삼성에게는 고급라인인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이 없다는 것에 있다.



또한 삼성은 제품을 고급화하는 전략에 다소 약하다. 삼성의 스펙은 늘 고급이다. 그러나 삼성이 지적을 받는 것은 스펙이 아니라 디자인인 경우가 많다. 특히 소재를 사용함에 있어서 삼성은 플라스틱이라는 소재를 사용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 삼성이 제1의 안드로이드 제조사임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이 느끼기에 하이엔드급이라는 이미지를 불러일으킬 소재를 어떠한 기종에서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의문이다. 안드로이드포럼에도 왜 삼성이 계속해서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여러 유저들이 있다(원문). 


보통 스마트폰의 제조회사들이 하이엔드급을 규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소재가 있다. 첫번째로 메탈이다. 국내 팬택에서도 이 "메탈"을 소재로 해서 광고를 한적이 있다. 소니의 경우에는 Z 시리즈에 반짝이는 강화글래스를 사용한다. HTC의 경우에도 자사의 하이엔드급 스마트폰에는 어김없이 메탈이라는 소재와 함께 알루미늄 프레임 역시 사용한다. 그러나 현재 삼성은 북미시장에서의 플래그쉽 모델인 갤럭시S5는 물론 하이엔드급인 갤럭시 노트3에서도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한다. 물론 이것은 삼성전자가 메탈 소재를 공급받을 체인이 부족한 탓도 있다. 





이번에 공개된 갤럭시S5에 왜 여전히 삼성은 플라스틱소재를 사용했는지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의견들도 있다. 플라스틱 소재의 사용은 삼성의 고급화전략에 큰 해가 된다. 최근 공개된 갤럭시S5의 뒷면 케이스의 타공디자인이 마치 상처용 밴드처럼 생겼다고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였다. 갤럭시S5의 디자인과 소재는 하이엔드급이라고 부르기에는 애매함이 있다.


결국 여전히 북미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삼성의 하이엔드급 갤럭시노트라는 패블릿에는 부담을 느끼고, 삼성의 제품가운데 하이엔드급으로 인정될 매력적인 상품도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갤럭시S5가 소비자들의 기대를 만족시켜주는 하이엔드 플래그쉽 모델이 되어주길 바랬지만, 그저 공개된 제품은 디자인부터 기능에 이르기까지 아쉬움 투성이다.







하이엔드(high-end) 제품의 필요성


따라서 삼성은 현재 야심차게 준비한 갤럭시S5의 반응이 기대보다 못미치고, 북미시장에서 패블릿 판매량을 늘리는데 실패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대안이 분명 필요하다. 그래서 삼성은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기로 한듯 보인다. 그것은 바로 현재 공개된 갤럭시S5를 플래그쉽의 자리를 내려놓고 플래그쉽 모델이면서 동시에 하이엔드급의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갤럭시S5의 위치를 더욱 애매하게 하고 사실상 갤럭시S5를 졸작으로 남길 가능성이 있지만(벌써부터 삼성이 갤럭시S5의 가격을 크게 하락시킬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고급화된 제품군을 형성하는데에는 유리하다.



삼성은 이미 지난해 갤럭시S 시리즈보다 더 상위 레벨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개발을 위해 "F 프로젝트"팀을 구성한 바 있다. 이것은, 삼성은 프리미엄급인 갤럭시F 시리즈를 개발하고 있었으며 이 제품과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 갤럭시S5에 충분한 하드웨어를 배분하지 않고 남겨두었다고 해석할 가능성을 열어준다. 아니면 삼성전자는 그동안 준비했던 갤럭시F를 공개할 적절한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었던 차에 갤럭시S5에 만족하지 못하는 시장반응을 보고 이를 극복하고자 갤럭시F라는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제품은 그동안 소비자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더욱 고급스런 메탈 소재와 추가적인 기능을 포함시킬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갤럭시F는 현재 갤럭시S5에 대한 싸늘한 반응을 만회할 시간을 벌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이렇게 되면, 앞서 언급했듯이 자동차의 경우 소형, 중형, 그리고 대형으로 나뉘는 것처럼, 삼성 스마트폰에도 대표적으로 갤럭시 S, 갤럭시 F, 갤럭시 Note로 제품군이 굳혀질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갤럭시R과 같은 저가형 모델은 수면 아래로 완전히 잠기고 갤럭시S가 저가형, 또는 보급형이되고 갤럭시F는 자연스럽게 삼성의 하이엔드급 플래그쉽 모델이 될 가능성이 있다.


F = Flagship??



아직 명확하게 갤럭시F에 대한 정보가 흘러나오고 있지 않지만, AndroidHeadline에 의하면 만약 갤럭시F가 올해 안으로 출시가 되면, 메탈소재를 입고 나올 것이지만, 스펙은 갤럭시S5 큰 차이점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스냅드래곤 805칩과 1600만화소 카메라 그리고 QHD 디스플레이가 장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어디까지나 추측이다.





또 다른 추측은 갤럭시F시리즈의 출시일과 관련된 것이다. 한 해를 보내면서 가장 중요한 시기는 4분기이다. 4분기의 실적에 따라서 그 브랜드의 한 해 장사를 판가름 할 수 있다. 작년 삼성전자는 높은 점유율과 판매량에도 불구하고 영업실적이 낮아 월스트리트저널로부터 브랜드가치 하락이라는 불명예기사를 받은 바 있다. 따라서 삼성이 4월에 공개되는 갤럭시S5가 승부를 보지 못한다면, 아이폰6가 출시될 4분기에 가서는 마땅히 승부를 볼 제품이 없다. 갤럭시 노트4가 출시될 가능성이 있지만, 노트 시리즈는 워낙 점유율 자체가 낮다. 따라서 삼성이 9월이나 10월쯤 갤럭시 노트4와 함께 갤럭시F 시리즈를 출시하지 않을까 예상되기도 한다.



제품군의 다양화 정책


애플 역시도 제품군을 다양화 하고 있다. 단일 상품만을 판매했던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5S와 보급형 아이폰5C를 출시했다. 올해 출시되는 아이폰6 역시도 두 종류의 디스플레이로 나누어서 출시될 것이란 예견이 나오고 있다. 이제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소비자들이 취양에 맞도록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늘리는 마케팅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삼성의 제품군은 상당히 많지만, 사실상 북미 시장에서 선보이는 삼성 스마트폰제품은 갤럭시 S시리즈와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주류를 이룬다. 따라서 하이엔드급 스마트폰(패블릿 제외)의 출시, 메탈소재의 스마트폰 출시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더욱 늘리고 현재 갤럭시S5에 대한 아쉬움을 채울 가능성이 있다. 물론 어떻나 제품이 나오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이다. 여하튼 삼성의 갤럭시F를 기대해 본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