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예전에는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이 통할 때가 있다. 그만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구매하려는 사람들에게 약자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구매자 역시 판매자도 보호를 받아야 하는 시대가 왔다. 블랙커슈머나 악성 사기꾼 구매자들도 엄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얼마전 해외 동물병원 원장이라는 사람으로 부터 디지털 상품에 대해 의뢰를 받아 페이팔로 송금을 받았다. 이 의뢰자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저렴한 컨셉의 동물병원을 운영중이며, 한국 지방대학 수의과 출신이다. 이 사람은 이전할 동물병원의 시그니쳐와 어플리케이션에 사용한 디지털 콘텐츠를 의뢰하였고, 이 의뢰자는 시간을 많이 써도 된다며, 계속 반말을 섞어 가며 자신의 기대심을 강조하였다. 이 사람이 교포나 한국어에 능통하지 않아서 반말을 쓴사람은 아님은 출신에서 알 수 있다.
여튼 반말을 섞어 갈 때부터 굉장히 비매너라 생각했지만, 나는 상담시 초안을 2-3종으로 이야기 했으나 시간을 많이 주어서 5개 정도 작업해서 보냈다. 보내자마자 이 원장은 맘에 들지 않는다며, 환불을 요구하며, 변호사를 쓰느니 어쩌니 말을 했다. 나는 침착하게, 의뢰작업을 시작했고 맘에 들지 않는다면, 의뢰자가 원하는 디자인 컨셉이 뭔지 파악해서 수정해 드리기로 약속했다.
그것을 위해 필자는 꼬박 하루를 걸려 다양한 컨셉의 동물병원 로고 래퍼런스를 수집하여 분류해서 보냈고, 이를 참고해서 본인이 생각하는 컨셉이나 수정내용을 알려달라고 했다. 의뢰자도 자신도 래퍼런스를 파악해서 알려주기로 했다.
그런데, 페이팔에서 갑자기 메일이 날라왔다.

의뢰자는 분쟁을 제기했고, 페이팔이 이를 수락했다. 그래서 나는 곧바로 초안을 보내었던 메일 내용과 함께 본인 사이트의 환불불가 규정, 서로 주고 받은 카톡 메시지까지 모두 첨부해서 분쟁에 대한 답변을 했다.
그리고 쳇지피티와 제미나이에게 물어봤다. 작업을 의뢰하고,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조건 환불이 가능한지... 그리고, 의뢰자와 수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과정이고, 의뢰자가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환불해달라고 하면 환불해주는 건지,,, 답은 간단하다. 상식적으로 내가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구매자의 카드사는 지불결정을 내렸다고 연락이 왔고, 페이팔은 이 분쟁에 대해서 카드사와 분쟁처리를 한다며 또다시 수수료를 떼갔다.

그리고 한달쯤 되었을까?

지불거절을 결정했단다...
디자인물처럼 객관적인 품질의 지표가 명확하지 않거나 개인적 선호와 관련된 콘텐츠의 경우는 수정작업을 하면서 충분히 소통하고, 디벨롭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만약 디자인 작업자가 작업을 시작하고, 초안을 보낸 상태에서 의뢰자가 맘에 들지 않기 때문에 환불을 무조건 해주어야 한다면, 나는 애시당초 작업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제미나이는 페이팔의 결제시스템에서 이렇게 의견을 내놓았다.

결제시스템에서 구매자들을 보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판매자는 호구인가? 판매자가 몇날몇일을 작업해도 의뢰자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100% 환불을 해야하는 것이 과연 사회통념상 맞는 이야기인가?
의뢰자의 억지주장과, 비매너적이고, 우월적인 말과 태도를 배제하더라도, 이것을 중간단계에서 어느정도 조정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구매자가 분쟁을 신청했으니 너는 돈을 내놓아야 한다 라면, 이러한 플렛폼은 악성 구매자를 키우는 판매자 지옥을 만드는 셈이다.
모든 일들은 현실에 맞고, 상도에 맞아야 한다. 모든 이야기는 양쪽을 들어봐야할 것이고, 의뢰자가 내 콘텐츠를 맘에 들어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명확한 상품기준이 없는 콘텐츠를 주문할 때 이 애매성을 방지하고자 나는 작업 전 주의사항에 '환불불가' 규정을 넣었다. 그리고 서로 조율을 약속하고 판매자가 자기가 원하는 래퍼런스를 보내주기로 해놓고 보내주지 않으면서 페이팔의 이러한 편파적인 기능을 이용해서 환불받아가는 건, 거의 사기에 가깝니다.
사실 이 일을 하면서 이와 유사한 사기성 일을 여러번 경험하였다. 대표적인 것들은
1. 작업후 초안 받은 후 쌍욕과 엄청난 인격모독을 하면서 환불받아가는 진상
2. 래퍼런스를 보여주면서 이 느낌으로 해달라고 해놓고, 그 래퍼런스 원작자와 협작해서 돈을 뜯는 이중첩자
3. 작업결과물을 다 받아갔으나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서 연락차단하고 돈을 주지 않는 유명 유튜버
4. 콘텐츠가 맘에 들지 않는다기에 무엇이 맘에 들지 않는거냐 되물으면 그냥 맘에 들지 않으니 환불해달라는 불도저
5. 환불받아가고 나서 나중에 다시 연락와서 그거 다시 사용하고 싶다며 연락오는 기분파
뭐 수도 없는 별의별 사람들이 많다.
물론 돈을 주고 의뢰한 작업물들이 맘에 들면 좋겠지만, 그들도 충분히 나의 작업 포트폴리오들을 보고 검토하고 연락했을 것이고, 어느정도 작업에 대한 리스크를 쌍방이 쥐고 있기 때문에 수정이라는 단계를 제공해서 서로 의견을 조율해 최선의 콘텐츠를 뽑아 내는게 이 일인데, 무슨 기성품 환불 하듯, 노동력은 착취해놓고, 마음내키는 대로 환불하려는 구매자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이 의뢰자는 일년에 80억 매출이라며... 어플은 5억 개발비가 들어갔는데,, 고작 몇십만원을 애걸복걸하며 환불해달라고,...
회사 소속에서 근로자의 노동시간을 조금이라도 지키지 않는 기업들이 왜 비난을 받나? 회사는 근로자의 노동력의 댓가를 지불해야할 의무가 있으며 이는 사회적합의이며, 법률적 보호대상이다. 사업자가 노동력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노동한 댓가를 회수해 갈 수 있나?? 맘에 들지 않는 퇴사를 시키지 월급을 환수해 가진 않느다. 마찬가지로 주문제작을 해서 노동력이 들어가 시간을 들여 결과물이 나왔음에도 의뢰자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100% 환불해야 한다면, 그건 노동력 착취나 다름이 없다.
사실 나는 디자인물에 상당한 시간을 쏟았고, 최대한 다양한 컨셉으로 총 6개의 로고를 보여줬다.

보내준 시안에 대한 의견차이가 있어서 의뢰자가 맘에 드는 컨셉을 잡기 위해 꼬박 하루가 걸려 다양한 레퍼런스 모음집을 보내기도 했다.




이정도면 충분한 시간과 노력으로 의뢰자의 입장에서 대처한 것이 아닌가?
필자는 스스로 내가 쏟은 정성과 노력에 부끄러움이 없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필자의 억울함만을 위해서도 아니다.
이와 유사한 피해를 막고 악성 구매자, 악성 의뢰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란다.
판매자 니들이 사업자이니 니들이 손해는 감수하고, 구매자의 손만 들어주는 플렛폼 사업자들.... 이 사회가 언제쯤이면, 판매자도 이 사회의 구성원이고 보호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걸 이해해줄까???
구매자의 소중한 돈이 중요한 만큼, 작업자들의 시간도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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