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꽤 마초적인 남자라는 주위로부터 평가받는다. 운동을 좋아하고, 사소한 것들에 집착하지 않고, 특히 연애에 관해서 그렇게 신경쓰는 편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을 뒤 돌아 볼 때 항상 외로움은 나의 곁에 있었던 것같다. 마치 겉으로는 남자다운 모습으로 대인관계를 쿨하게 넘기는 태도를 취했지만, 항상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나, 내 방 책상 위에 앉아 있을 때면 어디선가 몰려오는 외로움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던 것 같다.
애써 그 외로움이란 것을 멀리 하고 무시하려고 하였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을 수록 외로움에 대해 반응하지 않으니 이 외로움이라는 녁석은 계속 다른 방법으로 나에게 다가오려고 하고 있다. 그것이 불안이든, 멍때리기든, 우울감이든 그 무엇이 되었든지 그 외로움이라는 녀석은 애써 자신을 봐달라고 갖은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면서 자신을 봐달라고 메달리고 있다.
1. 외로움을 외면한 결과
그렇게 나는 남자라는 이유로, 또는 강해보인다는 주변의 의식에 의해서 외로움 따위를 크게 신경쓰고 살지 않다보니, 그 외로움은 더 강력한 방법으로 나를 괴롭히려고 하고 있다.
많은 자기개발서나 스피치강사들은 외로움과 친해져야 비로소 자신의 자아를 발견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야기의 방식은 저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이 이야기하는 것은 외로움이야 말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굉장한 도구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외로움을 애써 외면해 왔다. 그것이 젊은 나이에서는 괜찮았지만, 나이를 먹어갈 수록 여유가 생기고 주변에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더 적어지는 시기가 오면서 그 외로움은 마치 우울감같아서 굉장히 기분이 나쁘며, 비오는 날 감수성에 젖어있는 차원이 아니라 나의 인생을 고통으로 몰아 넣고 평정심을 잃게 만든다.
특히 외로움이라는 녀석은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시야를 흐리게 만들고, 모든 사람과 사물, 사건들을 지나치게 감정으로 치우치게 만들어 굉장히 똑똑한 사람마져 이성적 판단으로 절대 할 수 없는 일들을 하고, 사람을 실수하게 만든다. 그래서 외로움을 외면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2.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
일반적으로 우리는 외로움이 주변에 사람이 없기 때문에 나에게 온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루를 살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현대인들은 외로움을 꽤 잘 느끼는 편이다. 아무리 주변에 사람이 많고, 만날 지인들이 많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늘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인가? 진정한 친구와 사귀면 되는 걸까? 사교모임에 나가거나 토론, 독서 모임에 나가서 진실을 마주하면 극복할 수 있게 될까?
나의 경우는 끊임없이 주변으로부터 인정받으려고 하는 모습으로 그 외로움을 극복하려고 하였던 것같다. 마치 주변의 사람들에게 착한사람, 또는 도와주는 사람, 헌신적인 사람으로 인식되어 주변사람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면 그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남을 위한 삶은 절대로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거나 자존감을 높일 수 없다.
결국 우리가 해야할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돌보는 일부터 해야한다. 타인을 아무리 돌보는 것이 의미가 있고 스스로 뿌듯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자기자신을 돌보지 않는 삶은 절대로 건강해질 수도, 외로움을 극복할 수도 없다.
어쩌면 외로움이라는 것은 내 스스로의 또다른 자아가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나 스스로를 돌보지 않으니 외로움이라는 허상으로 끊임없이 내가 나 스스로에게 나 좀 봐달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외로움은 극복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마주해야할 대상인 거 같다. 외로움과 이야기하고, 외로움이 친숙해 질 때 비로소 홀로서있는 자신이 매우 당당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
나는 꽤 외롭다. 그 외로움은 내 사람의 태도와 내 성격이 주는 요소로 인해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사실 세상에 외로움을 겪지 않는 사람들은 없다. 그저 그 외로움에 대한 태도를 어떻게 하는지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혹자는 이러한 말을 했다. 외로움은 기회이다. 나 자신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말이다. 나는 나 스스로와 얼마나 친하게 지내고 있나?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면, 늘 타인을 위한 삶을 살아가는 허무함 속에서 고요한 외침을 하는 나 스스로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외적으로는 주변을 청소하고, 목욕을 하고, 이빨을 닦고, 세련된 옷을 다시 입고, 단정하게 하고, 나 스스로를 쩔들어 있지 않고, 누가 갑자기 찾아와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마주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나를 계속 가꾸고, 내면으로는 책을 읽고 사색을 하고, 산책을 하면서 명상과 감상을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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