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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자전거

자전거 시장이 하락하는 이유, 자전거 동호회가 죽어가는 이유

by 디런치 2024. 10. 22.

필자는 자전거 경력 약 20년 동호회 약 10년 정도가 되었다. 속된 표현으로 고일때로 고인물이 되었고, 거의 화석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20년이라는 시간동안 이꼴 저꼴을 다 보았고,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좋은 사람을 만난것처럼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도 꽤 많이 만났다. 그럼에도 이 자전거 바닥에서 여전히 현존하고 있는 것은 자전거 자체가 주는 즐거움을 그 무엇이 대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현재와 같이 자전거 시장이 어려운 적도 없었던 것같다. 동호회 활동을 했던 지난 10년을 뒤돌아 보면, 처음에 동호회 이름만 말하면 알정도로 소수의 동호회가 존재했지만, 10여년동안 지역별로 엄청난 동호회들이 생겨났으며, 소모임이나 밴드를 중심으로 각자 취향에 만는 사람들끼리 형성한 모임도 엄청나다.  하지만, 현재 다시 동호회나 소모임 등은 가파르게 활동이 희미해지고 있다.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주된 요인은 나와 같은 고인물 때문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사실 어떠한 공동체이든, 고인물들이 적당한 시기에 빠져주고, 새로운 사람들의 유입이 지속적으로 계속되어야만 그 공동체는 선순환을 하며, 그 생명력이 길어질 수 있다.

 

필자가 10년전 동호회를 처음했을 때 함께 라이딩을 했던 사람들이 그대로 여전히 지금도 함께하고 있고, 없어졌던 사람들은 다른 동호회에 가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그 당시 필자는 동호회 속에서도 나이가 적지 않았지만, 주축은 분명 20대였고, 30대라고 하더라도 초반인 경우가 많았다. 그 사람들이 이제는 40대가 넘어서 여전히 이 바닥에서 거의 막내 역할을 하고 있다.

 

다시말하자면, 10년의 시간동안 새로운 세대의 유입은 적었고, 10여전에도 막내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10여년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막내역할을 하고 있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되는 곳이 바로 자전거 동호회이다. 

 

 

출처: 어반브러시

비용...

 

이렇게 되는 이유가 몇가지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취미생활의 대다수가 그러하듯, 체면을 위한 비용을 과도하게 지출을 많이 한다. 동호회에 들어가면 최소한의 품위유지를 위한 자전거 등급이 존재하고, 부가적으로 악세사리, 옷, 라이딩 중 보급비 등이 만만치 않다. 아니 20-30대 사회 초년생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스포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가 동호회 처음 가입했을 10년 전에 브랜드 기함급이라고 한다면, 대략 1000만원 전후였다. 현재는 3000만원 가까이 육박하는 것이 현실이다. 10년 전만해도 봉고차에서 판매하는 도베르*과 같은 브랜드를 입는 것,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짝퉁 유럽프로팀복을 입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다. 이제는 상하의 50-60만원이나 하는 브랜드의 옷들을 대부분이 입고 있고, 이것이 한두벌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네 자전거나, 몇백만원짜리 자전거를 가지고 그냥 츄리닝을 입고 동호회에 갈수없다. 그렇게 입고 가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느끼도록 동호회 문화를 만든것도 사실 현재의 자전거 동호회의 고인물들이다. 

 

희생...

 

자전거는 그 특성상 단체로 모임을 진행하려면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코스를 짜야하고 보급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누군가는 벙을 쳐서 사람들을 모집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을 주어야 한다. 누군가는 팩라이딩 시 선두의 위치에서 바람을 막아줘야 하며, 누군가는 후미에서 쳐지는 사람들을 돌보아줘야한다. 

 

이러한 특성상 누군가 앞에 나서줘야 하는데, 자전거 동호회의 뿌리깊은 문제점 중 하나는 이러한 희생은 하는 사람만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전거 동호회 5년이상이 된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모임을 한번도 개최해본 적이 없거나, 누군가 차려준 밥상에만 참여하는 사람들도 많다. 앞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은 늘 책임이 따르고,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다소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설사 한번 모임중 사고나 서로 기분상하는 일이 발생되면, 누군가는 정의를 운운하며 옳고 그름을 따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는 반면, 누군가는 서로 좋게좋게 넘어갔으면 하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는 보호받았으면 하고, 누군가는 자기보호는 스스로해야한다는 사람도 있다. 여성이라고 더 돌봐줘야 한다는 사람이 있고, 그러한 여성을 돌보는 사람을 바람끼가 많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말하자면, 자전거 동호회는 누군가 나서줘야 모임이 진행이된다. 그런데 모두 돌아가면서 모임을 진행하면 서로 이해하는 폭이 많아지겠지만, 필자가 늘 봐왔던 동호회의 모습들은 모임을 진행하는 사람들만 진행하기 때문에 모임을 진행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진행자의 심정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오해하는 경우는 적지 않다. 

 

초급벙...

 

우리나라 자전거 동호회에 입문자들이 적은 이유는 초급벙이 없다는 것에 있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동호회 활동을 5년이상 한 사람들이 초급벙에 나와서 물을 흐리는 경우다.  어느 벙장이 초급자들을 위한 벙을 열면 초급자들이 나오거나 입문자들이 나와서 돌봄을 받아야 하는데, 중급자들이나 경력이 오래된 사람들이 나와서 초급자들이 눈치 보게 만든다.

 

어떤 벙이든 누가 나오든 그것 자유이지만, 모임을 진행하는 사람이 초보벙이라고 하면 초보를 위한 벙이다. 초보자들 앞에서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거나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장비를 자랑하는 모임이 되어서는 안된다. 정말 많은 숫자로 경력이 오래된 사람들이 초보벙에 나와서 주름 잡는 경우가 너무 많고, 초보자들은 그러한 모임에서 자신은 초보 수준도 안되는구나 라며 자괴감에 빠지고, 초보벙도 안나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자전거 동호회에 이미 고인물들이 차고넘친다. 그렇지않아도 초보자들이 기에 눌리거나 위축될 수 있는데, 초보벙에까지 나와서 자신의 실력을 자랑해야할까? 열심히 타고 싶으면 운동벙에 나가면 되는데, 자신들이 나갈 벙이 없다는 핑계로 초보벙에 기웃거리는 악성 중급자들 때문에 초보자들, 입문자들이 서 있을 곳은 갈수록 줄어든다. 

 

 

결론

 

이 밖에도 여러가지 이유가 더 있겠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주요한 이유는 위와 같다. 펜데믹 상황에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자전거가 굉장히 유행했다. 그리고 각 자전거 브랜드들은 엄청난 수요에 자전거의 가격을 엄청나게 올렸다. 그리고, 밀려오는 입문자들을 감당할 수 있는 대한민국 동호회 문화도 없었다. 그렇게 해서 결국 현재는 어떻게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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