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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삼성

삼성의 전략, 카피캣인가? 벤치마킹인가?

by 디런치 2014. 2. 18.

삼성 카피캣 논란과 관련된 두 기사가 보도되었다. 첫번째는 작년 특허침해로 삼성을 제소한 다이슨 청소기 회사가 이번에 삼성으로부터 명예훼손 등으로 제소당한 것이고, 두번째는 삼성이 오는 삼성 갤럭시 S5 모델의 지문인식 센서를 애플 아이폰과 같이 홈버튼에 적용시킨다는 기사이다. 


삼성과 다이슨 문제의 시발점은 다이슨이 지난히 8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모션싱크 청소기가 자신들의 청소기 특허 기술을 도용했다며 영국에서 소송을 제기했던 것에서 시작한다. 당시에 다이슨은 보도자료 등을 언론에 내보내며 삼성전자에게 큰 비난을 했었다. 하지만, 이 소송은 11월 갑자기 자진 취하했었다. 그로부터 약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이번엔 도리어 삼성이 다이슨을 상대로 소송을 했다. 삼성은 다이슨이 근거없이 삼성전자를 비난하며 명예훼손을 했다며 도리어 100억원 가량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물론 다른 법정싸움으로 인해 예민해질 때로 예민해진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후에 또 다시 제기될 수 있는 유사소송에 대해 강경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은 카피캣이라는 오명을 받으며 애플과 여러 특허와 관련된 법정공방이 여전히 진행중에 있으며, 이를 세계 언론이 집중적으로 놓치지 않고 다루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앞으로 자신들이 출시할 제품들이 이미테이션, 또는 카피캣으로 불리는 여론을 잠재시키고, 삼성전자가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걸수도 있는 잠재적인 기업들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삼성이 지난 몇년동안 특허관련 법정공방으로 너무 지쳐있는 상황에서 제기된 소송이라 세계언론들이 삼성전자의 다이슨 소송을 눈여겨 보고 있다.





삼성과 다이슨의 악연,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었나?



그렇다면, 다이슨은 무엇이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것이가? 삼성전자가 신형 모션싱크 청소기를 출시한 것은 지난 6월이다. 그리고 이 제품을 본 다이슨은 삼성전자가 자신들의 조종장치와 관련된 특허를 침해했다며 영국고등법원에 제소했다. 조향장치는 사용자에 의해 끌려가는 청소기가 아니라 방향전환을 부드럽게 해주는 기능이다. 다이슨은 삼성전자를 "강도"로 비유하며 소송을 했지만, 승소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으로 2달 반만에 소송을 취하했다. 그러나 소송취하 후에 영국고등법원은 삼성의 손을 들어줬고, 삼성전자가 다이슨에 우위에 서게 되었다.

(지난해 8월 삼성과 다이슨 제품의 법정공방에 주인공이 된 두 모델, 좌: 다이슨/우:삼성) 


물론 과정과 결과를 보면 다이슨의 과도한 특허침해 공방으로 챙피함을 당한 꼴이 된것이다. 그러나 다이슨이 삼성전자에게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삼성전자에 대한 다이슨의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2009년 삼성은 다이슨의 트리플 사이클론 기술을 도용하여 다이슨에 피해를 입혔고, 당시 삼성의 특허침해가 인정되어 삼성전자는 다이슨에 약 60만 파운드, 미화로 백만달러의 보상금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었다. 다이슨은 이미 한번 특허침해를 받았었고 승소한 경험이 있었기때문에 삼성과의 법정공방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었을 것이다.





삼성전자의 이유있는 제소,

그러나 여전히 오해받을 만한 제소




(The Verge의 원문기사보기)



기업들 간의 특허 공방은 이제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창조적인 제품을 만들어내고 혁신을 이루어내는 기업들의 입장에서 자사의 모델과 비슷한 제품이 출시되는 것을 그냥 두고만 보고 있을 수도 없을 것이고, 경쟁시장에서 제품을 개발하는 후발주자들 역시 많은 수고와 노력의 결과에도 불가피하게 최초개발자의 제품과 비슷해지는 경향이 분명이 있을 것이다. 물론 반대로 무조건 특허를 내세워 다른 기업의 개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도 문제이고, 모방부터하고 시작하는 것도 문제이다. 카피캣과 벤치마킹의 적절한 수위조절이 필요하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소송이 매우 정당하다고 할지라도 오해를 살만한 부분이 있다. 그것은 바로 "Samsung says the lawsuit is an attempt to prevent 'similar incidents' from reoccurring"이다. 즉, 삼성은 이와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인데 이미 이 표현을 두고 외신들은 삼성이 다이슨을 소송한 것이 단순히 명예훼손을 만회하려는 것이 아니라 본보기로 제기한 소송이며, 이는 삼성을 카피캣으로 비난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삼성이 혁신보다는 계속해서 다른 제품을 카피하는 사업전략을 고수하겠다는 뜻으로 비춰질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다고 말을 한다. 다시말하자면, 삼성이 다른제품을 모방하지 않았거나, 앞으로 모방하지 않는다면 굳이 이렇게 본보기를 세울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이번 삼성의 소송은 이미 세계에서 거물이 되어버린 삼성의 행동에 세계인들이 오히려 반감을 가질 수 있는 여지를 열어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삼성의 제품이 다이슨을 모방한 카피캣으로 보든 창조적인 제품으로 보든 상관없이 이번 삼성의 소송은 오히려 긁어서 부스럼을 만드는 격일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다이슨에 대한 이번 삼성의 소송을 애플과의 법정공방과 함께 엮어서 해석한다. 카피캣이라는 불편한 꼬리표와 관련된 두 소송에서 삼성은 다이센과의 법정공방에서의 승소를 부각시키고 명예훼손을 제소하여 애플에 밀리는 법적싸움을 만회하려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명예훼손과 관련된 삼성의 제소는 명예회복보다 카피캣으로 오해받는 삼성에게 또 다른 카피캣 스캔들을 추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애플은 삼성과의 법적싸움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삼성에게 특허소송 합의 조건으로 "재발방지조항"에 동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아직 삼성이 이를 받아 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애플과 삼성의 법정공방에서 현재 불리한 위치는 삼성이다. 이미 이미지 마케팅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고 앞으로 받을 가능성이 있다. 삼성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소송을 마무리하는 것이 득이되겠지만, 이것을 인정하게 되면 카피캣이라고 스스로를 인정한 셈이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계속된 공방으로 카피켓이라는 꼬리표를 계속 달고 있어야 한다. 이미 HTC가 애플과 법정공방 이후 이 '반 복제 조항'에 합의 했고 그 이후 HTC의 몰락에 한 몫을 했었다.


이렇게 삼성이 애플과의 법정공방에서 밀리고 있는 시점에서 도리어 다이슨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으로 소송을 제기한 삼성의 행동이 소비자들에게 마냥 정당하게 비칠 수 없을 것이다. 최근까지도 제품을 넘어서 CF까지 모방했다는 의혹을 받는 삼성이다. 삼성에게 필요한 것은 카피캣을 극복할 새로운 혁신이지, 법의 결과를 부각시켜 스스로 소송을 취하한 다이슨을 역공격하는 것은 도리어 반감을 사게 될 가능성이 있다. 두 사건이 분명히 다른 사건임은 분명하지만, 애플과의 법정공방이 더 주목되고 있기에 아무리 다이슨으로부터 승소하였을지라도 카피캣이라는 오명을 벗으려면 아직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갤럭시 기어 광고)




(아이폰 광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물론 카피캣으로 몰려가는 삼성의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가 된다. 어떻게든 빨리 오명을 벗고 차후 또 다시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그들만의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결국 카피캣이라 오해될만한 디자인이나 제품을 만들지 않는 것이며, 더 나은 독자적 기술력을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다.




삼성의 갤럭시, 

아이폰과 같이 지문인식 센서 홈버튼에 적용


이렇게 삼성이 애플과의 특허전쟁을 계속 이어가고 있고, 다이슨을 명예훼손 등으로 소송한 상태에서 오늘 또다시 삼성이 카피캣이라는 논란을 더 부추길만한 기사가 나왔다. 오늘 기사에서는 삼성 갤럭시S5 지문인식센서를 홈버튼에 위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실 삼성은 애플의 Touch ID와의 차별화를 위해 온스크린 방식인 스크린 위에 센서를 탑재해서 지문인식을 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었었다. 개인적으로 홈버튼이 베젤을 키우는 장본인이었기 때문에 온스크린방식의 효율성이 좋다고 생각되었지만, 기술력에 문제가 있는듯하다. 






여튼 생체인식 기술이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굉장히 이슈가 되고 있는만큼 여러 제조회사들은 지문인식뿐만 아니라 홍체인식등 다양한 생체인식 기술을 개발중에 있다. 삼성도 오느 갤럭시S5의 출시를 앞두고 시장에 크게 어필해야 하는 입장에서 지문인식 기능을 넣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굳이 홈버튼에 지문인식 기능을 넣을 필요가 있을까? 무조건 애플을 따라한 것은 아니라도 할지라도 수박밭에서 신발끈도 고쳐 매지말라는 말도 있듯이, 삼성은 카피캣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의도적으로 애플과의 유사성을 지양해야 한다. 


삼성이 지문인식 기능을 넣어야 하는 삼성으로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할지라도 또다시 애플의 터치 ID를 모방했다는 비난을 피할 순 없을 것 같다. 




삼성, 이제는 중국의 카피캣을 경계할 때

특허소송에서 이기는 법은 결국 기술력,




서구 사회는 국내보다 지적재산권에 대해 매우 엄격하다. 즉, 미국에서는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사회적 경멸이 크다. 따라서 우리가 생각하는 모방의 수준과 서구사회가 생각하는 모방의 수준이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삼성의 카피캣 논쟁에 대해 해석하는 차이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인식이 세계를 지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무조건 서구사회의 인식을 따라가서는 안될 것이지만, 세계기업으로서 우뚝서 있는 삼성으로서는 카피캣이라는 오명을 빨리 벗어으려면 그 과정과 절차가 법적인 공방에 의한 결과로서 증명되는 것 이상으로 독창적인 결과물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럴 때 카피캣이라는 인식자체가 소비자들로부터 자연스럽게 벗어질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창조성과 모방은 언제나 공존한다고 본다. IT시장에서 무조건 삼성만이 모방전략을 사용했고 애플은 언제나 혁신을 이끌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애플 역시도 제로스(Xerox)의 마우스와 GUI 인터페이스를 모방하여 매킨토시를 개발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모방하면, 어느 기업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그러나 카피캣과 벤치마킹의 개념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힘듦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카피캣을 벗어내기 위한 노력이 법적 싸움과 언론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독창성이 부각될 + α가 결국 모방과 혁신을 구분할 것이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일본은 구미권을 따라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수십년동안 세계 전자제품 시장을 호령했다. 그러나 그 뒤를 한국기업이 따라잡았고, 이제 한국기업은 중국기업의 약진을 주목해야할 때이다. 한국기업은 모방에 강한 중국기업의 카피캣을 도리어 신경써야 단계에 이르렀다. 우리기업 창조성을 부각시키지 않으면 중국의 모방을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를 대처하고 중국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제도장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더욱 더 창의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역으로 한국기업이 우리의 기술력을 모방한 중국에 이의를 제기할 때 똥 뭍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면서 중국이 명예웨손으로 수백억달러의 배상금을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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