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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애플

애플 앱스토어 원화결제불가, 한국유저 호갱?

by 디런치 2016. 4. 9.

애플가격 정책에 대해서 한국유저들 사이의 논쟁은 꽤 오래된 이야기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자들은 각 기업이 가지고 있는 판매정책를 고려하여 소비하기보다는, 소비자들이 받을 서비스와 실제 구매 금액, 그에 따른 만족도에 따라 소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기업이 소비자중심이 아니라 기업중심의 판매를 더 우위에 두었을 때 소비자들은 일종의 불합리, 부조리, 심지어는 기업의 값의 횡포(갑질)이라고 여기는 심리적 사고가 존재한다.


애플의 경우에는 기업의 판매정책이 소비자중심이라고 보기 매우 힘들다. 애플을 이렇게까지 끌어올린 (고)스티브잡스의 개인성향, 또는 사업성향 자체가 워낙 자기주도적이었다는 것은 여러 매체들을 통해서 익히 알고 있는바이다. 애플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재빠르게 만족시키는 전략을 추구하기 보다는 소비자들을 먼저 매혹시킬 수 있는 일종의 "혁신"과 "감성"을 리드라고 싶어하는 기업이다. 이것은 일종의 애플의 자존심이며 애플이 주장하는 애플존재이유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대체로 원하는 "대세"를 따르지 않으려고 하고 도리어 소비자들을 설득시키거나 가르치려 드는 것이 애플이 가지는 태도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전략이 많이 희석되었지만, 소비자들 보다 위에 있으려는 명확한 판매기준과 개념정신은 소비자들에게 이미 잘 알려진 바이다. 


예컨데, 스마트폰 액정 사이즈를 두고, 소비자들은 다양하게 활용가능한 큰 사이즈의 스마트폰을 요구하였지만, 애플은 한손잡이 스마트폰을 추구하면서 오랫동안 이러한 대세를 거스르며 4인치 이상의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않았다. 애플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따라주기보다는 스스로의 철학과 가치에 따라서 소비자들에게 한손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대해서 설득하려고 하였다. 한마디로 애플의 기업정신 자체가 독고다이이다. 


필자가 생각이 다소 불편하게 들리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애플의 기업정신을 비판하기 위해서 이러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애플의 판매정책을 이해하고, 왜 이러한  애플의 태도가 국내환경에서 자꾸 걸림돌이 되는지를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이해시키기 위함이다. 어쩌면 애플은 소비자들에게 공급자이고 소비자는 수요자이기 때문에 애플의 판매정책을 먼저 인정하고 생각해보자는 말이다.






애플 원화 결제 불가가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준다.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원화결제를 허용하고 있지 않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에서는 가능하기 때문에 애플의 앱스토어의 정책이 매우 불합리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지금처럼 환율이 높을 때, 동일한 어플을 두 OS에서 다운받으면 분면 애플유저들이 더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한다. 이를 두고 일부 소비자들은 애플의 갑질에 의해서 바가지를 썼다는 마음마저 들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다시 고려해야 할 것은 "환율"이다. 애플의 앱스토에서 판매되는 어플리케이션을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보다 비싸게 구입한 원인은 애플이 비싸게 판매해서가 아니라 "환율" 때문이다. 환율에 따라 소비자들은 안드로이드 어플보다 비싸게 또는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물론 환율이 1000원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가 크지 않기 때문에 필자의 논리에 다소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애플의 원화 결제 불가로 인해 무조건 소비자가 피해를 받는 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애플의 앱스토어의 부가세 문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측면에서 고려해본다면 원화결제 불가보다 더 문제인 것은 바로 "부가세"이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은 당연히 정부에 지급해야 하는 부가세 10%가 붙어있다. 따라서 애플의 앱스토어나 구글의 플레이스토어의 판매가 역시 부가세가 포함되어 있는 가격이다. 


한국정부는 2014말 구글, 애플에서 판매되는 어플리케이션에 10%의 부가세를 물리기로한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원래는 해외 서버에 있는 앱스토어의 경우 세금을 징수하지 않았지만, 서버의 위치와는 상관없이 부가세를 부감시키도록 한 것이다. 당시 애플은 멕시코, 남아공, 한국, 터키 이 네나라의 부가세 관련 공지를 하면서 한국을 제외한 세나라는 애플이 부가세를 받아 납부하고, 한국만 개발자가 납부하도록 했었다.



(출처 : 뉴스1  원문보기)


부가세는 원래 소비자가 지불해야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정부가 부가세를 받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 다만, 구글의 경우에는 소비자들이 각국의 환율을 고려할 필요가 없지만, 애플유저의 경우 미국계정을 사용하면 면세로 구입가능하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무조건 애플의 정책을 비판하기 앞서, 각국 정부의 부가세 논란과 결부지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가에서 정한 것이라면 부가세는 당연히 내야하는 의무이지만, 여전히 유럽 여러국가나 미국 등의 국가에서 면세로 판매되는 어플리케이션이 각국의 정부의 세금정책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비싸게 구입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다양한 구입의 기회가 제한되지 않았다.


필자가 논의하는 애플의 앱스토어 가격은 불가피하게 구글의 플레이스토어와 비교할 수 밖에 없다. 근본적으로 이글을 시작했던 계기도, 같은 어플리케이션을 애플유저가 구글유저보다 비싸게 구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에서 시작했다. 표면적으로 이것이 매우 불합리하게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아이폰 또는 안드로이드폰을 구매한 것은 소비자라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만약, 애플의 판매정책에 이의가 있다면, 안드로이드폰을 구입하면 그만이다.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독과점하여 이러한 판매정책을 내놓았다면, 분명 갑의 횡포하고 분류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세계유저의 상당수는 안드로이드 폰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각 스마트폰의 유저들은 디자인과 성능 뿐만 아니라 각 기업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철학까지도 고려하여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단순히 어플리케이션만 놓고 본다면 애플유저가 안드로이드유저에 비해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은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많은 것이 다르다. 아이폰유저들은 그들만이 느끼고 활용할 수있는 범위가 다르고 안드로이드폰유저 역시도 아이폰유저들이 느낄 수 없는 편리함과 다양함이 존재한다. 


그렇게 때문에 시시콜콜하게 일부에서 아이폰의 가격정책을 두고 과도하게 비판하는 것은 다소 편협한 시각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포괄적인 시각에서 먼저 제품을 선택한 것은 소비자들이다. 소비자들에게는 여전히 다양한 기회가 열려 있다. 누구도 애플의 정책을 수용하면서 아이폰을 사용하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한국과 애플의 관계문제


애플의 이러한 정책에 맞물려 생각해 볼 문제는 공급자로서 애플이 생각하는 한국시장에 대한 비중이다. 많은 커뮤니티에서 지적하듯이 한국이라는 시장을 볼 때 애플은 그렇게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억한 관계를 유추해볼 수 있는 여러 정황마저도 느끼게 된다.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애플은 1차 출시국가에서 한국을 늘 제외시켰다. 의도성을 차치하고, 기업의 입장에서 초기물량을 좋은시장에 먼저 보내는 것이 이치일 것이다. 따라서 애플이 한국시장에 대해 높은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애플의 태도로 인해 한국 소비자들이 갖게 되는 불만은 다양하다. 앞서 지적하였던 원화결제불가의 경우도 한국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유로, 파운드, 엔, 심지어 중국 위안으로 결제가 되는 앱스토어인데 유난히 한국만 안되는 것 같아 심리적으로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 더불어 중국과 일본에도 있는 오프라인 애플스토어가 한국에만 없다는 것도 애플이 의도적으로 한국을 소외시키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국내에는 삼성과 LG라는 토종브랜드가 존재하고, 상당수 많은 국내 소비자들은 애플보다 이 제품을 선호한다. 애플의 입장에서 삼성과 LG가 대한민국의 브랜드라는 점 역시도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태도를 결정하는데 작용했을 수도 있다. 원인이 결과를 만들기도하고 결과가 원인을 반증하기도 하지만, 애플과 한국은 다소 애매한 위치에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을 불공평, 편파, 편애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국제시장에서 오프라인 애플스토어가 있는 국가는 2015년기준 20개국도 되지 않는다. 자국의 통화를 사용하여 앱스토어를 결제할 수 있는 국가는 이보다 훨씬 적다. 애플은 각국 비즈니스를 투자하는데 일종의 규정을 가지고 있다. 애플은 해당 국가의 아이폰 점유율, 맥북 점유율과 같은 것을 산정하여 평가한다. 이러한 점을 놓고본다면 애플의 입장에서 한국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선례를 보면, 애플의 경우, 그들의 상당한 수입원인 "아이튠즈"에 해당화폐비율이 높은 국가를 상대로 앱스토어의 자국 화폐결제를 허용해왔다. 다시말하자면, 아이튠즈를 많이 팔아주는 국가에게 앱스토어를 자국 화폐결제를 허용해야 애플에게 이익의 문제가 안생기기 때문이다. 국내 음원시장은 다 알고 있듯이 멜론과 같은 토종브랜드가 다 점유하고 있다. 결국 국내 음원시장만을 보더라도 애플은 한국시장을 매력적으로 보지 않는다.




애플을 장사꾼으로 이해하기,



한국 유저들을 더 많이 신경쓰지 않는 애플의 태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 유감인 것은 사실이다. 필자가 다양하게 애플의 입장에서 독자들에게 애플을 이해해달라고 호소한 듯 하지만, 필자는 애플을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현실을 조금 전하고 싶었을 뿐이다.


원화결제불가로 인하여 앱스토어의 구매자들은 해외결제카드 발급의 문제나 높은 환율 시기의 부담은 당연히 아쉬운 부분이다. 부가세는 개발자나 구매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같은 어플을 안드로이드 마켓보다 비싸게 구매해야 하는 것도 애플유저들이 갖는 피해라면 피해이다. 그러나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한다고 해서 애플이 국내소비자들을 호갱취급하거나, 국내 애플유저들이 호갱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팬덤의 문화로 인하여 애플과 삼성, 또는 애플과 구글의 구도로 서로를 비아냥거리듯 비판하는 유저들이 문제이다. 앞서 필자는 다양한 구매 기회가 있으니 각자 좋아하는 것을 구매하면 그만이라고 언급했다. 이 말이 상당히 비논리적이라는 것을 알지만 필자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애플의 정책과 국내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국내 애플유저들을 비아냥거리는 일부 팬덤유저들의 근거가 상당히 비논적이기 때문이다.





애플이 원화결제를 단순히 결정의 문제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애플은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자 장사꾼이다. 애플이 안해준다고 하기보다는 애플이 구글처럼 환율을 미리 산정하여 데이터화하고 소수의 뒷자리 액수를 잘라내었을 때에 오는 득실을 따져봐야 할 것이며,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내부적 조직, 시스템, 국내 금융사들과의 계약, 아이튠즈의 거래비중, 이익감소 등을 고려하며 유지하는 비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복잡하고 세밀한 과정이 필요할 것임에도 이를 단순히 애플의 결정문제로만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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