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오토 국내 규제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매운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구글 차량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오토"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여전히 규제에 걸려 출시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현지시각 4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서 자사의 차량용 안드로이드 오토를 전 세계 30개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은 이 리스트에서 제외가 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서비스를 막고 있는 것이 구글이 아니라 다름아닌 대한민국 정부라는 것이다. 구글은 이미 한국 지도 측량 데이터 반출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요청한 바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부는 국내 주요 보안시설과 안보의 문제로 인하여 지도측량 데이터 해외반출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는 전쟁이 종식되지 않은채 수십년이 지나온 분단국가임으로 안보와 국사시설에 대한 보안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하여 전세계의 위성사진을 볼 수 있게 된지는 꽤나 오래전 일이다. 이미 국내 포털들에서도 전 세계의 위성사진을 얼마든지 검색할 수 있고, 해외서비스인 구글맵의 경우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본다면, 정부의 태도나 지나치게 시대착오적이지는 않는지 생각해볼만한 문제이다.
안드로이드 오토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는 구글맵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이다. 기본적으로 지도와 위성데이터를 이용한다. 이미 세계적으로 스마트 IT기술을 자동차와 접목시키려는 움직임은 꽤나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2014년에는 애플이 차량용 애플서비스인 "카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생태계확장에 큰 힘을 쏟고 있는 구글로서는 애플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특히 무인자동차와 같은 기술에서는 애플보다 앞선 기술을 보인적도 있다. 자존심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를 출시하였고, 차량용 디바이스에 설치하면, 인터넷은 물론, 동영상, 음악, 게임, 네비게이션, 전화 등을 이용할 수 있는 막강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물론 국내에서도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되어 있는 멀티 네이게이션 등은 이미 상용화가 되어 있다. 국내 네비게이선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인정할만큼 매우 진보적이다. 아이나비나 파인드라이브 같은 네비게이션에서 인터넷, 노래방, 영상, MP3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또한 국내 자동차 브랜드의 네비게이션 역시도 음성탐색, 전화, 미러링, 심지어는 위치 전화연결 서비스 같은 기능까지도 내장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의 생태계를 고려해본다면 안드로이드 오토의 잠재적 가능성은 매우 높다. 클라우드 기능을 통해서 별도의 설정이나 동기화없이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으며, 음성인식 시스템을 통해서 운전 중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업무를 해결 할 수 있다. 구글의 입장에서도 안드로이드 오토는 자신의 생태계확장을 위해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다.
국토부의 딴지근거, 보안
이미 여러기사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구글은 약 10년 전부터 국내 지도 측량 데이터 반출에 대해서 요청해왔다. 처음부터 우리나라는 "국가 안보"라는 구실을 대며 이를 거부해왔다. 여기서 지적해야 할 부분은 "국가 안보"가 만약 문제가 된다고 한다면, 국내 포털들의 모든 지도서비스 데이터부터 막았어야 했을 것이다. 기밀지역과 군사지역의 모든 데이터를 막아야 하지만,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에서 이미 노출되고 있는 정보를 규제한다는 것자체가 모순이며 억지이다.
맵의 해외 서버이전이 불가하다는 것은 더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단순히 구글맵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어플과 프로그램들은 구글맵API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규제가 장기적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좋을리가 없다. 특히 한류열풍을 가지고 국내에 방문하는 방문객에게는(이들에게는 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명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정부의 이러한 규제는 현재 인터넷 환경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보수적인 국내 환경 속에서, "보안"과 "안보"는 일종의 만능티켓이었다. 어떠한 진보적인 문제나 시도가 있을 때마다 아주 잘 쓰이는 일종의 구실의 역할을 너무나도 잘했다는 말이다. 물론, 필자 역시도 국내상황에 따라 보안과 안보는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다양한 분야에서 독재국가처럼) 그렇게 폐쇄된 국가가 아니며, 온라인을 통해서 얼마든지 정보를 검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안"과 "안보"의 문제를 지적하며 규제하는 것은, 말그대로 규제를 위한 규제일뿐 현실적인 시야를 부정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보안"이라고 한다면, 분단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나라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우리나라처럼 분단된 국가뿐만 아니라 보안과 안보를 매우 귀중한 가치로 보고 있는 나라는 미국, 영국, 독일 등 서양국가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각 국가는 보안시설과 기밀시설 등을 저마다 가지고 있으며, 이것에 대한 보안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알고 있다.
결국 정보의 개방성과 보안성의 양갈래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지, 무턱되고 폐쇄적인 방향성으로 일끌고 가는 것은 개발과 성장을 그게 저해할 수 밖에 없다. 국가가 해야할 일은 규제를 만들어서 국가를 폐쇄적 집단으로 몰고가는 것이 아니라, "보안과 안보" 그 자체에 집중하여 이를 위한 국가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인재를 키워서 보다 완벽하고 철저한 보안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일 것이다.
다시말하면, 규제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스스로 IT강국이라 자랑한다면 보안 그 자체에 거대한 힘을 길러내야할 것이다. 공공데이터까지 규제하면서 규제의 힘을 과시하는 것은 도리어 "보안"과 "안보"에 자신없는 정부의 태도를 반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국형" 좋아하는 정부
대한민국은 IT강국이라는 것을 내세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더 진보적이고 발전적인 해외의 기업들의 움직임에 늘 대처가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해프닝과 같이 어떠한 관심분야가 떠오르면 이벤트성 정책과 움직임의 해프닝을 벌여왔다.
얼마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로 인해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의 기술에 대해 많은 토론과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많은 정치인들이 국내의 인공지능 기술개발에 대한 발언을 일삼았고, 국내 모처는 구체적인 프로젝트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이러한 움직임은 알파고의 열기가 식으면 이내 곧 식는다. 그리고 이슈를 만들기보다는 이슈를 따르기 위해 급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규제, 탁상공론, 불신정치 등으로 얼룩져 있다. 특히 정경유착으로 인하여 국내의 정책이 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보니, 해외기업의 공격적 마케팅과 이벤트에 난색을 표명하거나 심지어 규제를 들어 이를 막아온 것이 현실이었다.
필자가 이러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지적하는 이유는, 그것을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정부의 이러한 규제는 결국 국내기업들의 혜택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때는 "신토불이"를 외치며 국산품애용이 매우 좋은 덕으로 작용했던 적이 있었다. 이는 조금더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국내 대기업들이 잘되면 국민 대다수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일종의 "낙수효과"를 기대했던 마인드와 비슷하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이 배불러지면 질수록 중소기업들은 힘들어지고, 빈부격차를 더욱 심해졌다. 우리가 예상했던 낙수효과의 기대가 그리 크지 않았다는 말이다. 정부가 국내 대기업을 밀어주기위한 규제를 만들면 만들수록 대기업은 살겠지만, 이게 국민대다수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결국, 구글에 대한 이번 규제 역시 국내대기업들은 매우 반길만한 일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더 질 좋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할 것이며,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반쪽짜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거나, 더 나은 기술이 아닌 해외기술을 모방한 서비스를 국내회사의 것으로 이용해야 할 것이다.
한국형 삽질, 이제그만,,,
어쩌면 머지 않아 정부는 안드로이드 오토(또는 애플의 카플레이) 대항마 "한국형 차량OS 개발에 수백억 투자하기로..."라는 기사를 내보내며 국민들의 세금을 국내 대기업에게 밀어줄 기사를 내보낼지도 모른다. 몇백억을 투자해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를 따라잡을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또다시 국민의 세금을 탕진하는 격일 것이다.
국토부의 보안과 안보는 사실 납득이 되질 않는다. 이미 비용만 들이면, 세밀한 위성사진을 구할 수도 있고 GP와 비행장 그리고 해안포대 군부대까지 다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는데, 보안의 문제로 이를 규제한다는 것은 결국 자국기업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으로 밖에 여겨질 수 없다.
우리나가가 진정으로 IT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자국기업을 보호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정부라는 거대한 우산 속에 있는 국내 내기업들이 더 좋은 기술을 내놓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하는 것부터 잘못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규제이며, 어떠한 목적을 위한 규제인지 필자는 국민의 한사람으로 이해할 수 없다.
이미 규제천국으로 불리는 대한민국이다. 한류로 인한 한국의 방문객은 늘어나도 방문객에게 제한된 지도를 보여줄 것인가? 국내 산업에 투자하고 싶은 해외 기업들이 자국기업만 보호하고 외국기업에 대해 규제하는 환경을 뭐라 생각할 것인가? 해외 기업의 서비스를 막고 국내 세금을 들여 "한국형 OO"을 만드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발상인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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