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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애플

아이폰SE, 다시 찾은 애플 정체성

by 디런치 2016. 3. 24.

아이폰S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한차례 애플은 저가형 아이폰을 출시하여 실패(?)한 경험이 있다. 물론 시장에 따라서 국가에 따라서 저가형 아이폰이었던 아이폰 5C의 전략이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스마트폰의 프리미엄급을 지향했던 애플이 이 제품을 통해 센세이션을 일으키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전작 저가형 아이폰에 비해서 이번 아이폰SE 외관상으로 저가형이라고 대놓고 말하지는 않는다. 다만, 액정이 작아졌을뿐 아이폰 일반시리즈와 비슷한 마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아이폰5C와의 차별된 애플의 차세대 저가형 스마트폰 전략임을 알 수 있다. 사실 삼성이 새로운 갤럭시라인을 출시하고 시장에 마케팅을 총공략하는 시점에서 애플의 새로운 저가형라인은 현재의 스마트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애플이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가격을 고려하면 이해되는 수준인 저가형 스마트폰(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아이폰5C가 그러했다)이 아니라, 새로운 스마트폰을 구입하기에 큰 돈을 쓰고 싶지는 않지만, 근사한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적절하게 파악하였다고 볼 수 있다. 


애플이 새롭게 선보인 4인치 아이폰 SE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봄으로 애플이 가지고 있는 새로운 전략에 대해서 살펴보자. 일단 아이폰SE는 A9프로세서를 사용함으로 아이폰 6S와 동일한 두뇌를 가졌다. M9 모션 코프로세서와 12mp 후면 카메라를 지원함으로 파노라마 63mp는 물론 라이브 포토와 4K 비디오 촬영을 지원한다. 또한 16GB와 64GB의 두가지 라인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1차 출시국의 기준으로 16GB는 399달러, 6GB는 499달러이다. 하지만, 매번 신제품에 논의되는 아이폰의 램은 1GB이다. 







애플은 왜 다시 4인치로 돌아갔나?


먼저 필자가 언급하고자하는 것은 애플이 왜 다시 4인치의 스마트폰을 출시했냐는 것이다. 물론 저가형이니 액정을 줄여 차별화를 두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애플에게 있어서 액정 사이즈는 많은 것을 의미한다. 아이폰이라는 것이 세상에 나오도록 일등공신한 사람은 스티브잡스이다.


스티브잡스는 생전에 스마트폰은 한손으로 사용해야하며, 따라서 패블릿과 같은 큰 사이즈의 스마트폰은 가치가 없다고 말을 하였다. 이를 반영하듯, 안드로이드폰에 비해 애플의 아이폰의 빅 사이징은 시장에 다소 늦게 나왔다. 스마트폰의 흥행기가 많이 지난만큼 현재 스마트폰의 브랜드에 대하여 팬덤문화가 많이 약화된 것도 사실이며, 이를 두고 애플이냐 삼성이냐 하는 논쟁도 그리 주목받는 사안도 아니다.


하지만,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스티브잡스의 생전에 애플에 대한 팬덤을 가지고 있던 마니아들은 한손으로 모든 터치가 가능한 아이폰이야말로 진정한 아이폰이라는 주장을 했었다. 이것인 애플이 의도한 전략이었을지라도(아이패드와의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탈 패블릿 전략) 스티브잡스에 대한 열렬한 신뢰를 가지고 있는 애플 마니아들은 자신의 성향을 스티브잡스의 유작이었던 한손잡이 아이폰에 맞추는 성향을 보여왔다.



사실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애플이 다시 다운사이징의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은 것은 (의도했든 안했든) 의미하는 바가 크다. 세계의 스마트폰 시장이 급격히 상향평준화되고, 신제품이 쏟아져도 거기서 거기라는 인식이 강해질 때 두두러지는 현상, 특히 새로운 것이 없이 너무 뻔한 제품이 시장에 깔렸을 때 두드러지는 현상은 당연 "복고"이다. 필자의 해석이 다소 지나친 감이 없지 않지만, 다운 사이징현상은 건축, 삶, 음식,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문화이다. 세계의 경제시장이 어려워질 수록 소비자들은 생활을 자연스럽게 심플하게 맞추며, 과거로의 회상을 자주 반복한다. 그래서 현재 가장 잘 통하는 마케팅 가운데 하나가 바로 "복고"이다.


다소 애매한 해석이지만, 스티브잡스의 정신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던 필자로서 작은 사이즈의 아이폰이 시장에 다시 등장함으로 스티브잡스를 회상할 수 있다.  편리성을 추구하기 위해 크기전쟁을 벌여왔던 스마트폰 시장에 늘 방관자였던 애플이 시장에 혁신보다는 순응을 선택하여 스티브잡스의 주장이 틀렸음을 스스로 증명해 냈지만, 이내 다시 본래의 아이폰의 감성을 다시 찾는 듯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아이폰SE는 무분별하게 스펙전쟁과 액정사이즈전쟁을 했던 지난 스마트폰 시장에서 조금더 심플하고 착한가격, 복고감성으로 찬물을 껴얹었다. 이렇다할 애플만의 감성을 담지 못하고 지난 몇년간 시장에 순응하거나 배기기 바빴던 애플로서(필자는 대표적인 것인 애플펜슬이라 생각함) 이 제품이 시장에 성공하든 하지 못하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적화를 다시 꺼내든 애플의 전략


저가형이라고 한다면 나름 그만한 가격에 맞는 제품이 등장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스마트폰 가격이 높다는 세계 소비자들의 의견은 꽤나 높았다. 따라서 싼 가격에 쓰는 저가형 폰보다는 저렴하지만 절대 저렴해 보이거나 스펙이 부족하지 않은 스마트폰이 시장에 어필할 수 있다.


아이폰SE는 가격적으로 상당히 메리트가 있지만, 성능으로 따진다면 절대 저가형이 아니다. 오히려 현존하는 스마폰의 표준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실현할 수 있는 대중적이며 보급형에 가까운 스마트폰이다. 특히 성능점수를 보면 아이폰SE는 최신 프리미엄 아이폰인 아이폰6S와 비슷하거나 더 좋다. 아이폰SE는 싱글코어의 경우 2508점이고 멀티코어에서는 4384점을 기록하였다. 이는 아이폰6S(싱글코어 2488점, 멀티코어 4387점)보다 높은 수치이다.





형님에 가까운 아이폰6S보다 베터리성능은 물론 퍼포먼스에서도 앞서는 아이폰SE는 진정한 하극상이라고 할 수 있다. AP뿐만 아니라 카메라도 아이폰 6S와 동일한 제품을 사용하여 현존하는 비슷한 사이즈의 스마트폰에서 대적할 상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폰SE가 동일한 스펙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성능을 보일 수 있는 것은 낮은 해상도 때문이다.


애플은 경쟁 스마트폰 제조사의 제품에 비해 늘 스펙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스마폰시장에서 오랫동안 스펙전쟁이 일어났지만, 애플은 스마트폰을 비롯하여 노트북에 이르기까지 적절한 스펙을 사용하였다. 그럴때마다 애플은 불필요한 스펙보다는 "최적화"된 사양이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하였다.


사실 이번 아이폰SE의 경우에도 해상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이를 완전히 활용한 애플의 전략이 눈부시다. 해상도를 살짝 양보만 하였을 뿐인데, 실성능의 퍼포먼스를 최대한 끌어올려 사용자에게 가장 적절한 성능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안간에는 부품의 재고 소진용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그것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낮은 가격에 최적화된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았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매우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단통법과 국내 출시가격


아이폰SE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고퀄리티와 뛰어난 성능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일 것이다. 이는 단통법 이후 국내 휴대폰 시장의 빙하기에 매우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단통법은 국내 소비자들이 고가의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꺼려하는 대표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 가운데 가장 많이 소지하고 다니는 스마트폰을 애써 구식이거나 저렴해 보이는 것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의 시장의 성장한계선이 꺾였다는 평가를 가지고 있지만, 국내의 실정은 단통법으로 인하여 제대로된 가격할인 받지 못할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해외보다 고가에 팔리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이다. 따라서 이러한 얼어붙은 스마트폰 시장에 대해 국내만큼 더 실감할 수 있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단통법을 거슬러 국내에 출시하게 될 아이폰SE 국내 소비자들에게 매우 큰 희소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 체감할 수 있는 아이폰SE의 가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 않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럽에서는 아이폰SE 16GB의 가격은 490유로로서 이를 한화로 계산하면 약 65만원 정도의 액수이다. 다시 이를 달러로 계산하면 550달러이다. 말하자면, 각 국가에 따라 아이폰SE의 가격이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전례를 한번 따저보자. 현재 아이폰SE 16GB와 동일한 가격이었던 아이패드 에어2는 당시 출시가가 399달러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출시 가격은 52만원이었다. 물론 환율이라는 것이 매번 변경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을지라도 단순히 우리는 399달러의 이 아이폰에 대한 가격체감은 폭발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란 말이다.



눈에 띄게 변화되는 애플의 시장대응 전략 


아이폰SE의 크기논란은 할말이 참 많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주목해서 봐야할 것은 애플이 시장대응전략이 크게 변경되었다는 것이다. 애플은 바로 지난시즌만 하더라도 주요 디바이스를 대형화시켰다. 특히 모바일 디바이스의 경우에는 아이폰 6+, 아이패드 프로 등 대형화 추세로 가는듯했다. 





하지만, 필자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애플은 다시 "심플"모드로 그 정체성을 다시 찾아가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출시된 아이폰SE 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프로 9.7도 출시한다. 이는 애플이 가지고 있던 정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디바이스 사이즈이다. 따라서 필자는 이것을 두고 일종의 "복고"라고 평가한다. 애플이 달라졌다는 것이 아니라 애플이 제 모습을 다시 찾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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