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로 인하여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는 단연 "인공지능"과 "로봇"이다. 로봇과 인간의 대결이라는 거대한 명제 속에 감추어진 또다른 소제는 현재 과학기술 속의 인공지능의 수준이 어떠한지이며, 동시에 차세대 산업분야에서 이 "인공지능"의 선두주자가 누가 될 것인지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은 사실 크게 대단한 문제는 아니다. 어짜피 인간과 기계의 대결이라는 것이 아직은 명확하게 판결될 수 없다. 이번 대결에서 이세돌이 승리한다고 해서 인간의 우수성이 증명되는 것도 아니며, 알파고가 승리한다고해서 공상과학영화에서 볼법한 기계의 인간지배가 당장 현실화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세돌에게 도전장을 내민 알파고의 주인이 이 대결을 하고자하는 목적일 것이다. 알파고의 주인은 바로 구글이다. 구글은 단순한 IT기업이 아니다. 광고, 모바일, 무기 로봇 등, 플렛폼 공룡이라고 불리는 구글은 등 다양한분야에서 세계인들을 가장 상업적으로 잘 이용하는 기업 중 하나이다. 이것을 고려한다면, 이번 대결의 의미를 단순히 "인공지능"의 기술력에만 한정지을 수 없을 것이다.
구글이 이세돌과 바둑으로 한판붙으려는 진정한 이유는 인류를 위한 인공지능의 기술력을 입증받거나 또는 더 나은 인공지능 기술력을 개발하기 위한 시금석을 마련하려는 것에만 한정되지 않을 것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그동안 구글이 그러했듯이 구글은 특정 카테고리를 아주 그러싸하게 포장하여 영민하게 상업적 마케팅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실 인공지능은 공상과학영화에서 그려지는 단순한 주제는 아니다. 이미 우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인공지능의 기술의 혜택을 받고 있으며, 기계의 도움으로 생활의 편리함을 얻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만 놓고 본다고 할지라도 처음에는 통화나 메시지라는 기본기능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던 것이 이제는 다양한 연산을 하거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기로 계속 발전함에 따라 인공지능의 분야인 음성인식, 자동화 어플리케이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하는 SNS 친구추천 등으로 계속 확장한다.
인공지능의 패권장악하려는 구글
구글은 세계 인류 기업임을 드러내는 일종의 허세가 있다. 만약 세계 IT시장의 핫한 카테고리가 바로 "인공지능" 또는 "로봇"이라면 구글은 그들만의 허세를 위해서라도 그 패권을 장악하여 자신이 선두임을 입증하기 원할 것이다. 이것은 결국 차세대 구글의 플레폼의 이미지를 강화시킴과 동시에 그들의 주가를 올리는 기본적인 작업이다.
결국 구글은 그들이 원하고 있던, 원하지 않던 인공지능이라는 기술력이 필요로할 수 밖에 없다. 이미 그들의 사업의 방향성이 그 길로 향해가고 있으며, 구글은 누구보다도 그것을 매우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구글이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크게 이슈화하고 온갖 언론을 이용하여 이 대결을 과대포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거대한 주제, 즉 인류를 위한 인공지능의 기술발전의 수준을 공개적으로 입증하기보다는 하나의 이벤트를 통해 세계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사실 현재 IT시장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어올 수 있는 새로운 먹잇감에 배고파하고 있다. 몇몇의 플렛폼으로 세계인들의 소비를 자극하고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현재는 주줌한 것도 사실이다. 무엇인가 전세계 소비자들의 관심을 환원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구글은 이 시점에서 바로 "인공지능" 또는 "로봇"이라는 패를 꺼내든 것이다.
이미 여러 IT기업들은 그동안 인공지능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구글의 알파고를 비롯하여 IBM의 왓슨, MS사의 샤오빙, 애플의 시리, 페이스북의 M이 그것이다. 각 인공지능의 기술은 그 접근법이 저마다 다르다고 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각 IT기업은 자사의 인공지능 기술의 우수함을 서로 경쟁해 왔다.
어쩌면 구글이 꺼낸 이 패는 다소 진부하다. 퀴즈게임에서 우승자에게 승리한 IBM의 왓슨, 인공지능 기상캐스터인 MS사의 샤오빙과 같은 인공지능은 이미 각 시기에 세계인들에게 기업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좋은 도구였다. 사실 인공지능 기술은 이것이 인공지능인지 아닌지도 모르게 현재 우리 인간세계에 너무 깊숙히 들어와버렸기 때문에 우리가 인지하기 어렵다. 특히 인간에게 유용하게 쓰이는 여러기능은 그저 하나의 기계의 기능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과학기술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던 20세기 후반을 살아온 현존의 인류는 여전히 만화영화에서나 볼법한 인간과 기계의 대결은 늘 관심 분야이다.
구글이 마케팅을 위해 꺼낸 인공지능의 패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이미 저장된 정보에 의존하여 A=B 형태보다 더 고차원적인 수많은 연산이 필요하거나 여전히 인간도 계속 발전시키고 있는 고난도의 법칙과의 대결이 필요할 것이다. 구글은 그래서 "바둑"에 주목했다. 바둑은 이 대결을 더욱 그럴싸하게 하는 포장제이다. 예로 바둑의 경우의 수는 170/10승에 이르는데 이는 체스보다 10의 100제곱 이상 많은 수이다.
여기서 다시 필자가 각인시키고 싶은 것은 이것이 바로 구글의 마케팅 전략이라는 것이다. 대국의 승패를 떠나 인간과 기계의 가장 근사한 경기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구글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플렛폼의 클래스를 한층 높이는 것이 바로 구글의 목표이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세계 수많은 언론은 이 대결을 취재하기 위해 서로 앞다투고 있다.
구글의 인공지능 마케팅의 허수
우리가 여기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바로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다고 뭐가 달라지냐는 것이다. 필자가 앞서 이야기했듯이 인공지능의 기술의 발전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긴하나, 여전히 우리 실생활에서 적용되는 인공지능의 수준은 아쉬울 때가 많이 있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구글을 비롯해 얼마전 네이버에서도 출시한 번역서비스를 보면 기계적 학습에 의한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 것을 마치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애플의 시리의 경우에도 광고에서 나오는 것처럼 기계와 대화한다기 보다는 기계적으로 입력된 것을 불러오는 정도의 수준일 뿐이다.
인공지능의 연구에 대해 너무 부정적이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필자 역시 인공지능의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인간의 숙명일 것이고, 오랫동안 인간이 투쟁해왔던 더 나은 삶, 더 향상된 기술발전은 매우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다만, 필자의 의도는 이번 이세돌고 알파고의 대결은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의 위대함을 알리기 위함보다는 다소 주춤거리는 (특히 모바일 시장에서) IT시장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케케묵은 패를 가지고 패권을 장악하고자 하는 구글의 마케팅의 일환임을 환기시키고자 할 뿐이다.
이미 90년대 후반부터 이러한 인간과 기계의 대결은 21세기를 맞이하는 세계인들의 관심사였고, 이를 너무나도 잘 활용하였던 것이 IBM이었다. 게임에서 챔피온을 이겼다. 그러나 IBM의 딥블루는 21세기를 기대하는 세계인들에게 미래의 그림자 하나를 보여줬을 뿐 결과적으로 IBM이 대대적으로 선전만 되었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딥러닝이나 강화학습 같은 이론은 이미 오래전에 나왔던 그저그런 것들이다.
이세돌과 알파고 대결에 열광하는 사람들
필자가 매우 부정적인 눈으로 구글의 마케팅 전략을 지적하였지만, 이세돌과 알파고 대결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필자역시도 이번 대결을 매우 관심있게 보고 있으며, 매우 흥미로운 게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필자는 바둑을 둘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이 만들어 놓은 기계적 학습과 그를 바탕으로 한계적인 연산이 가능한 기계가 다양한 감정과 컨디션 등 변수를 수반하는 인간과 대결한다니 매우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대결이 끝나고 남는 건 이세돌 보다는 "알파고"이며 구글이다. "인공지능"은 아직 먼나라 이야기이다. 구글은 매우 수준높은 전략가이며, 광고쟁이이다. 그리고 창조적 사업가이며, 센세이션을 몰고다니는 트렌드세터이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한다면, 이번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은 그저 구글이 만들어 놓은 스포츠일 뿐이다. 그래서 그냥 즐기면 그만이다.
그러나 구글은 세계인들을 다시 IT시장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기고, 그들의 플렛폼에 접목될 인공지능의 기술의 그림자를 선전하려는 그들의 심리전을 관전하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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