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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애플

애플 타임캡슐, 과연 값어치 하는 녀석인가???

by 디런치 2015. 2. 15.


애플 타임캡슐은 애플 출시한 기기 가운데 가성비로 친다면 굉장히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는 디바이스 중 하나이다. 물론 활용도에 따라서 애플의 타임캡슐이 얼마만큼의 값어치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은 개인들의 평가에 따라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이 기기에 뭔가 그럴싸한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 뒤에 쉽게 실망할 수 밖에 없는 기기인 것도 사실이다.


애플의 타임캡슐은 그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자료보관용 디바이스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저 자료를 효과적으로 잘 백업할 수만 있다면 이 디바이스는 자신의 역할은 다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타임캡슐이 소비자들에게 실망감을 주는 대표적인 이유는 이 기기가 바로 "NAS"와 비교되기 때문이다.


NAS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온라인 웹에서 클라우드 서비스가 주목을 받았을 때 조금더 자유롭고 편리하게 자신의 자료를 백업할 수 있는 공간을 유저들을 갈망했으며, 동시에 NAS가 주목을 받았었다. 물론 NAS에 대해서 사람들이 주목하게 된 주된 계기는 저렴한 NAS의 등장인 것도 사실이다. 과거에는 보통 수백정도는 줘야 NAS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10만원도 안되는 초저렴한 NAS가 등장하기도 했으며 액기스 기능만을 탑재해 별다른 스킬 없이 자유롭게 세팅가능한 NAS가 등장했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발달 역시 NAS의 유용함, 즉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자유롭게 자료를 백업하고 저장할 수 있는 클라우드의 유용함을 주목하게 한 것도 사실이다.


여하튼 서론을 거두절미하고, NAS의 다양한 기능에 대해서 이미 익숙해진 유저들은 분명 애플의 타임캡슐의 단촐한 기능에 과연 NAS라는 카테고리에 이 기기를 포함시켜야 할지 아니면 새로운 카테고리로 분류해야할지 적잖히 갈등할 수 밖에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 애플의 타임캡슐은 NAS가 아니다. 적어도 NAS에 대한 정의를 NAS 카테고리에 들어있는 시놀로지, 큐냅, 아이피타임 등의 제품과 비교했을 때 말이다. 따라서 애플 유저 가운데 애플이 만든 NAS를 상상하며 타임캡슐을 구입했다면, 100% 실망한다. 


애플의 타임캡슐은 공유기+(로컬네트워크) 백업하드 딱 이정도 기능만 있다. 간단한 세팅으로 외부접속이 가능하지만, 아이패드나 애플이 만든 타임캡슐용 자료를 쓰기/읽기 할 수 있는 앱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FTP, AFP, SMP 등 자료전송용 앱을 사용해도 세팅자체가 매우 복잡하다. 


간단한 기능만 있는 이 허접한 녀석이 굉장히 실망을 주는 또다른 이유는 가격이다. 왠만한 NAS보다 가격대가 상당히 나가는 편이며, 아무리 공유기 기능이 있다고 할지라도 가성비가 정말로 떨어진다. 물론 애플마니아들에게는 사과농장을 꾸리기에 아낌없이 주머니를 열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하지만, 일반 유저들이 구입하기에 가격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누구냐 넌?


그렇다면, 애플은 왜 이런 허접한 녀석을 만들었을까? 애플은 워낙 고집이 강한 기업이라 자사의 제품을 타사의 제품과 비교하거나 기존의 카테고리에 포함될 제품을 만들기 꺼려한다. 도리어 새로운 혁신(?)을 표방하며 애플만의 애플스러운 제품을 만들려고 한다. 그렇게 본다면 애플은 애시당초 NAS라는 카테고리에 이 녀석을 넣을려고 만들었던 것은 아니다.  이는 과도한 스펙따위는 상관없이 그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스펙으로 최적화를 표방했던 애플의 기존 제품들을 살펴보면 일맥상통한다. 




무엇보다 NAS 카테고리에 들어가기에 이 녀석의 애매모호함은 "라우터" 기능이 있다는 것이다. 토종 NAS에는 공유기가 달려있지 않다. 애플의 타임캡슐은 공유기가 달려있다. 그래서 기준을 바꾸어 본다면, 의외로 이 녀석은 쓸만한 녀석이다. 즉, NAS의 기준으로 볼 때 상당히 부족하고 실망스러운 녀석이지만, 공유기 기준으로 볼 때, "공유기에 (로컬)네트워크로 접속 가능한 하드까지 있네???"라고 반응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라우터 기반의 디바이스라고 친다면 로컬네트워크가 중심이 될 것이다. 외부접속 따위는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애플이 로컬네트워크 중계(라우터)의 목적으로 이 디바이스를 개발하였고, 로컬네트워크 상의 유저들과 자유롭게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코어베이스를 그 속에 접합 시켰다면 이는 현재 타입캡슐의 실망에 어느정도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타임캡슐의 원래 이름은 "에어포트 타임캡슐"이다. 




애플의 폐쇄성을 그대로 반영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애플의 타임캡슐을 변호할 수 없는 대표적인 이유가 몇가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현대인들의 네트워크 접속 패턴이다. 만약 이 디바이스가 모바일 디바이스가 개발되기 전이라면 매우 유용했겠지만, 스마트폰을 비롯하여 태블렛PC 등이 익숙한 현대인들에게는 시공간을 초월한 자료의 공유는 매우 필수적이다.  아무리 좋은 자료를 백업하고 공유할지라도 회사에 있는 네트워크를 집으로 끌어들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요한 자료를 로컬네트워크에서 공유했는데 외부에서 이 자료가 절실히 필요한 경우 난감해 질 수 있다. 물론 애플의 타임캡슐은 약간의 지식만 있으면 외부접속을 세팅할 수 있다. 그러나 해본 사람은 안다. 매우 복잡하고 난해하다.


외부접속의 제한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또다른 불편함은 영상스트리밍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대표적인 예로 스마트TV의 경우, 같은 네트워크에 공유폴더가 존재하면 그 속의 영상을 스트리밍으로 재생시킬 수 있다. 허나, 타임캡슐을 공유된 폴더라고 할지라도 스마트 TV로 접속 불가능하다.


애플 TV로 가능하다고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 탈옥을 했을 경우이고 애플TV 3세대의 경우는 탈옥조차 할 수 없다. 4세대에 혹시 이 기능을 넣을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는 안되다는 것이다. 사물인터넷이 급속도로 퍼져가는 있는 시점에서 애플의 폐쇄성이 그대로 반영된 타입캡슐은 빛좋은 개살구 같아 보인다. 





그래도 모든 것을 용서하면서 애플이 왜 그랬을까?? 왜 이렇게 허접한 녀석을 그럴싸하게 만들어 놓고 가격만 진짜 비싸게 만들어 놨을까??? 답은 뻔하다. 애플은 원래 폐쇄적이다. "아이폰이 얼마나 폐쇄적인가?" 안드로이드 유저들이 맨날 깐다. 그럴때면 애플은 늘 한결같이 "보안" 때문이라고 답을 한다. 외부접속의 제한성, 다양한 네트워크를 지원하지 않는 것도 어쩌면 애플의 폐쇄정책 때문인지도 모른다. 




돈아깝다. 그래도 정을 주자


별로 쓸데없는 내용과 주관적인 사견을 써내려가면서 뭐 대단한 글 쓰듯이 한다. 필자는 애플의 타임캡슐을 구입하기 전 시장조사를 하지 않았다. 공유기에 네트워크 접속 가능한 하드영역까지 있다고 하니 필자도 이 제품을 오해해서 NAS로 생각하며 구입했다. 그리고 이내 실망했고, 이 녀석을 제속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값 떨어지 전에 빨리 중고시장에 내놓아야 하는지 적잖히 고민했다. 그래서 글을 쓰게 된 것이다.



뒤늦게 시장조사를 다시 했다. 그리고 몇가지 제품을 알게 되었고 WD My Cloud가 가성비가 좋다는 평이 많아서 바로 구입했다. 역시 NAS에 대해서 어느정도 지식있던 필자는 실망했다. 간편한 인터페이스가 인상적이었지만, 전용앱보다는 FTP 프로그램 같은 구닥다리 프로그램이 익숙한 필자에겐 좀 재미가 없었다. 다음으로 구입한 녀석은 가격이 좀 나가는 시놀로지 713+이다. 이 녀석은 꽤 유명한 제품이기 때문에 기능면에서 매우 만족감을 주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NAS일 뿐이다. 예전에 윈도우 서버를 돌릴 때를 그려봤을 때 여전히 부족함은 느껴졌다. 결론적으로 유저 스스로의 욕심이 지나쳤음을 고민했다. 


결국 필자는 애플 타임캡슐을 더 써보자고 다짐을 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녀석은 NAS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녀석은 공유기이다. 조금 값나가는 좋은 공유기 들여놨다고 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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