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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애플

삼성에 긴장한 애플이 마케팅전략을 바꾸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

by 디런치 2014. 4. 5.


삼성과 애플의 오랜 특허공방속에서 또 다시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운 삼성의 반격이 심해지고 있다. 필자가 지난번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삼성은 애플이 차기 아이폰의 디스플레이 사이즈를 크게 키우는 것에 대해서 오히려 반기고 있는데 이유는 삼성이 그동안 애플을 따라했다는 카피캣 오명을 애플에게 도리어 씌울 수 있는 기회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즉, 삼성이 키워놓은 패블릿 시장에 애플이 들어왔다고 애플의 이미지를 깎을 수 있는 방법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시시작된 삼성과 애플의 특허공방 속에서 애플의 마케팅을 총관하는 필 실러 수석부사장의 발언을 놓고 삼성전자가 애플이 기술력은 없고 "이미지"로만 이득을 취하는 기업이라고 맹 비난했다. 삼성전자 측 변호인인 빌 프라이스는 소비자들이 "애플의 제품을 구입하는 이유는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 때문이지, 기술은 큰 의미가 없다고 깎아내렸다. 이는 삼성전자가 5개의 애플특허를 침해한 사실을 가볍게 넘기려는 의도이다. 말하자면, 애플이 삼성전자가 (기술적)특허를 침해해서 피해를 본 것이 아니라 애플은 삼성의 높아지는 이미지 때문에 점유율이 낮아졌고, 판매량도 낮아졌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애플은 삼성전자보다 기술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제품이 많이 팔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를 다루고 있는 국내언론들의 문제이다. 삼성전자측 변호인인 프라이스 근거없는 추궁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확대해석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애플은 1997년부터 사용해욘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라는 스티브잡스의 슬로건을 2013년 초부터 "Designed by Apple in Califormia(캘리포니아에 있는 애플에 의해 디자인되었다)"라는 문구를 사용했는데 프라이스는 이러한 변화가 삼성을 의식해서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국내언론은 이것이 사실인 것처럼 애플이 삼성을 의식해서 이를 변경한 것처럼 사실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언론이 다룬 삼성전자측 프라이스의 주장을 크게 요약하면, '애플은 기술력이 없고 이미지로 마케팅을 펼쳤는데, 삼성의 브랜드 파워가 높아지니까 애플이 슬로건을 변경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이유는 당연히 애플의 (특허를 포함한)기술력이 상당히 저급하기 때문에 삼성은 이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프라이스의 주장대로 소비자들이 애플의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가 기술력이 아니라 단순히 브랜드이미지 때문일까? 그렇다면, 반대로 삼성전자의 제품을 구입하는 유저들은 높은 기술력 때문일까? 그리고 브랜드이미지와 기술력은 서로 배타적인 것일까? 이에 대해서 조금 살펴보자.






삼성의 기술력이 높아서 애플에게 위협?


먼저살펴볼 것은 과연 소비자들이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보고 구입했냐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삼성전자 변호인은 애플제품을 구매하는 유저들은 애플의 특허나 기술력보다는 기업이미지 때문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애플의 기술력보다)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더 높았기 때문에 높은 점유율을 올릴 수 있었다는 해석의 여지를 열어 놓는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세계 점유율 1위의 기업에 되었던 이유는 기술력보다 다른 이유에 있다. 삼성전자가 북미시장을 공략한 가장 주된 마케팅 전략은 점유율 높이기였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방법을 고스란히 해외에서도 사용했다. 삼성전자의 지난 마케팅 전략을 살펴보면, 기업의 이윤보다는 시장의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하였다. 


작년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8조 8400억원이었다. 판매율에서는 1위를 했던 삼성이었지만, 애플의 영업이익인 18조 4900억보다 무려 10조가량이나 낮은 수치였다. 사실상 증권가에서도 삼성의 어닝쇼크에 대해 불안한 의견들이 속출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의 시장가치가 약 90억 달라나 떨어졌다고 비관기사를 작성하기도 했다. 말하자면, 삼성전자가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기대이하였던 것은 삼성전자가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거나 아니면 상당히 저가정책을 사용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전문가들이 갤럭시S5가 3개월이내에 24%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제안 - 샘모바일 기사원문보기



더불어 이미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의 제품을 출시초기에 구입하는 것을 지양해야한다는 여론이 있는데 그것은 보통 출시 몇개월만에 가격이 급락하는 삼성전자의 제품들 때문이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출시한 갤럭시 S5의 경우 3개월만 지나도 가격이 24%나 급락될 것이라고 전망되었다. 이는 기존 삼성전자의 제품의 가격추이를 통해 내린 결론이다. 결국 삼성전자는 초기 출시가격이 몇개월에 급락한다는 공식이 성립되어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를 선택하는 유저들의 기준이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단순히 삼성의 기술력이 높기 때문에 삼성이 갤럭시 시리즈를 많이 판매했다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삼성이 판매율을 높이는 방식은 이윤보다도 시장의 점유율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저가정책에 있었다. 삼성의 변호인의 말처럼 삼성의 높은 기술력이 소비자들이 삼성제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한 근본 원인이 아니라는 말이다.





애플은 이미지뿐? 그럼 삼성은 왜 따라했나?



애플은 작년 2013 WWDC에서 보여준 영상에 그동안 늘 보였던 문구 변경시켰다. 언제나 애플의 영상 시작과 끝에는 "Thick Different"라는 문구가 있었고 이는 스티브잡스시절부터 무려 16년동안 사용했던 슬로건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라는 문구로 교체되었다. 삼성은 당시 이 문구로 교체하면서 애플의 철학과 감성을 함축한 글을 내보냈다. 이것은 곧 애플이 하나의 제품을 만들고 나서 장인이 서명하듯, 제품에 애플의 서명을 남기는 것으로 소개했다. 오래전부터 사용한 문구를 재해석하여서 새로운 이미지의 전환을 이루어내고 하나의 제품을 작품으로 해석하는 애플의 철학을 볼 수 있다.


분명 애플의 이러한 슬로건의 변경은 애플의 마케팅 방식이 "이미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삼성전자의 측의 발언대로 애플의 허울뿐인 이미지마케팅이라면, 삼성은 왜 이러한 이미지마케팅 역시 모방했는지를 지적할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원론적이고 진부한 이야기를 차치하고서라도 삼성전자가 지적한 것과 같이 낮은 기술력뒤에 이미지만 세우려는 애플의 방식을 왜 삼성전자도 모방했냐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카피캣이라는 오명을 얻은 이유는 디자인과 특허뿐만이 아니라 광고 역시도 모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때문이다. 애플은 매력적인 영상과 함께 나레이션을 가미한 독특한 이미지 광고로 고급이미지를 굳혔었다. 최근 삼성전자의 광고들을 보면 애플의 이러한 광고가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모두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가장 최근에 논란이 되었던 갤럭시 기어 광고를 예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갤럭시 기어 광고)




(아이폰 광고)


물론 애플 역시도 많은 광고들을 스스로 창안했다기 보다는 다른 영상에서 모티브를 삼아서 제작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애플도 모방했다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겠지만, 적어도 모바일시장에 애플의 광고이미지가 높은 효과를 얻어냈고, 뒤를 이러 삼성이 이러한 방식을 취했던 것은 사실이다.




▲ 갤럭시S 3와 아이폰4S의 광고비교영상


영상의 말미를 보면 애플의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와 유사하게 삼성전자는 "Designed for Humans"라는 슬로건을 사용했다. 애플의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은 이미 오래전부터 애플의 모든 제품에 이 서명을 남겼다. 누가 무엇을 모방했냐는 것을 넘어서 삼성전자도 애플이 사용하고 있는 이미지마케팅 방식을 유사하게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이미지일뿐이라는 삼성전자 변호인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결국 애플이 "각인"의 의미를 접목시킨 새로운 슬로건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은 새로운 이미지마케팅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것이 삼성을 의식한 변화라는 근거는 없다. 도리어 삼성전자가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라는 문구를 의식하는 것은 아닐까?






애플의 디자인, 삼성의 시셈


삼성전자의 변호인은 애플과의 특허공방을 통해서 카피캣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 도리어 애플의 이미지마케팅을 깎아내리고 애플의 기술력을 폄하했다. 결국에는 애플이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의 슬로건을 세운 것 역시 삼성을 의식한 결과라고 못을 받았다. 그리고 국내 언론은 이것을 사실인 것처럼 대서특필하고 있다.


본질은 삼성전자 변호인인 프라이스의 주장은 어디에도 근거가 없다. 도리어 그가 주장하는 것과 달리 삼성의 기술력이 높았기 때문에 애플의 이미지마케팅을 이길 수 있었다는 것과 달리 삼성이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의 기술력보다 저가정책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애플이 허울뿐인 이미지만 있는 기업이라면 삼성은 이러한 방식을 따라하지 않고 그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기술력으로 승부를 봤어야 한다.


삼성과 애플의 기술력이 누가 더 낫냐는 원론적인 이야기의 결론은 사실 날 수 없다. 보는 입장에 따라 기술력을 해석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급할 것은 애플의 마케팅비용(2조)에 비해서 삼성의 마케팅비용(12조)이 너무나 과하다는 것이다. 기술력을 차치하고서라도 이미지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쪽은 애플이 아니라 도리어 삼성이다.





사실 삼성전자의 높아진 점유율을 애플이 의식을 전혀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경쟁사로서 애플을 끊임없이 삼성의 동향을 살펴야 한다. 오랫동안 삼성의 모방을 묵인하다가 높은 점유율로 치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 애플이 다급히 특허전쟁을 펼쳤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측의 발언대로 애플이 슬로건까지 변경할정도로 삼성이 위협적인 존재로 해석하는 것은 오히려 삼성의 망상일뿐 애플의 의도라고 보기 힘들다. 


애플이 디자인은 이미 많은 유저들에게 인정되는 바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완성도 높은 갤럭시S5를 내놓고서도 디자인에서 혹평을 받은 것은 삼성전자의 디자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삼성의 기술력이 높다고 자찬할 수 있을지라도 상대의 강점을 (하고싶어도) 수용하지 못해 비난하는 것을 곱게볼 수 있을까? 더불어 삼성전자 측의 변호인인 프라이스의 망언에 가까운 발언도 문제이지만, 그의 발언을 두고 사실처럼 기사화하는 국내언론도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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