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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구글 갈등시작, 매거진 UX가 일으킨 신경전

by 디런치 2014. 2. 5.
구글과 삼성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구글은 삼성과 특허협약을 이루었고, 모토로라를 레노버에게 판매한 이후 구글과 삼성이 모바일 시장에 영향력을 더욱 더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구글과 삼성의 공생관계가 처음부터 불안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구글의 입장에서는 안드로이드 최고의 셀러인 삼성에 더욱 더 의존해야하고, 모토로라가 레노버로 갈아타면서 사실상 삼성은 부담감을 줄였다. 말하자면, 삼성의 입장에서는 구글의 눈치를 볼 큰 이유 하나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아직까지 구글이 갑(甲)이고 삼성이 을(乙)처럼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둘의 관계는 상당히 아리송한 것도 사실이다. 어짜피 애플이라는 경쟁자를 극복하기 위해서 서로 협력했다고 하지만, 서로의 사업전략이나 이익관계가 통일 된 것이 아니니 일변의 갈등상황은 예전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현재 두 기업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지속되어왔던 판세가 뒤집어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삼성과 구글의 갈등의 핵심은?

자생하고 싶은 삼성의 꿈


삼성과 구글의 갈등 원인의 중심은 바로 모바일OS 인터페이스에 있다. 삼성이 모바일 시장에서 급부상하면서 늘 따라다녔던 딜레마는 모바일OS이다. 세계 1위의 점유율을 자랑하며 선전하고 있지만, 사실상 반쪽짜리 점유율이었다. 삼성은 기계만 만들었지 모바일OS은 과도하게 구글에 의존하여 자립심을 키우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물론 세계 IT시장이 PC시장에서부터 출발했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당시 세계 PC시장의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은 자사의 OS가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시리즈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한 역사를 뒤이어 모바일 시장에서 역시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은 자사의 모바일OS가 아니라 구글이라는 모바일과 온라인 사업에 급부상하는 기업의 제품인 "안드로이드"에 의존했다.


안드로이드 시장이 커지면서, 그것이 좋든 싫든 대부분의 모바일 제조업체들은 구글의 눈치를 보며 그 제품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제조회사들이 늘 부러운 상대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애플이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판매하면서 사실상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를 총괄하여 제작 출시하는 업체는 애플이 유일하게 되었다. 애플은 자사가 플렛폼과 기기를 모두 개발하기 때문에 다른 회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제품의 업데이트 측면에서도 상당히 유리하다.


반면,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들은 좋은 스펙을 지닌 스마트기기를 출시해도 구글이 공급해 주는 안드로이드에 맞춰야 했으며, 신기술의 하드웨어가 적용시켜도 구글의 OS의 제한이 걸려있었다. 그뿐아니었다. 안드로이드가 계속 버전 업이 될 때마다 그것을 적용시키기 위해서 제조회사들은 또 다시 OS를 분석하고 기기에 적용하기 위한 시간을 소비해야하고 삼성같이 다양한 제품군이 있는 경우 그 부담감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삼성이 개발참여한 타이젠-Tizen 인터페이스)



물론 삼성이 자체 모바일OS를 개발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삼성의 모바일 OS인 바다와 타이젠 역시 미미하지만, 삼성이 독자적으로 개발을 했고 어느정도 성과를 얻어냈었다. 하지만, 워낙 안드로이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고,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크다보니 기업의 이익논리에 따라 개발이 포기되거나 축소되고 말았다.


삼성의 자체 OS의 실패 이후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는데 그것은 바로 UI/UX에 대한 관심을 보인 것이다. 플렛폼 자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그대로 사용하지만, 삼성의 입맛에 맞게 인터페이스를 새롭게 바꾸는 것이다. 아마 이것이 삼성이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다. 그러나 구글의 입장에서 안드로이드의 기본 인터페이스를 역행하고 자체 UX를 제공하는 삼성이 곱게 보일까?





구글과 삼성의 신경전

매거진UX를 쐐기박아 놓은 삼성


구글은 삼성이외에 많은 제조사와 협력관계에 놓여져 있다. 구글은 늘 자사의 안드로이드가 제조사로부터 오용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여 보호해왔다. 어떠한 방법으로든 안드로이드로부터의 이탈된 아이디어나 기술들을 경계해 온 것이다. 삼성의 UI가 오랫동안 진부하게 거의 변화가 없었던 것도 삼성의 기술력이 모자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구글과의 협약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제조사들은 구글의 라이센스에 따라 제한적으로 UI를 수정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 기본 인터페이스를 손상시키면 안되었다. 그런 제조사들의 가장 큰 우두머리라고 할 수 있는 삼성이 이제 좀 삐딱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사실 삼성이 모토로라가 없는 구글에 눈치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 핵심은 바로 얼마전 출시한 삼성의 신제품인 갤럭시 탭프로 노트 프로에서 촉발되었다. 갤럭시 탭 프로와 노트 프로는 12.2인치의 대형 타블렛 PC로 올해 가장 핫 트렌드를 이끌어갈 IT제품이다. 노트북 대체를 무기로 한 제품이기 때문에 삼성도 크게 어필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삼성은 매거진 UX(Magazine UX)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포함시켰다. 필자가 최근에 페이스북의 Paper 앱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은 플립보드 기반으로서 사용자가 원하는 뉴스피드를 사각형 프레임에 설정하고 배열한 사용자중심의 인터페이스이다. 페이스북은 플립보드라는 앱의 기능을 적용시켜 Paper라는 앱을 출시시켰고, PC에서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윈도우 8과 윈도우 모바일에서 플립보드형식의 사용자중심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인터페이스를 가진 매거진 UX를 삼성이 갤럭시 프로 시리즈에 적용시킨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인터페이스와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제조사의 입장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인터페이스를 갖고 싶지 않겠는가? 삼성은 모바일과 웹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플립보드 형식의 매거진 UX를 적용시킨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타블렛에 처음 적용시킨 것은 삼성이 아니었다. HTC의 Blink Feed에서 윈도우 모바일 인터페이스와 비슷하게 먼저 출시를 했고, 삼성이 이를 이었다. 



(좌측부터 HTC의 Blink Feed, 플립보드 앱, 페이스북의 Paper)



사실상 윈도우 모바일과 윈도우 8이 아직 빛을 발하고 있지 못하지만, 현재 모바일 인터페이스로 가장 선호도가 높은 것은 바로 플립보드식 인터페이스이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뉴스피드 앱들이 이를 반영하고 있고, 삼성 역시도 이를 간과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삼성이 하나의 앱의 형태로 매거진 UX를 제공한 것이 아니다.


삼성은 매거진 UX를 발표하면서 "그것은 프로 시리즈 타블렛들에 적용되었으며, 유저들은 쉽게 매거진 UX과 기본 안드로이드 스크린을 추가하거나 삭제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매거진 UX 스크린은 계속 실행 중이다"고 밝혔다. 말하자면, 기본 안드로이드 스크린보다 매거진 UX를 앞세운 발언이다. 구글이 매거진 UX에 대해 불편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에 구글은 삼성에게 유저들을 위해 순계(pure)의 안드로이드를 공급하라고 요청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삼성은 2014년 구글과 특허협약을 맺고 늘 불편한 존재였던 모토로라가 사라진 후 매거진 UX와 함께 갤럭시 프로 시리즈를 출시했다. 그리고 매거진 UX는 사용자가 삭제할 수 없게 만들어 놨다. 그저 스크린 아래로 숨길 수만 있게 하였다. 





구글이 언제나 갑이고 삼성이 을이었다고? 그러나 현재 누가 유리할까? 

삼성의 태도변화에 주목


삼성의 이러한 태도를 두고 많은 전문가들은 이것이 삼성의 실수가 절대 아니라고 답변한다. 분석가 잭 나코타(Jack Narcotta)에 따르면 "(삼성의) 타블렛이 매거진 UX와 함께 출시된 것이 놀랍지 않다. 오히려 더 빨리 함께 출시되었어야 했다"라고 밝혔다. 그만큼 안드로이드 인터페이스에 대한 논의가 있어왔던 것으로 파악된다.


나코타는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성능과 인터페이스를 향상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을 위해서 안드로이드가 이를 허락해야 하며, 허락하지 않더라도 이미 삼성의 위치가 이를 어필할만한 힘을 가졌다고 주장한 것이다. 구글이 지속적으로 삼성에게 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프로 시리즈는 출시되었고, 현재 구글은 앞으로 매거진 UX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공개적인 설명이 없다. 그러나 구글 역시 이를 그냥 간과할 수 없다. 매거진 UX는 분명 윈도우 모바일과 인터페이스 흡사하다. 그리고 이것은 나코타에 따르면 안드로이드의 붕괴를 촉진할 것이다.



현재 삼성은 매거진 UX를 계속 삼성의 디바이스에 계속 공급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아주 단호한 결정이다. 삼성의 결정은 충분히 시장흐름을 따른 것이다. 이미 모바일 기기의 인터페이스 흐름은 플립보드 형식으로 이어져 간다. 이에 윈도우 모바일이 급부상할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이미 유럽에서는 큰 점유율을 보이고 있기까지 하다. 


따라서 구글이 매거진 UX를 거부하는 이유도 충분하다. 영원한 1인자인 IT기업이 없기 때문에 구글의 입장에서도 현재의 인터페이스를 고집하고 플립보드를 극복할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플립보드 형식의 편리함과 유용함을 경험하다보면, 소비자들은 빠르게 안드로이드의 인터페이스에 실증을 느낄 것이다. 윈도우 모바일은 충분히 구글을 위협할만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



삼성과 구글의 갈등을 불러일으킨 매거진 UX, 삼성을 계속 유지할 것이고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보호하기 위해 계속 압박할 것이다. 서로 특허협약을 맺었더라도 삼성이 무조건 구글의 OS만 써야한다는 조항이 없다면, 윈도우 모바일의 점유율이 높아질 때 갈아타면 된다. 구글이 마냥 갑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명백히 현재는 삼성과 구글 그 누구가 갑의 위치에 있는지 모른다. 다만, 매거진 UX로부터 일어난 갈등이 아마도 모바일 시장에 큰 혁명을 주지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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