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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동호회에 가입을 주저하게 하는 이유

by 디런치 2024. 1. 15.

어느 커뮤니티나 그 기간이 오래되다보면 새로운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사람들은 그 권한을 잘 넘겨주며, 자신의 노하우를 잘 전달하거나 가르쳐주는 고문과 같은 역할을 해야 건강한 커뮤니티나 될 것입니다.

 

자전거 특히 로드사이클의 인기가 높아졌던 것이 꽤 오래전의 일입니다. 예전 정부들에서 국내 자전거도로 인프라 확장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였고, 국민생활건강과 환경보호 등의 이유로 자전거가 취미활동으로 부각된 것이 꽤 오래전 일입니다. 그래서 많은 동호회나 팀이 생겨났고, 이미 이 자전거 세계에 오랫동안 활동한 아마추어들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전거 판이 꽤 오랫동안 고여간다는 위기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지적해왔습니다. 이유는 이미 많은 동호회 내에는 상급자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고, 장비 또한 일반인이 구매하기 어려울 정도의 가격의 하이엔드 급들이 넘처나고 있는데, 정작 입문자들과 초보자들은 그 사이를 비짚고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 주요한 이유입니다.

 

모든 모임이 그러하듯, 살아남는 자만 살아남고, 큰맘 먹고 고가의 자전거를 구매해서 동호회에 들어갔지만, 자신의 수준의 모임은 없고, 저마다 실력이 좋은 사람들만 있기 때문에 적응하지 못하고, 혼자 타거나, 자전거를 접는 경우가 너무 많이 있습니다.

 

어떠한 모임이나 그 모임이 망해가는 징조가 있다고 합니다.

 

누구나 하이엔드 장비를 지른다.

배우려는 사람보다 가르치려는 사람이 더 많다.

전문가 및 고수들이 넘쳐난다.

상급자들의 실력경쟁이 모임의 주가 된다.

초보자들이 공감할 수 없는 콘텐츠가 늘어간다.

신인세력이 등장하기 어렵다.

입문자는 많으나 남아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비슷한 다른 카테고리의 산업으로 이주가 많다.

관련된 산업이 침체기이다.

팀보다는 각자도생으로 발전된다.

초보보다 장인을 더 추대한다.

떳새를 전통이란 이름으로 방관한다.

 

나라든, 기업이든, 단체이든, 클럽이든

쇠퇴의 전조 시그널이다.

 

이것을 자전거 동호회에 접목시키면 너무나도 딱 들어 맞습니다. 상급자만 넘쳐나고, 초보벙이라고 해놓고 중급이상의 라이딩을 하는 것은 이제 어느 동호회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나이가 많거나, 경력이 오래되거나, 잘타는 사람일 수록 동호회에서 인정받거나 우대받습니다. 이는 일반적인 사회라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사실 건전한 모임은 초보자들과 입문자들이 우대받고 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빠져나가는 사람과 들어오는 사람의 균형이 잘 맞아 좋은 모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임 전체를 고려하거나, 대한민국 속 자전거 문화에 대해 책임있게 역할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적고, 자신의 운동이 중요하고, 자신의 실력과 자신의 장비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자전거 동호회를 보면서, 왜 자전거 동호회들이 갈수록 쇠퇴하고, 길게 유지되지 못하는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라니라고 눈총을 받는 라이더들이 많고, 그렇게 자전거 동호회 속에서도 병렬주행이나, 신호위반, 수신호, 음주주행 등을 금지하는 캠페인들을 하더라도 사실 자전거 동호회에 들어가면, 여러저려 핑계를 대면서 병령주행이 더 안전하다고 하거나, 수신호는 핸들에서 손을 이탈시켜 위험하다고 하거나, 한잔정도의 음주는 괜찮다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옆에 자전거도로가 있음에도, 굳이 자동차 도로로 나와서 주행을 하거나, 자동차 사이를 비짚고 들어가 위험하게 라이딩을 하는 사람들, 자신들의 점유공간이 아님에도 어린이들도 많이 나오는 한강에서 로테이션을 돌면서 수십명의 사람들이 40km/h 속도로 떼뱅을 하면서 훈련을 하는 등 정말 하나하나 나열하기로 낯뜨거운 일들을 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자전거 동호회 문화입니다.

 

물론 모든 동호회가 그러한 것은 아닙니다.

 

특정 자전거 유튜버도 이러한 자전거 문화를 바르게 이끌어가기 위해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동호인들의 공감을 얻어내거나, 동호회 속에서도 이러한 자의식을 계속 관철하여 동호인들이 안전하고, 건전하게 라이딩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경우도 꽤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전거 동호회 가입을 주저하는 많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생각은 자전거 동호회 속 뿌리 깊게 내린 '텃새'문화일 것입니다. 이것을 자전거 동호인들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자전거 동호회 문화는 한국 사회에서 점차 소외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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