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 기업/기타

소니 바이오를 추모하며, 바이오의 제품들 살펴보기

by 디런치 2014. 2. 13.
소니 PC사업 매각으로 바이오(VAIO)가 이젠 일본 소니의 것이 아니게 되었다. 물론 이것이 소니의 몰락이 아니냐고 해석하는 전문가들이 많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PC사업은 더이상 IT시장에서 그리 매력적인 투자분야가 아니기에 오히려 시기적절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급격하게 IT시장이 모바일 시장으로 이전해 가는 상황에서 이미 국내 PC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삼성과 LG 역시 각각 PC사업의 방향성을 전환하거나 축소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대를 따라가려고 하고 있다. 따라서 모바일 시장에서 소니라는 브랜드자체가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이 낮고, 경영부진은 분명한 일이나, 다르게 해석하면 소니가 새로운 방향성을 가지고 과거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포부로 볼 필요가 있다. 소니의 바이오 PC사업은 지난 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PC시장에서 17%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였었다. 판매실적만 놓고 봤을 때는 이렇게 급박하게 PC사업을 접을 만한 이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도리어 소니의 다른 사업분야를 매각해도 소니는 충분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소니가 바이오를 매각한 것은 PC와 모바일에 분산되어 있는 자본과 인력을 이제 모바일시장에 집중하고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뜻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여하튼, 소니의 의도가 어떠하든, 소니는 필자의 기억속에는 학창시절 최고의 전자제품 브랜드였다. 중고등학교 시절만 하더라도 소니의 워크맨 등은 학생들 사이의 로망이었고, 간혹 돈 좀 있는 친구들 집에는 플레이스테이션이 있었는데, 당시 겜보이나 재믹스 정도만 경험했던 필자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었었다. 소니가 비록 외산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필자가 살아온 기억 저편에 고급브랜드로 추억이 남아있기에 소니 바이오를 추모(?)하며 어떠한 제품이 그동안 사랑을 받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소니 바이오를 추모하며...



VAIO PCV-90



소니 바이오의 첫번째 바이오 PC는 노트북이 아니었다. 1996년 최초 출시했던 소니 바이오는 데스트탑이었었다. 소니 PCV-90은 166MHz 프로세스에 16Mb램 그리고 2.1Gb 하드용량을 자랑했었다. 당시 네트워킹이 그리 큰 보급이 안된 시기에 28.8kbps 모뎀이 탑재되어 있었다. 당시 윈도우85의 3D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탑재(사진)했었다. 이것은 초보자를 위해 매우 유용한 기능이었다.



VAIO PCG-505



소니는 바로 다음해인 1997년 드디어 우리에게 익숙한 바이올렛 색상(바이오의 뜻)의 노트북을 출시한다. 당시 가격은 $2,000이었다. 물론 당시 노트북은 굉장히 고급제품으로 국내에서도 가격이 보통 200만원을 넘었었다. 소니의 첫번째 노트북인 PCG-505은 인텔 펜티엄 MMX 프로세스가 탑재되었고, 32MB의 램, 10.4인치 SVGA 스크린이었다. 당시 위의 노트북의 "슈퍼슬림"이라는 컨셉으로 출시되었고, 4개의 마그네슙 바디로 제조되었었다.



VAIO PCG-707



소니의 잔략상품인 PCG-707이 1997년에 출시했다. 노트북의 포터블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주변기기들이 분리되는 제품이었다. 자체적으로 CD-ROM과 TFT LCD 스크린, 그리고 인텔 펜티엄 MMX 프로세스를 탑재하고 있었다. 당시 기술에는 놀랍게도 베터리 유지 시간은 약 3시간이었다. 또한 추가 확장베터리가 출시되었으며 사실상 이 제품이 바이오 노트북을 이끌었던 제품이었다. 



VAIO C1 PICTUREBOOK



픽쳐북이라는 명칭을 가졌던 소니 바이오 C1 시리즈이다. 1998년에 출시되었던 이 제품은 노트북의 웹캠이 달렸던 첫 제품이었고, 이후 노트북 제조사들은 소니 바이오 C1에 착안하여 웹캠을 탑재하기도 하였다. 8.9인치 디스플레이에 0.27 메가픽셀 회전형 카메라가 탑재되었고 윈도우98이 설치되어 있었다.



VAIO MX SERIES



다음은 바이오 MX시리즈이다. 바이오의 데스크탑 모델이며, 2000년 밀레니엄 모델이다. 당시 소니는 음향제품에서 선두를 보였던 브랜드였기 때문 데스크탑 제품에 FM튜너와 MiniDisk 플레이어어가 탑재되었고, 엠프시스템도 함께 있었다. 특히 당시 쉽게 볼 수 없었던 데스크탑 전면에 LCD 디스플레이가 있었는데, 이것은 오디오기능에 관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알려주었었다. 사진에서 보듯이 하나의 오디오를 보듯, 리모컨까지 있던 올인원 미디어 PC였다.



VAIO LX SERIES



소니는 2000년 더욱더 실험적인 제품들을 출시하였다. LX 시리즈는 스타일러스 펜으로 모니터를 터치할 수 있었고, 이를 위해서 모니터가 65도 틸트되는 기능도 있었다. 최근 키보드에서 볼 수 있었던 팜레스트와 키보드 커버까지 함께 있었다. 당시 빌게이츠가 공개한 윈도우 XP  타블렛PC 버전이 공개되기도 전에 타블렛 PC가 출시되었던 것이다. 



VAIO W ALL-IN-ONE



바이오 W 시리즈는 현대적 감각을 세운 일체형 PC였다. 2002년에 출시된 W 시리즈는 PC에 TV 기능을 추가했던 제품이었다. 15.3인치 PC에 TV튜너가 탑재되어 있었다. 키보다는 폴딩이 되어 경첩형식으로 접혀졌다. 이 모델은 전략적으로 마이크소프트의 윈도우 XP Media Center Edition 전략 모델이었다. 당시 윈도우 이 버전은 미디어 기능을 강화했었다.



VAIO U SERIES



바이오U시리즈는 2002년에 출시되었었다. 이 모델의 특징은 포터블 DVD 플레이어처럼 생겼다는 것이다. 이 모델은 인텔 셀러론 모델이 출시되기 전에 Transmete Crusoe 프로세스로 탑재되어 출시되었다. 당시에 이 제품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윈도우 XP가 돌아가는 모델이었다.



VAIO PCG-Z1



소니의 고가라인인 Z 시리즈는 인텔 센트리온 시대를 열었던 제품이었다. Wi-FI네트워크가 탑재되었고, 굉장히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상당히 인기가 있었던 제품이었다. 당시에는 잘 출시되지 않았던 14.1인치 1400 X 1050 디스플레이였다. 슬림노트북이기 때문에 추가 베터리를 지원했었는데 최대 7시간 구동 가능했다. 사실상 최초의 울트라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제품이었다.



VAIO X505



소니의 바이오 X505는 굉장히 인상적인 스펙을 가지고 2004년에 출시되었다. 두께도 가장 얇은 폭이 단지 0.38인치에 불과했다. 인텔의 저전력 펜티엄 프로세스를 용했고, 키보드의 각 키가(아이솔레이티드 키보드) 분리되었던 첫번째 노트북이었다. 맥시코의 치클렛 껌과 비슷하게 생겨서 치클렛이라는 별명도 얻었었다. 당시 $3,000이었다.  애플의 맥북 에어가 공개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앞서갔던 제품이었다.



VAIO UX



소니가 U 시리즈를 발표한 이후 2년 뒤에 UX 시리즈가 출시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울트라 모바일 PC가 삼성과 함께 출시되면서 동시에 출시되었다. UX 모델은 슬라이드 형식의 키보다와 터치스크린, 인테 코어 2 솔로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4.5인치 디스플레이는 이 제품의 센터에 장착되어 있다. 자연스럽게 제품을 손으로 잡으면 다양한 키로 제품을 조작할 수 있었다. 이제품은 지문인식을 노트북에 접목시켰다.  



VAIO SZ



바이오 SZ는 가장 비싸고, 빠르고 최신의 프로세스, 디스플레이 기술과 지문인식까지 탑재되어 있던 고가라인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제품을 유명하게 한 것은 하이브리드 그래픽이었다. 유저들은 인텔 그래픽과 분리된 NVIDIA 의 지포스 GPU 그래픽을 전환 할 수 있었다. 베터리를 오래쓰기 위해서는 인텔을 게임을 위해서는 지포스를 사용하면 된다. 이후 많은 노트북 재품들이 이러한 기능을 사용했다. 



VAIO VA



PC에 TV 기능을 접목했던 많은 제품의 출시이후 소니는 2005년 위도우 미디어 센터 에디션과 함께 올인원 제품을 출시했다. TV 튜너 카드가 탑재되었었고, 20인치 디스플레이는 미디어 센터 PC들의 대안이 되었었다. 무엇보다 이 제품은 인텔 펜티엄 4 프로세스 3GHz와 1GB 램, 250Gb  하드 용량을 자랑했었다.



VAIO VGN-AR70B



소니가 블루레이 제품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소니는 블루레이가 탑재된 노트북을 2006년에 출시했다. 당시 가격이 $3,499 정도 였고, 노트북이 데스크탑을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1080 풀프레임의 17인치 디스플레이였다. 당시 인텔의 최신버전인 코어듀오 프로세스가 탑재되었었다. 블루레이 기능으로 인해 베터리는 1.5에서 3시간 정도 유지되었다. 당시 도시바가 2008년 HD DVD를 포기하면서 제조사들의 블루레이 전쟁이 시작되었었다. 



VAIO VA1



2006년 당시 윈도우 미디어 센터 PC가 시장을 장악할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안고 있었던 시기에 소니는 또 다시 막강한 TV 튜너를 탑재한 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1680 X 1050 19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파워풀한 CPU와 대용량 하드드라이브 DVD 드라이까지 올인원 제품이었다.



VAIO P SERIES




소니 제품 가운데 가장 논란이 많이 되었던 P 시리즈가 2009년에 출시되었다. 울트라 포터블 노트북으로 사실상 굉장히 획기적인 상품이었다. 굉장히 고가모델이지만, 당시 무선인터넷이 활발하게 발달되고 있었기 때문에 휴대성을 강조한 모델로 8인치에 1600 X 768 디스플레이였다. 새로운 노트북의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인텔의 아톰 CPU가 탑재되어 퍼포먼스가 상당히 떨어졌었다. 포켓북을 이끌었던 제품이었고, 바지 뒷주머니에 들어간다는 컨셉으로 열심히 광고를 했지만, 사실살 실패한 모델이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할 때에는 이 제품의 컨셉을 높이 평가한다. 소니가 이 제품을 제조하기 앞서 조금더 머리를 굴렸으면 최초 스마트폰을 이끌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VAIO X SERIES



소니는 다시 실험적인 제품을 출시한다. 더 얇고 가벼ㄴ 노트북 X 시리즈를 발표했다. 단지 655 그램밖에 되지는 가벼운 베터리가 탑재되었다. 2009년 당시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노트북이었지만, 이 역시 아톰 프로세서를 사용했었다. 일부는 이 제품이 넷북을 최초로 이끌었던 제품으로 선정한다. 



VAIO Z SERIES



다시 Z 시리즈이다. 이전 Z 라인이 실험적인 모델이었다면 새롭게 출시된 Z 시리즈는 더욱 완숙해졌다. 그러나 애플의 맥북에어와 동시에 출시되면서 얇고 가벼운 노트북 시장에서 밀렸었었다. 13.1인치 풀 HD 미디어 디스플레이와 SSD 하드 최상의 CPU가 탑재되었었다. 그리고 썬더볼트라고 알고 있는 광학기술을 접목시킨 모델이었다. 추가 디스플레이와 블루레이 드라이브를 확장할 수 있는 독이 제공되었다.



MODERN VAIO




최근 몇달동안 출시된 소니의 제품들을 살펴보면 플립형식과 모니터 키보드 분리형식이다. 물론 이것은 타블렛 PC와 모바일 시장이 확장되면서 대안적으로 출시되었던 모델이다. 그러나 이와 비슷한 제품들이 다양한 제조사에서 출시되었지만, 타블렛 PC에 비해서 불편하다는 평가로 유저들에게 외면당했었다.



소니의 제품들 살펴보았다. 초기모델부터 비교적 최근 모델까지 소니는 노트북 시장을 가장 선두에서 개척했던 브랜드였다. 컴퓨터라는 딱딱하고 건조한 제품에 음향과 네트워크, TV 등 다양한 제품과 조화를 이루려고 했었던 소니는 현재의 스마트기기 개발에 디딤돌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니 바이오의 제품들이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지만, 소니 바이오가 현재 IT시장에게 주는 교훈이 있다. 시대의 혁신이었고 세계에 센세이션을 이끌었던 브랜드와 제품이라고 할지라도 전쟁터와 같은 IT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욱더 큰 혁신과 소비자들의 마음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니 바이오는 시대가 생각해 낼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해내며 혁신을 이끌었던 브랜드였다. 그러나 늘 PC라는 틀 안에서만 놀았다. 앞서 언급했듯이 만약 소니가 포켓북이라고 불렸던 P시리즈를 성공했다면 아마 현재 소니가 세계시장을 호령했을 것이다. P 시리즈가 갖는 상징성이 있다. 네트워크와 포터블, 그리고 포켓에 들어간다는 것은 현재의 스마트폰과 오버랩된다. 특히 7인치대의 타블렛PC와도 유사하다. 다시말하지만, 아이디어와 컨셉은 너무나도 좋았다. 그러나, 문제는 소니가 PC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 애플과 구글, 그리고 삼성은 PC 시장을 넘을 수 있는 제품에 발빠르게 대처했다. 그리고 현재 모바일 시장은 PC 시장을 아주 강력하게 위협하고 있는 제품군이다.


소니는 멋진 제품을 만들었지만, 주머니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제품이 아니라 진짜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제품을 만들었어야 했다. 너무 높은 해상도로 눈의 피로를 자극하고, 아톰 프로세서는 사용자들에게 크게 불편함을 주었다. 물론 당시에 그것이 소니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을 지라도 시장은 정말 냉혹했다. 


애플도 구글도 삼성도, 그리고 여러 IT기업들은 소니 바이오가 주는 교훈에 주목해야 한다. 모바일 시장이 아무리 상승한다고 할지라도 그 차세대 제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개발해야 할 것이다. 최근 주목받는 웨어러블 시장이 이제 스마트폰을 위협할 것이다. 그러기에 안주할 수 없다. 아무도 알 수 없다. 미래를...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