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회는 현재 어느때보다 권력중심의 언론장악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시기이다. 미국의 국가안보국 NAS와 관련된 일들이 사회적 이슈로 따오르면서 불법사찰은 물론 권력의 언론탄압에 대한 문제점을 새롭게 재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필자는 오늘 한 유명 테크관련 해외언론사의 기사를 접하던 중 삼성과 관련된 기사에 다시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 국내 언론사 대표가 삼성 그룹 간부들과 만난 뒤 자신의 언론사의 반삼성 기사를 삭제하고 사과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물론 삼성측에서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해당 언론사의 사장이 해명하는 과정에서 문자메시지는 사실로 인정되고 있고, 실제 문자메시지까지 캡쳐되어 이미 해외언론에서 소개가 되고 있었다. 국내언론은 물론 대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실추되어 있는 이러한 시점에서 매우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별히 미국이 그들 사회에서 이슈되는 권력언론통제와 삼성의 본토언론통제를 오버랩시킬 가능성이 있다. 



먼저 국내와 해외에 소개된 이 기사를 살펴보자. 전문에 따르면 "또 하나의 약속(김태윤 감독)"이라는 영화와 관련된 소식이다. 문제의 언론사는 지난 5일 이 영화가 기업들로부터 투자받지 못해서 출연 연예인들이 사비를 털어 상영회를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언론사의 대표가 삼성간부와 접촉 후 삭제를 지시했다. 그 기사는 18일에 삭제되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또 하나의 약속"은 삼성 반도체 직원이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사건을 다룬 영화로 고 황유미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분명 삼성이 이 영화에 대해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주제가 워낙 민감했기 때문에 기업투자를 받을 수 없었고, 출연했던 연예인들이 사비를 털어서 상영관을 잡을 지경이었다. 


해당 언론사의 대표는 삼성그룹의 한 간부에게 문자를 통해서 "어제 OOO님과 얘기해 보니 지난달 OOO에 '또하나의 가족'기사가 떠 서운했다고 하기에 돌아오는 즉시 경위를 알아봤고, 제 책임 하에 바로 삭제조치시켰습니다"라고 보냈다. 그러나 이 언론사 대표는 문자메시지 번호를 잘 못 선택하여 프레시안 등 일부 기자들에게 잘 못 전달시켰고 이 사실이 발각이 된 것이다. 




(프레시안이 공개한 문자 메시지)


그러나 더 문제가 된 것은 이를 해명하는 언론사이다. 언론사측이 해명한 바에 의하면, "보통 비슷한 기사를 여러 개 내보내면 언론이 작정하고 '조지기'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또 하나의 약속'에 대한 긍정 보도가 여러 번 나간 건 삼성 측을 조지려고 한게 아니라 단순 착오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해명하기 위해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프레시안참조 - 원문기사보기). 


이를 바꾸어 생각해보면 언론사가 '또 하나의 약속'에 대한 긍정보도를 사전에 막고 있었고 그것을 막지 못해 잘못 보도되었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결국 해당 언론사가 삼성편향적으로 기사를 제한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또한 더 문제가 된 발언은 빨간줄로 표시한 "서운했다고 하기에"라는 표현이다. 즉, 중복기사를 삭제했다는 해명이 설득력을 잃는 것은 "삭제조치"의 원인이 명확히 "(삼성간부가) 서운했다"에 있다고 문자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사건을 보도하는 프레시안은 해당 언론사의 (삭제된 기사 외의) '또 하나의 약속'에 대한 기사는 주로 "철저하게 선동 작업준비를 마치 영화"라는 등의 부정적인 평가의 보도만을 했다고 밝혔다.




국내언론의 반응은 일단 이 기사가 지난 19일에 밝혀졌지만, 현재 이틀이 지난 지금, 상당히 논란의 소지가 있음에도 몇몇 언론사들이 보도했을 뿐, 대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이다. 사실 언론의 성격상 광고수주를 위해서 예민한 기사이기에 회피할 수 있었다고 치부하더라도 해외에서까지 기사화가 되었기에 어떻게 이 사건이 소개가 되고 있으며 반응은 어떠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일단 이 기사는 The Verge(www.theverge.com)의 테크(Tech) 메뉴에 헤드라인 기사로 떴다. 이 언론에서는 지난 가디언의 지난기사를 인용하면서 삼성의 반도체 200명의 직원이 화학적 노출에 시달려 병을 얻고 있지만, 몇몇 직원만이 보상을 받을 뿐이라고 지적하였다. 또한 삼성이 대한민국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지역 언론은(local media) 복합기업체(삼성)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기사를 부단히 막으려고(resist) 한다고 밝혔다. 또한 2010년 삼성회장 이건희에 대한 비판적인 책을 쓰려고 했을 때, 주요한 출판사들은 그것을 거부했으며 한국의 출판사들이 대기업가 좋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그랬다고 밝혔다. 삼성의 언론장악력과 영향력에 대해 비판적으로 서술했다.


기사의 내용을 살펴보면, 국내에서 보도되었던 내용과 유사하지만, 이를 조금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내기 위해 대한민국 내의 삼성의 권력에 대한 내용을 포함했고, 국내 언론사와 출판사들이 삼성의 영향력에 눌려있다고 표현했다. 일반적으로 객관성을 위해서 최대한 이에 대한 의견을 기술하지 않았기 때문에 댓글을 살펴봤다.



대체로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부터 삼성의 스마트폰 갤럭시와 관련되 댓글들이 주류를 이룬다. 먼저 잘못보내졌다는 메시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진 댓글과 삼성이 그러한 일을 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Samsung would never do such a thing)라는 삼성을 옹호하는 댓글도 보이지만, 대체로 삼성의 이와같은 언론장악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의 언론장악을 잘 알고 있다는 댓글(This is not a surprising news. Korean people already knew)부터 삼성을 "마피아(mafia)", "악마(evil)", "악명높은(notorious)" 등의 과격한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삼성의 기업이미지를 넘어서 삼성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들도 있는데 갤럭시 S5가 출시되면 다 무마될 것(Don’t worry. This will soon be buried once the SGS5 is out.)이라고 논란과 상관없이 제품의 기대를 가지는 사람들도 있고, 삼성이 안드로이드폰을 다 망치고 있으며(If you love Android, don’t buy Samsung), 밝혀진 것은 빙산의 일각(This is the tip of the iceberg)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여하튼, 외신의 기사와 댓글을 쭉 보면서 삼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굉장히 날카롭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무엇보다 The Verge의 기사와 댓글반응에 "South Korea"가 자주 등장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 일부 댓글에는 "북한(North Korea)"까지 언급되고 있다. 반응을 보면 대한민국 사회에서 삼성의 권력이 상당한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세계인들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더불어 국내에서 삼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국내 못지않게, 해외에서도 삼성에 대한 제품부터 마케팅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한국은 물론 미국역시 거대자본주의사회이기 때문에 대기업의 언론장악력이 사회적문제로 계속 지적되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기사원문) 국제 언론자유에 관하여 전 세계에서 한국은 57위(작년해보다 7단계 하락), 미국은 46위를 기록했다. 국언론의 특징은 소유집중이다. 20개의 그룹이 전체 신문 발행부수의 80%를 점유하고 있어서 슈퍼마켓 저널리즘(Supermarket Journalism)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지나치게 획일적이고 지나치게 백인 중심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사람들은 세계가 미국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국 이외의 국제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틀을 조금씩 벗기는 것이 IT산업의 발전이었다. 삼성 등 다양한 해외기업들이 미국에 진출하고 자기들만의 리그에서 해외기업의 활동을 매우 매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에드워드 스노든와 브래들리 매닝)


그러나 미국은 현재 언론장악에 대해 그 어느때보다 예민해 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46위라는 낮은 언론자유순위(지난해보다 13위 하락)를 받은 것은 최근 있었던 브래들리 매닝와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사건 때문이다. 이를 조사한 RSF는 미국이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인 정보 수집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을 추격하고,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에 기밀 자료를 넘긴 브래들리 매닝 전 미군 일병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고 이에 대한 사건은 은폐, 축소시키려는 언론통제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힌다.


국가권력이 시민과 언론의 입을 틀어 막으려고 했다는 여론이 확산되어 있는 지금, 미국사회는 권력의 언론장악과 언론자유탄압에 대해 상당히 예민해져 있다. 또한 하버트 러나 촘스키 같은 미국언론 비판에 대한 상징적인 인물이 존재하고 그 가치를 인정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현실은 그와 다를지라도 권력의 언론장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근거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삼성의 본토언론통제 사건이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역시 당연할 것이다. 일단 해당 언론사가 문자메시지 자체가 조작된 것이 아니라 보낸 것이 맞다고 인정했기 때문에(내용을 해명), 이것을 해석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겠지만, 이러한 기사가 해외까지 퍼지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유감이다. 또한 결과적으로 "또 하나의 약속"이 예민한 사안이라 기업들의 투자를 받지 못해 출연자들이 모금을 해야하는 상황을 보면, 확실히 삼성권력에 대한 The Verge의 기사가 어느정도 인정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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