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기어 후속 OS가 타이젠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USA Today에서는 삼성이 다음 주 언팩 5 MWC 2014에서 공개할 갤럭시 기어2의 운영체제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아니라 타이젠이라고 기사를 내보냈다.
물론 삼성이 갤럭시 기어2에 타이젠OS를 진짜 적용시킬지는 출시가 되어봐야 알겠지만, 현재 삼성의 정황을 고려해 봤을 때에는 굉장히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이 든다. 삼성의 입장에서 구글은 굉장히 좋은 파트너이자 장애물이다. 특히 그동안 삼성과 구글이 아주 좋은 관계를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이 둘의 관계는 심상치 않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인 키킷부터 삼성을 비롯한 여러 제조사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예컨데, 제조사들이 신제품을 출시할 경우에는 반드시 최신 안드로이드 OS를 설치할 것, GMS(구글 모바일 서비스) 라이센스 수수료를 내지 않으면 구글 서비스(구글 맵, 지메일 크롬 등)을 지원하지 않을 것, 크롬 브라우저에도 사용료를 받을 것 등이다. 물론 이 모든 구글의 정책은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보존하려는 것에서 시작한다(참조 : http://namedia.tistory.com/41). 그러나 구글이 제조사와의 관계성 속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그들의 개방성을 상당부분을 퇴보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삼성도 마냥 구글의 우산아래 있을 수만을 없을 것이다. 특히 삼성은 제조사로서는 명성이 높지만, 자체OS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은 바다OS를 시작으로 모바일OS 개발을 시도하였고, 구글이 매우 불편해 함을 느끼고 있음에도 타이젠OS 사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타이젠에 대한 시장 가치가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 이 사업에 합류했던 여러기업들이 탈퇴를 하고 시장에 간간히 공개된 타이젠의 인터페이스가 워낙 안드로이드와 비슷하여서 바다OS처럼 곧 개발이 중단될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그럼에도 삼성은 끝까지 타이젠OS를 지켰고, 구글이 본격적으로 압박해오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카드로 쓰려고 한다.
삼성의 갤럭시 기어 후속작과 타이젠 OS의 새로운 HTML5 버전은 이 달 말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MWC(Mobile World Congress)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갤럭시 기어2가 타이젠 OS를 적용한다는 것을 아직 삼성이 공식화하고 있지 않지만, 삼성전자는 부정하지 않는다. 현재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삼성 관계자는 "타이젠을 제품에 적용하더라도 구글과의 협력은 계속 이루어질 것(원문보기)"이라고 답했다. 즉, 질문을 거부하지 않고 있으며, 동시에 타이젠 탑재로 예민해질 구글을 고려한 답변을 한 것으로 보아 갤럭시 기어2의 타이젠 탑재의 가능성이 높다.
갤럭시 기어의 처녀작은 작년(2013년)에 출시되었고 스마트워치 전용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하고 있었다. 사실상 스마트워치가 아직 시장에서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삼성도 스마트폰 마켓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하는 것이 유리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스마트워치는 독립된 기기가 아니라 스마트폰과 연동되어야 그 활동폭이 넓어지는 제품인 만큼 안드로인드폰을 대부분 출시한 삼성은 안드로이드OS 선택이 더 합리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돌연듯 삼성은 OS를 교체했다. 이것은 많은 것을 상징한다.
닫혀진 오픈소스 프로젝트
열려진 오픈소스 프로젝트
먼저 앞서 언급했듯이, 삼성의 타이젠 선택은 계속해서 세력이 확장되고 힘이 강해지는 구글을 견제하고 최근 일어난 구글의 압력으로부터 자율성을 보장받겠다는 뜻이다. 이미 스마트워치 중 60%가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하고 있지만, 일부 개발자들과 하드웨어 제조사들 사이에서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용될 새 안드로이드OS에 대해 우려가 깊다. 이들은 기존 안드로이드OS가 시작했을 때보다 스마트워치 OS의 소스 수정의 개방성에 많은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스마트폰OS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많은 제약을 걸고 있는 구글이 비교적 시발단계인 웨어러블 OS에는 더 큰 제약을 걸어 묶어둘 가능성이 많다.
삼성의 입장에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험한 구글의 태도를 웨어러블 시장에서 다시 겪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웨어러블 시장은 생각보다 아직은 무궁무진한 시장이다. 따라서 삼성은 그들 스스로의 웨어러블 OS을 가짐으로서 새롭게 개시되는 분야에 더욱더 자유롭게 기술을 개발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
사실 모바일 시장이 독점화로 가고 있는 것은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좋을 것이 없다. 구글의 초기 사업모델이었던 개방성은 많은 기업들과의 공생관계를 통해 수익을 분배하겠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었다. 기업들인 정책을 바꾸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구글이 안드로이드OS의 개방서을 버리고 IAP정책을 적용하여 자사의 수익을 극대화 하려는 모습은 결국 소비자들의 혜택을 제한하겠다는 듯이다.
타이젠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초기모델이었던 개방성을 다시 괄목하게 한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계속해서 비우는 구글과 반해 타이젠의 가장 큰 특징은 여전히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오픈 소스로 개발을 진행시키고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타이젠 개발에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어느정도의 조건이 채워지면 그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오픈 소스 프로젝트는 더 많은 지적재산들이 융합되어 더 나은 기술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웨어러블 시장은 아직 개척중인 시장이기 때문에 기존의 스마트폰에 준한 기술력과 지식으로 대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들이 많다. 많은 지식들이 모여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안드로이드 OS가 완전히 스마트폰 시장에 정착되어 있기 때문에 구글의 웨어러블OS는 철저하게 아드로이드OS에 맞추어져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 점 역시 구글의 개발구조가 폐쇄성으로 치우칠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글의 개방성과 무료는 구글 안드로이드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고 애플과 경쟁하는 입장에서 매우 유리한 위치를 점유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하지만, 이것은 사용자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IT시장 전체에 지대한 활기를 불어넣어주었다고 평가된다. 그런데 그러한 구글의 모델이 점차 사라지는 시점에 타이젠은 또 다시 IT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좋은 오픈 소스의 역할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을 넘지 못하는 스마트워치
가장 큰 장애물은 안드로이드OS
물론 구글의 단호한 태도만으로 타이젠을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먼저 해외 외신들을 기사들을 중점으로 삼성이 타이젠을 선택한 이유를 살펴보자.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의 갤럭시 기어를 실패작으로 기사를 내보냈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판매량이 실망스러운 수준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약 5만대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첫 출시작이었다는 것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회피하게 했지만, 삼성이 갤럭시 기어1은 마케팅 비용으로 상당한 액수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매우 미미했다는 것은 사실상 실패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윌스트리트저널 원문기사보기)
삼성 갤럭시 기어의 실패 이유를 두고 여러 예측이 있지만, 미국 경제신문지 포브스는 삼성이 새로운 스마트기기를 세상에 알리는데 성공은 했지만, 갤럭시 기어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주지 못했다고 지적하였다. 스마트워치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스마트폰 악세사리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다. 포보스의 이러한 인사이트를 고려하고 생각해본다면, 확실히 스마트워치의 OS가 안드로이드라는 점은 스마트폰과의 호환성을 높이겠지만, 결국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묶어 두는 역할을 할 것이다.
(포보스 원문기사보기)
특히 구글의 입장에서 안드로이드OS가 강력한 주무기이고, 스마트워치OS의 경우 아직 큰 성과를 보이고 있지 못하다. 이미 안드로이드 점유율을 높인 구글은 스마트워치의 독립성이 확립이 된다면, 스마트폰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안드로이드OS의 안정적 보존을 위해서 스마트워치OS를 하위에 두고 발전시킬 것이다. PC OS로 세계무대를 호령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가 모바일OS에 밀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은 스마트워치OS가 스마트폰OS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일변의 해답을 준다. 물론 구글이 스마트워치 OS를 성공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제조사가 개발자들이 구글의 폐쇄적 정책으로의 전환을 곱게 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영역에서는 새로운 파트너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애플 역시도 모든 스마트 디바이스의 OS와 PC OS의 호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한다. 분명 이 점은 소비자들에게 매우 큰 편의를 제공하겠지만, 스마트워치의 경우는 포보스의 지적처럼 그 독립성을 인정받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단순한 악세사리로 존재할 뿐 그것을 구입해야할 마땅한 이유를 마련하지 못할 것이다. 아직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의 악세사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은 The Verge를 비롯한 테크관련 해외언론사들이 계속해서 지적했다(원문보기). 따라서 타이젠은 스마트워치의 독립성을 확립하고 새로운 기술개발을 박찰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다.
물론 갤럭시 기어2에 타이젠이 탑재되었다는 것은 삼성이 스마트워치 분야에서 더 할일이 많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스마트폰보다 스마트워치는 아직 개발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이미 기술이 확립되어 있는 분야에서보다 이제 시작하는 분야에서 새 OS를 적용시키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다. 또한 안드로이드나 iOS에 진부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타이젠은 스마트워치에 새로운 옷을 입혀 소비자들의 관심을 더욱 끌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이며, 스마트워치가 단순히 기존 스마트기기의 한 종류가 아니라 새로운 디바이스라는 점을 강조하는 효과를 보일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효과는 기존 OS를 벗어나 스마트폰의 악세사리라는 평가를 극복하고 스마트워치의 독립성을 확립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타이젠 HTML5가 가지고 있는 강점
잠재된 개발자들을 깨우다.
그러나 무엇보다 타이젠이 스마트워치의 독립성 확립에 지대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새로운 개발자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최적의 OS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기존 제품들에서 보지 못하는 앱들이 새롭게 개발될 가능성이 많다.
갤럭시 기어에 사용될 타이젠OS는 HTML5 버전이다. HTML5는 "Hyper Text Markup Language 5"의 약자로 기존 웹 문서 제작을 위한 표준 프로그래밍 언어 HTML의 최신 버전이다. 특징이라고 한다면, 엑티브X나 플래시가 없어도 동영상 재생이나 그래픽 효과들을 구현하는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호환성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밥 무라이는 HTML은 모두를 위한 유일한 크로스플랫폼이라고 언급했었다. 어느 기기에서나 같은 화면으로 보여지고 이는 개발자나 사용자 모두에게 큰 편의를 제공한다.
삼성이 타이젠의 HTML5 버전을 사용하여 갤럭시 기어를 출시하겠다는 것은 웹 개발자들을 더욱더 끌어모으겠다는 뜻이다. 새로운 모바일OS가 좋은 기술력으로 개발되어도 결국 사용자들 입장에서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앱이 제한되어 있다면 결국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블랙베리 림 역시도 그러했고, 윈도우 모바일도 앱의 숫자가 적다는 점이 큰 단점으로 지적된다. 사실 개발자들의 입장에서도 사용자들이 몰리는 OS에 앱을 개발해 수익이 높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HTML5의 타이젠은 충분히 잠재된 개발자들을 불러모을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타이젠의 플렛폼은 웹 기반인 HTML5이다. 즉, 앱개발자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웹개발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타이젠 앱 개발로 전향할 가능성이 많다. 물론 웹서비스를 고스란히 앱으로 바꿀 순 없다고 하더라도 타이젠은 웹개발자들을 앱개발로 유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더불어 HTML5 기술력을 이용하면 다른 플랫폼의 포팅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 개발자들을 불러 모으기에도 유용하다(이미 HTML5 앱을 다른 플랫폼 앱으로 변환해주는 기술을 타이젠 개발사인 Intel이 가지고 있음). 결국 아직 다양한 스마트워치 앱들이 개발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도리어 타이제OS의 앱들이 수적으로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많다.
분명 타이젠을 입고 나타난 삼성의 갤럭시 기어는 굉장한 특수성을 수반하게 될 것이다. iOS나 안드로이드OS에 진부함을 느끼는 많은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더욱이 아직 스마트워치 산업은 더욱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웨어러블 시장은 스마트폰 시장까지도 위협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삼성이 갤럭시 기어 2에 타이젠을 탑재를 선택했다면 아주 큰 모험이 아니라 베스트를 선택한 것이라고 평하고 싶다.
그동안 구글의 사업전략이 독점을 향해가고 있었을 지라도 그것이 용인되었던 것은 바로 "독점 후 분배" 모델이 강하게 어필되었기 때문이다. 즉, 독점 후 이윤을 고르게 분배하여 이익을 나누고 더 혁신적인 분야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상적 모델이 실패하는 이유는 결국 그들 스스로를 경계하고 규정할 수 있는 자구책이 없다는 것이다. 시장은 새로운 디바이스 영역을 향해 계속 열리고 있는데 구글의 이러한 태도는 결국 구글의 혁신에 큰 장애물이 될 것이다.
구글의 태도변화로 모바일 시장에 개방성이 상실된 지금 타이젠은 새로운 분위기 전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워치의 존재감이 미미한 지금 스마트워치에 새로운 옷을 입히고, 많은 기업들과 더 많은 개발자들에게 새롭게 기회를 주며 잠재되어 있던 기술자까지 깨울 수 있다. 특히 웨어러블 시장은 이제 초기이다. 앞으로 가능성이 풍부한 만큼, 새술을 새부대에 담는 것이 잘 통한다면 삼성에게 아주 큰 기회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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