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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삼성

삼성의 타이젠 전략이 애플을 이길 수 없는 이유

by 디런치 2014. 3. 12.

타이젠에 대한 무한 긍정론을 가지고 있는 비즈니스 인사이드(Business Insider)의 한 기사로 인해 타이젠에 대한 논쟁이 다시 시작되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애플이 삼성의 새로운 타이젠 전략을 두려워해야 하는 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으로 기사를 올렸고, 국내 언론은 이를 놓치지 않고 기사화 했다. 내용의 요지는 모바일영역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디바이스 영역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고 있는 삼성이 자사의 모든 제품에 타이젠OS를 장착한다면 타이젠의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필자 역시도 그동안 타이젠과 관련된 포스팅을 여러차례했었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타이젠 연합이 타이젠 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것과 삼성이 이번 2014 MWC에서 공개한 기어2에 타이젠을 탑재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현재 iOS와 안드로이드라는 두개의 모바일OS가 주도하고 있는 모바일시장에 세계 점유율 1위 삼성의 이름을 업고 나타난 타이젠은 이러한 독점구조를 깨트리고 소비자들에 더욱더 넓은 선택권을 줄 것이란 의도에서이다. 특히 타이젠은 웹기반의 HTML5를 베이스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앱개발자뿐만 아니라 웹개발자들에게도 모바일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이러한 의견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지만, 타이젠에 집중해서 본다면 확실히 타이젠에 대해 무한 긍정론을 주장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신종규 삼성전자 정보기술 부문장은 "(삼성은) 스마트폰을 포함, 삼성이 만든 모든 제품에 타이젠이 탑재되는 것을 보길 원한다"고 밝혔었다. 타이젠의 시장가치를 크게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사람들이 예측하듯 삼성이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헤쳐나가야할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왜 애플은 삼성의 새로운 타이젠 전략을 두려워해야 하는가"


(비즈니스 인사이드 원문기사보기)




새로운OS보다 새로운 컨텐츠를 원하는 시대


앞서 언급한 비즈니스인사이더의 기사를 작성한 Jim Edwards는 최근 시장조사기관인 comScore의 발표에 주목했다. 그는 이 조사기관에 결과에 준하여 이론적으로 만약 삼성의 모든 제품의 OS에 타이젠이 탑재될 경우 미국 모바일 시장의 25%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 타이젠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필자가 comScore의 기사를 확인해본 결과 이 발표에는 타이젠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으며 그의 주장은 삼성의 안드로이드 유저들이 고스란히 타이젠으로 갈아타야 나올 수 있는 수치이다. 즉, 자의적으로 확대해석되었다는 것이다(기사원문).


삼성은 현재 사물인터넷(IoT)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스마트TV는 물론 에어컨, 냉장고, 오디오 등 다양한 자사의 가전제품에 타이젠을 탑재하여 서로 호환성을 높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시키기 위해서 김현석 삼성전자 TV사업부장은 삼성이 스마트워치에 이어서 스마트TV에 타이젠을 탑재해 올 하반기에 출시할 것을 밝혔었다. 일단 명칭은 타이젠TV이다.


그러나 가전과 모바일은 분명 다르다. 조사에 의하면 스마트폰 유저들 가운데 50%이상은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1~2년이고, 최대 3년 안에 스마트폰을 새로 교체한다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만큼 신제품에 대한 보급율이 빠르고 전투적이라는 이야기이다. 그에 반해서 대표적으로 TV의 경우(삼성의 차기 타이젠OS제품이 TV이기에 일단 대표함), 미국과 유럽시장에서는 평균 6~7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 조사결과가 있었다. 길게는 10년 가까이 되는 경우도 있다. 즉, 갤럭시 사용자들이 TV를 새로 구입하기까지는 시간이 소비 된다는 말이며, 동시에 가전제품의 강점이 모바일os의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말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삼성이 TV를 지속적으로 개발해낸 유능한 제조사이고 애플은 TV 하나 만들어 본적도 없다고 비교한다. 이말은 사실이지만, TV의 순기능의 측면에서 봤을 때 삼성은 컨텐츠 미디어 사업에는 약하다. 말하자면, TV산업분야애서 삼성은 하드웨어에는 강하지만, 분명 컨텐츠와 어플리케이션에 있어서는 반드시 삼성이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국내의 경우를 예로 들면, 삼성과 LG가 스마트TV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스마트TV가 없어도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TV를 스마트TV로 변환시켜주는 일종의 셋탑박스들이 등장했었다. 기존의 TV통신사업자들은 물론 다음(DAUM TV+)에서도 비슷한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컨텐츠를 다량 확보하고 있는 TV사업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삼성과 LG는 스마트TV를 만들어 놓고서도 컨텐츠가 약해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애플TV)


삼성과 달리 애플과 구글은 이미 현재 북미시장에서 TV사업분야에서 컨텐츠쪽을 아주 강력히 공략하고 있다. 특히 애플TV의 시장확대는 급속히 빨라지고 있으며 애플은 삼성에 비해 미디어 컨텐츠 사업에 큰 영역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사용자들의 입장에서 유용한 컨텐츠를 제한된 OS와 브랜드로 누리는 것보다 자신들이 소유한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자유롭게 누리는 것을 더욱 선호할 것이다. 



(구글캐스트)


또한 사물인터넷의 전망이 매우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반드시 각 전자제품을 컴퓨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단적인 예로 구글캐스트를 들 수 있다. 구글은 모바일기기와의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서 TV를 교체하라고 하지 않는다. 아주 작은 USB처럼 생긴 기기를 TV의 HDMI 슬롯에 꽂아주면 와이파이를 통해서 모바일기기의 영상을 TV로 출력가능하다. 타이젠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모바일은 물론 가전제품의 선택의 폭까지 제한하고 새로 구입해야 하는 방법이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타이젠은 안드로이드 연합에 새로운 계파가 될 가능성


이번 비즈니스인사이드 기사에 따르면 애플은 단지 안드로이드만 대처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타이젠과도 경쟁해야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말을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러할까? 이 기사는 삼성과 애플을 비교하지만 실제적 점유율에서는 유저들의 안드로이드에서 타이젠으로의 이동할 것을 이야기한다. 이것은 타이젠이 iOS와 경쟁한다기 보다는 안드로이드와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 팬덤문화는 많이 고착화되어 있다. 특히 애플 유저들 가운데에는 애플의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팬층들이 많다. 그에 반해서 안드로이드를 선호하는 유저들은 여러 제조사들의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물론 삼성의 팬층 역시도 두텁지만, 현재의 삼성유저들 가운데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대한 팬심이 먼저인 경우가 있다. 즉, 삼성이 안드로이드에서 타이젠으로 갈아 탔을 때 안드로이드 유저들이 고스란히 타이젠으로 옮겨지지 않을 것이다. 또한 삼성이 타이젠OS로 시장을 공략했을지라도 애플유저를 끌어들이기보다는 안드로이드 유저들을 수평이동시키는 것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정치이야기를 쓰려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정당이 힘을 갖기 위해서는 결집력이 필요하다. 당내에 여러 계파들이 존재하면 확실히 힘이 약해진다. 그래서 국내 정당들도 당통합, 계파척결 등을 외치는 것이다. 삼성은 안드로이드 점유율을 높이는 일등공신이었기 때문에, 삼성의 일탈은 곧 안드로이드 연합체가 와해가 되어 구글과 삼성 모두에게 악영향으로 작용될 수 있다. 여기서 어부지리로 애플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도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특히 삼성의 입장에서 구글과 특허협약까지 맺었고 여전히 구글과 파트너관계를 유지해야하는 입장에서 무조건 타이젠을 밀고만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삼성이 구글과의 갈등을 피하고 타이젠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최대한 안드로이드 유저들의 수평이동을 막고 애플을 비롯한 다른 운영체제의 유저들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러나 삼성유저들 가운데 거의 대부분은 현재 안드로이드 유저이기도 하다. 삼성의 딜레마가 여기서 시작된다. 



완전히 구글과의 관계를 깨지 않는 한 타이젠을 모든 전자제품에 확대한다는 삼성의 의도는 실현되기 어려워 보인다.  물론 삼성의 앞선 발언처럼 장기적으로 삼성은 완전 탈 안드로이드를 꿈꾸고 있는 듯하지만, 북미시장에서 구글이 갖는 상징성이 대단하다. 세계시장에서 이방기업인 삼성이 구글에 뒤돌아서고 안드로이드를 버렸다는 오명을 쓸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구글로부터 강한 압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삼성의 딜레마, 높은 점유율에 반하는 낮은 영업이익


비즈니스인사이드의 Jim Edwards는 애플의 점유율을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반면, 삼성 제품의 점유율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점이 바로 삼성의 타이젠이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못을 박는다. 그러나 삼성의 점유율 상승은 곧 안드로이드 점유율의 상승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타이젠 전략으로 안드로이드 유저들을 고스란히 가져오지 않는다면 이러한 성장세를 삼성이 지속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필자가 여러번 지적했듯이 삼성의 경영전략의 핵심은 "점유율"에 있고, 애플의 경영전략의 핵심은 "영업이익"에 있다. 삼성은 지난 해 4분기 세계 모바일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했고 영업이익은 5조47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판매량에서 삼성에게 밀린 애플은 4분기 매출이 575억9000만 달라였고 영업이익은 131억 달라, 우리나라돈은 14조 1400억원이였다. 이는 삼성의 영업이익보다  무려 8조원 이상이 높은 수치이다. 


국내 언론이 삼성의 점유율 1위를 극찬하고 있을 때, 월스트리트 저널은 삼성전자의 마켓 가치가 거의 90억달라가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당연히 삼성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탓이기 때문이다. 삼성의 점유율이 높은 이유는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단연 저가 가격정책과 다양한 제품군 출시에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삼성의 경영방침은 결국 많은 점유율을 높인다고 할지라도 실속없는 장사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뜻한다.




(삼성전자의 브랜드가치 하락을 언급한 월스트리트저널 기사)


여기서 더욱더 삼성의 딜레마가 생겨난다. 삼성이 타이젠폰을 보급하기 위해서는 분명 다른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가격"이다. 지난 8일 시장조사전문기관인 닐슨(Nielsen survey)은 세계 58개국을 대상으로 남녀가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가장 고려하는 것을 조사했는데 남자와 여자 모두 "가격"으로 나왔다(원문기사보기). 이제 스마트폰의 기술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실속형 소비자들이 늘어감에 따라서 가격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기이다.


삼성이 타이젠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낮은 가격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이미 시장에서 삼성의 안드로이드폰의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안드로이드 소비자들을 이끌고 오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가격조건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애플의 고급화 전략과 맞서기 위해서도 가격적인 경쟁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은 결국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다시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뜻한다. 영업이익의 지속적인 감소는 투자자들의 이탈을 부추길 것이다.




모바일 활용도 높은 전자제품에는 오히려 약한 삼성


삼성전자의 한해 마캐팅 비용은 40억 달러이다. 이는 애플의 것보다 4배가 많은 액수이다. 최근 삼성은 자사의 제품을 선전하기 위해 소치올림픽 공식후원사로 참가하여 선수단 전원에게 갤노트3를 지급하는 등 강력한 마케팅을 펼쳤고, 최근 있었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사회자를 포섭하여 쇼셜계정에 PPL성 게시물을 올리는 등의 마케팅도 펼쳤다. 2014 MWC 이후 삼성은 다양한 방법으로 갤럭시S5를 선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신의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여러가지 이유에서이지만, 분명한 것은 삼성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안다는 것이다.


타이젠은 분명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늘리는데 굉장히 큰 공헌을 할 것이다. 그리고 백색가전 기술에 큰 노하우가 있는 삼성이 사물인터넷으로 타켓을 옮기고 타이젠OS의 확충을 이끌어 낼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삼성의 타이젠 전략이다. 그러나 삼성이 강한 냉장고나 에어컨 같은 전자제품을 스마트기기를 통해 무엇을 조작하고 무엇을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고 했을 때 소비자들은 그들이 굳이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조절하고 세팅하는 것보다 알아서 해주는 자동화시스템을 더 선호할 것이다. 


(애플의 카플레이와 구글의 네스트)


또한 삼성은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TV와 같은 대형가전에 강한지 모르겠지만, 모바일기기의 활용성을 놓고 봤을 때 조금더 활용도 높은 제품들에는 애플과 구글이 더 앞서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애플의 카플레이어, 구글의 냉난방조절기 네스트과 같은 보다 실용적인 전자분야에 삼성이 이름을 올리고 있지 못하다. 


특히 드론, 로봇 등과 같은 첨단기술의 실사용이 머지 않은 시점에 기존가전보다 더 혁신적인 제품에 모바일 호환성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구글은 이미 로봇사업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며 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엄밀히 말했을 때 가정용 전자제품에 강한 삼성에게도 약점이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번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순전히 비즈니스 인사이드의 "애플은 왜 삼성의 새로운 타이젠 전략을 두려워 해야하는 가?"라는 기사를 반박하기 위해서 포스팅을 시작했다. 타이젠이 상징하는 많은 가능성과 긍정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공격적인 타이젠마케팅은 애플을 위협하기보다 안드로이드를 위협할 수 있으며, 안드로이드 연합체를 와해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즉, 삼성이 가장 먼저 경쟁하고 넘어야 할 산은 구글의 안드로이드이고 애플은 그 다음이다. 삼성은 제조사로서 시장에 큰 어필을 했지만, OS로서는 이렇다할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삼성이 점유율 1위가 된 것이 독자적 노력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안드로이드라는 OS가 받혀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안드로이드 없이 삼성이 성공할 수 있을까? 타이젠이 실패할 것이라고 못박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이 헤쳐 나아가야할 길이 너무 멀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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