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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삼성

갤럭시S5 조기출시 속에 담겨진 삼성의 절대위기

by 디런치 2014. 3. 26.

삼성이 갤럭시S5를 국내 조기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4 MWC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5를 공개한 후 시장 반응이 부정적으로 나타나자 적지 않게 당황한 듯 보인다. 갤럭시S5가 공개되기 전까지만 해도 외신들을 비롯하여 국내언론에서도 이 제품에 대한 큰 관심이 있었다. 그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갤럭시S 시리즈는 해외에서 삼성 제품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었고, 그 어느때보다도 스마트폰 시장에 많은 변화의 바람이 일어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삼성의 플래그쉽 모델에 대한 관심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갤럭시S5가 공개된 후 지난 갤럭시S4와의 큰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한 소바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카메라 화소수가 높다지만, 그외 스펙은 지난 시즌의 모델과 큰 차이점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었고, 마치 상처용 밴드와 같은 타공모양의 뒷면 케이스는 다양한 패러디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특히 최근 스마트 업계에서 떠오르고 있는 건강관리기능 역시 심박센서 적용으로 어필하려고 했지만, 조금더 현실과 밀접한 기능 없이 손가락을 대고 심박을 체크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갤럭시S5처럼 많은 기대가 있었던 만큼 많은 실망도 얻었던 제품도 없었을 것이다. 삼성은 최후의 방법으로 출고가를 낮추는 등 위기관리에 나선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악재는 갤럭시S5뿐만이 아니었다. 작년까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웨어러블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것은 삼성이었다. 베터리를 비롯한 몇가지 난제가 있었지만, 당시, 현존했던 스마트워치 가운데에서는 삼성이 나름 현실감 있는 제품을 만들었었다. 따라서 갤럭시S5와 같이 공개될 삼성의 두번째 스마트워치에 대한 기대도 무척이나 컸다. 


하지만, 타이젠OS의 탑재를 시도한 것은 차치하고서라도(필자는 타이젠탑재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갤럭시 기어 후속작인 삼성 기어2는 시장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하고, 도리어 건강기능에 초점을 맞추 스마트밴드인 "기어 핏"만 주목을 받았다. 특히 기어2가 시중에 공개되기도 전에 구글의 스마트워치 OS인 안드로이드웨어 공개는 삼성의 스마트워치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었다.


이것이 올해 가장 주목받았던 삼성이 2014 MWC를 보낸 후 일반적인 상황이다. 사실 올 한 해는 삼성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한 해이다. 작년 4분기 영업실적이 예상보다 한참이나 모자랐고, 경쟁사인 애플보다 판매율이 높았음에도 영업이익은 8조 8천 400억원으로 애플보다 무려 10조가량이 낮았다(애플 18조 4900억). 그리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의 시장가치가 약 90억 달라, 한화로 9조원이 떨어졌다고 전망했다. 삼성으로서는 이를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올해를 맞이했다.


그러나 야심차게 준비했던 갤럭시S5의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고, 삼성에 대한 위기여론이 속속히 올라오고 있다. 따라서 삼성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최근 몇가지 특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조치가 과연 현실적인 것인지 한번 알아보고자 한다.








다급해진 삼성, 저가정책


구글이 모토로라를 레노버에게 매각함으로 레노버를 비롯한 다양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삼성의 점유율을 빼앗아가려고 하고 있고, 윈도우 노키아폰은 유럽시장에서 굉장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9-10월쯤 공개될 아이폰6는 디스플레이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사이즈로 아이폰을 지양했던 소비층이 아이폰으로 전향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으로서는 무엇을 해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우선 가장 먼저 보이는 전략은 제품의 가격을 내리거나 저가형 모델을 출시하는 방안이다. 최근 갤노트3 네오가 저가형으로 출시되었고, 이번에 출시될 갤럭시S5 역시도 가격이 지난 모델에 비해 소폭 내려갔다. 


물론 삼성이 갤럭시S5의 가격을 낮춘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기술력의 포화상태에 이른 스마트폰 업계에서 신기술을 주무기로 하지 못하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밖에 없다. 세계인들이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바로 "가격"이며, 중국시장에서 여전히 시장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이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더 낮은 가격경쟁력이 필요하다. 





▲ 중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삼성, 저가형 모델의 중국시장 진출을 대비해야한다. 


최근 노키아의 최초 안드로이드폰인 노키아X가 중국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4분만에 약1000만대가 모두 매진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저가형 모델이기 때문이다. 판매가격은 599위안, 한화로 약 10만원밖에 되지 않는 폰이다. 2014 MWC에서는 이 밖에 저가형 또는 보급형 모델의 공개가 잦았다. 앞으로는 중국시장의 저가형 모델의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중국내의 떠오르는 중국 토종의 스마트폰 브랜드와 이제 노키아, 저가 브랜드까지 치열한 결전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삼성으로서는 더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해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가격을 하락시킨다고 삼성의 위기가 극복되는 것은 아니다. 삼성의 저가정책은 고스란히 영업이익의 하락을 뜻한다. 말하자면, 작년 4분기 높은 판매율과 비례하지 못했던 낮은 영업이익의 전례가 다시 발생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삼성의 해외출고가가 국내보다 저렴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갤럭시노트3의 경우 원가가 25만원 정도하는데 북미시장에서는 국내보다 약 30만원이 저렴한 수준으로 출고가가 책정되었다. 보는 기준에 따라 국내 가격이 높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해외 가격을 낮추었다고도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이미 삼성은 해외에서 저가정책을 쓰고 있다는 말이다. 점유율보다 영업이익이 한참이나 모자란다는 것은 물건을 싸게 많이 팔았다는 의미이다. 


결국 삼성은 더 큰 수준으로 해외에서 저가정책을 쓸 가능성이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국내시장에서와의 출고가 격차는 더 벌어질 수도 있다. 이는 삼성의 글로벌 영업이익이 더 떨어지거나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안정적인 시장인 국내시장을 더욱 더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급해진 삼성, 마케팅비용 20% 삭감


삼성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다. 최근 있었던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시상식)에서 삼성은 공식후원사로서 약 2,000만 달러를 썼을 뿐만 아니라 진행자인 엘렌 드제너러스의 트윗사진을 만들기 위해 비공식적인 마케팅비를 사용했다는 것이 언론에 퍼졌다. 


삼성이 유명인사를 대동해서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국내 드라마에서 하나같이 주인공들은 삼성의 제품을 쓰기도 하지만, 지난 소치올림픽에 삼성은 선수단 전원에게 갤럭시노트3를 지급하기도 했고, 축구스타 베컴이나 테니스 스나 페레르 등에게 삼성제품을 지급하고 홍보해주기를 원했었다. 물론 실제 이들은 삼성제품이 아니라 아이폰을 사용하는 하는 모습이 발각되어 삼성의 마케팅방식에 대해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여하튼 삼성의 마케팅 전략을 상당한 예산을 쏟아붓는 방식이다. 삼성은 작년 마케팅 비용만 140억 달러, 한화로 15조원을 썼다. 경쟁사인 애플은 11억달러, 한화로 1조 2천억원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해 본다면 삼성은 지난해 어마어마한 액수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앞서 언급했지만, 삼성은 유명인사를 대동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그 유명인사는 삼성제품을 받아놓고서도 타사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트윗을 해서 들통이 난 경우가 몇번이나 있었다(참조기사보기). 또한 최근에는 삼성이 공식후원사로서 선수단들에게 소치올림픽에서는 개막실날 타사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지말것을 강요하거나 꼭 찍어야할 경우 로고를 가리라는 식의 규정을 안내했다는 것이 스웨덴 선수단으로부터 폭로되어 구설수에 오른적이 있었다(참조기사보기). 삼성의 마케팅방식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논쟁거리를 만들어 내는 등 삼성의 마케팅 전략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다.


유명한 행사라는 행사에는 많은 예산을 쏟아부어 공식후원사로서 참가하고 있는 삼성이지만, 긍정 효과와 더불어 상당한 반작용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삼성은 막대한 돈을 투자했지만, 고스란히 그것이 이윤으로 다가오지 않자, 결국 마케팅 비용 20%를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 위기관리 차원의 삼성전자의 재정긴축정책 - 아시아경제 기사원문보기


지난 21일 삼성전자는 마케팅 비용 20% 삭감은 물론 디바이스솔루션(DS), 소비자가저(CE), IT모바일(IM)의 비용 절감 대책에 돌입했다. 말하자면, 삼성은 예산삭감으로 위기관리에 나서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상 비상경영에 돌입했다라고 볼 수 있다. 과도한 마케팅과 지나친 프로모션은 현재의 삼성을 재정위기로 몰고 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마케팅 과다 비용의 결과에도 좋은 실적을 올리지 못했던 삼성으로서는 마케팅 비용의 삭감은 고스란히 판매부진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국내통신시장에서 대리점에게 주는 장려금이나 보조금 등이 삭감되어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고, 치열한 경쟁이 있는 북미시장에서 역시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급해진 삼성, 갤럭시S5 조기출시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듯, 갤럭시S5에 대한 평가와 실적이 올해 삼성전자의 평가와 실적을 결정지을 것이다. 갤럭시S5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삼성제품으로 삼성전자의 주력상품이다. 삼성이 갤럭시S 시리즈로 승부를 보지 못하면, 사실상 큰 실적을 올릴만한 제품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의 모바일 환경과 삼성의 마케팅으로 국내소비자들은 패블릿을 선호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패블릿은 7%의 점유율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삼성의 자체 브랜드 판매량 가운데에서도 노트 시리즈는 약 12%밖에 지나지 않는다. 그 만큼 삼성으로서는 갤럭시S5를 성공시켜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삼성전자가 내놓은 방안은 갤럭시S5의 조기출시이다. 오늘 국내언론은 삼성이 이르면 3월 27일경에 갤럭시S5를 출시할 것이라고 기사화했다. 이를 두고 SKT와의 협의틑 통해서 SK측이 강력하게 갤럭시S5 조기출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4월 4일부터 영업정지에 들어가는 SKT의 입장에서 1주일이라도 갤럭시S5를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SKT가 강력하게 요청했다는 것의 사실여부를 떠나서 보조금 혜택 자체가 억제되어 있는 현 시점에서 SKT가 과연 1주일 동안 갤럭시S5의 판매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할까? 더욱이 마치 삼성이 팬택을 배려하여 조기출시하는 것처럼 미화했는데, 사실 다급해진 쪽은 SKT라기 보다는 삼성쪽이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추정 실적 평균치는 매출 54조 3826억 원이고 영업이익은 8조 4755억원이다(기사원문 보기). 말하자면, 작년 4분기 영업이익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46%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으로서는 어닝쇼크(earning shock)를 올해 1분에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 작년의 어닝쇼크를 올해 1분기에 극복해야 하는 삼성  


작년 4분기에 어닝쇼크를 받은 삼성으로서는 올해 1분기에 작년의 실적을 보충할 어닝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올해 2분기 출시예정인 갤럭시S5를 3월 말에 앞당겨 최소한의 어닝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쪽은 바로 삼성이다. 만약 계속되는 어닝쇼크를 해결하지 못하면 삼성의 브랜드가치는 국제적으로 더욱더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갤럭시S5, 다급해진 삼성을 구원할까?


현재 삼성은 그 어느때보다 위기를 겪고 있다. 그 위기를 구출해줄 유일한 구원투수는 갤럭시S5 밖에 없다. 올해를 시작하면서 삼성은 분명 갤럭시S5에 대해 큰 기대를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5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물론 실제로 제품을 열어봐야 시장의 반응을 알 수 있다지만, 현재 국내 통신사 영업정지는 물론, 중국의 노키아X의 돌풍, 2014 MWC 이후 삼성에 대한 비관 여론들은 충분히 삼성의 위기를 설명한다.


삼성 스스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자신들은 늘 위기였다고 말한다. 그만큼 치열한 곳에서 삼성은 늘 위기였다. 따라서 지금의 상황도 그저 평범한 과정이라 생각될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행보는 뭔가 많이 달라 보인다갤럭시S5의 가격을 소폭이지만 낮추었고, 마케팅 비용 20%를 삭감하는등 긴축재정정책에 들어갔으며, 어닝쇼크를 감소시키기 위해서 갤럭시S5의 국내출시일을 앞당겼다. 과연 이번에도 삼성의 전략은 통할까? 


그것은 몇달이 지나면 알게 되겠지만, 결국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나 술수보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는 교훈을 주고 있는 듯 하다. 삼성으로서도 고민이 많겠지만, 갤럭시S5가 조금더 매력적으로 나왔으면 이러한 위기를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었을텐데 참으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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