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5가 드디어 출시되었다. 그러나 출시 초반부터 삐걱대는 모습이 보인다. 애시당초 갤럭시S5는 4월초에 출시되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몇일 전부터 삼성전자와 SKT가 서로 협의 하에 갤럭시S5를 조기 출시할 것이라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필자도 이와 관련된 포스팅을 작성하였지만, 조기출시와 관련되어서 다양한 해석이 일어나고 있고, 갤럭시S5의 판매율을 높이기 위하여 양사가 서로 합의 하에 조기출시가 결정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미 기사가 나간지 꽤 오랜시간이 흘렀음에도 삼성전자 측은 다음날이 되어서야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신종균 삼성전자 정보모바일부분 사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로비에서 SKT와 갤럭시S5의 조기출시에 대해서 협의한 바가 없다고 부인하고 나선것이다. 많은 언론에서도 갤럭시S5의 조기출시는 삼성전자로서도 꺼낼 수 밖에 없는 카드라는 평을 내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 사장의 이와 같은 반응은 전날 보도된 갤럭시S5의 조기출시에 대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신 사장의 이와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여러 여론들은 갤럭시S5가 조기 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했다. 언론들은 갤럭시S5 조기출시에 대해서 합의 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필자의 지난번 포스팅에서 작성했지만, 갤럭시S5의 조기출시는 삼성의 입장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는 궁여지책이다. 왜냐하면,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높이고 영업이익을 높일 수 있는 제품은 사실상 갤럭시S5밖에 없다. 그럼에도 갤럭시S5의 공개이후 이 제품에 대한 부정 여론이 높았기 때문에 조기출시하여 시장에서 승부를 보고 삼성의 다음 무기인 갤럭시 노트4를 서둘러 출시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작년 4분기 어닝쇼크를 얻었던 삼성으로서 올해 1분기 계속되는 어닝쇼크가 예상됨으로 1분기가 마감되는 3월말 전게 갤럭시S5를 출시함으로 어닝을 보충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참조기사 보기)
갤럭시S5를 HTC One 공개에 빗겨서 출시해야하는 삼성
여기에 한가지 이유가 더 붙여졌는데 그것은 HTC One(m8)이 공개되었다는 것이다. 정말 절묘하게 그동안 루머로만 돌았던 HTC One 공개 전날 삼성전자의 갤럭시S5 조기출시 기사가 나왔고 HTC One가 공개되자마자 국내에서 먼저 갤럭시S5가 출시되었다. 사실 그동안 갤럭시S5와 함께 올해 가장 치열하게 경쟁할 모델로 외신들은 HTC One를 꼽았다. 삼성전자로서는 HTC One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HTC One 공개 전 갤럭시S5를 출시해야 할 이유가 삼성전자에게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과연 삼성전자가 HTC One를 의식해서 갤럭시S5를 조기출시했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HTC One의 공개는 삼성에게 불리하다. HTC One가 공개된 지금, 많은 언론들은 HTC One와 갤럭시S5의 스펙부터 논하기 시작하고 과연 어느 모델이 우세할것인지까지 점치고 있다. 아주 공신력있는 포브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5보다 HTC One의 우세를 기사화했으며 소비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두배이상을 오버할 정도로 HTC One가 앞도적으로 앞섰다.
결론적으로 갤럭시S5의 시장반응이 별로 긍정적이지 못한 시점에서 삼성전자가 만약 4월로 갤럭시S5 출시를 미루면 아직 공개되지 않은 두제품에 대한 더 많은 비교여론이 일어날 것이고, 이미 스펙에서 우위를 보이고 HTC One가 공개가 되면 삼성은 불리해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5를 먼저시장에 선을 보인다면, HTC One와의 출시일 격차를 늘림으로 갤럭시S5의 소비자를 먼저 확보할 수 있다.
씨넷은 HTC One의 공개와 함께 재미있는 기사를 내보냈다. 그동안 "스마트폰 전쟁에서 HTC는 계속 지고 있냐?"라는 제목의 기사이다. 기사의 내용을 간단하게 추리면 애플과 삼성은 상당한 마케팅비용을 시장에 지불하지만, HTC의 마케팅비용은 삼성에 비해 약 5분의 1 수준이다. 삼성의 마케팅비용이 상당한 것이기도 하지만, HTC는 상대적으로 마케팅을 위한 재정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제까지 삼성의 마케팅이 해외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다고 볼 수 있을까? 필자도 여러번 지적했듯이 삼성의 마케팅방식으로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킨 면도 적지 않았다. 단순히 돈의 액수를 따져서 이를 해석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삼성의 마케팅방식도 한 몫했겠지만, 제품의 질을 따져봤을 때 삼성쪽이 우월했던 것이 사실이다.
HTC가 초기 무섭게 치고올라왔을 때 HD2같은 모델은 시장에 굉장히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했다. 하지만 엉성한 마감과 문제의 AS, 특별히 물리적 키 버튼의 고장들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아서게 만드는 주요한 원인이었다. 재매율이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봐야한다.
그러나 다양한 시도와 전략적 폰들의 실패를 거울삼아서 최근 HTC는 HTC One에 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의 제품에 집중함으로 1개라도 성공시키자라는 전략인 것이다. 그래서 점차점차 관심을 얻어냈고, 공개직전까지도 여러 외신들은 HTC One의 새로운 정보를 핫이슈로 기사화했다. 삼성의 플래그쉽 모델과 HTC One가 같이 거론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갤럭시S5와 HTC One 스펙비교
사실 갤럭시S5가 매력적으로 나왔다면, HTC One가 공개가 되건 말건 상관이 없다. 그러나 2014 MWC 이후 삼성의 갤럭시S5에 대한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했고, 자연스럽게 시장은 갤럭시S5이후 공개될 모델들에 더욱 주목할 수 밖에 없었다. 갤럭시5S가 HTC One를 빗겨가야할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갤럭시S5 조기출시는 HTC One와의 경쟁을 어느정도 완화시킬 것이다.
SKT의 갤럭시S5 조시출시로 삼성과 갈등??
이거 노이즈마케팅 아닌가?
오늘 드디어 갤럭시S5가 출시되었다. 신 사장의 불편한 발언과는 다르게 SKT는 물론 KT, LGU+까지 이동통신 3사가 동시에 출시한 것이다. 물론 현재 영업정지에 해당하지 않는 SKT에서만 개통이 가능하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S5의 조기출시에 대해 매우 유감을 발표하고 양사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기사가 보도된 후 삼성은 모든 통신사에서 갤럭시S5의 출시를 선언한 것이다.
과연 삼성전자가 SKT의 독단적 갤럭시S5의 발표를 두고 형평성을 위해서 갤럭시S5의 조기출시를 3사 모두에게 허용한 것일까? 아직은 국내시장의 통신시장이 이동통신사의 입김에서 좌지우지되는 구조에 있다고 하지만, 보름이라는 상당한 시간을 앞당겨 통신사들 마음대로 삼성의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잘 생각해보면, 현재 갤럭시S5의 상태는 사전예약이 아니라 출시이다. 그것도 SKT만이 아니라 3사 동시이다. 얼마전 삼성전자가 부품수급문제로 갤럭시S5 생산라인이 차질이 생겼다는 식의 보고가 일어났는데 출시 보름전으로 오늘 출시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이미 매장에 어제부터 물건이 깔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삼성전자로서도 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밖에 없지 않는가? 삼성전자가 SKT의 발표를 보고 갤럭시S5의 조기출시를 알았다며 당혹해 했다는 기사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삼성의 물건은 이미 통신사를 넘어 대리점에 가 있는데 출시를 몰랐다는 것을 어찌 믿으라고 하는 것인가??
또한 삼성전자는 4월 11일 세계 동시 출시라는 전세계 유통망과 약속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 국내 조기출시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SKT가 삼성전자의 관계를 깨고 극심한 갈등을 고조시키면서까지 갤럭시S5의 출시를 독단적으로 진행할만큼 가치가 있다는 보도는 믿기 힘들다. 왜냐하면 영업정지 기간이기 때문에 보조금은 줄어있고, 소비자들이 제값을 다 주고 구매해야할만큼 갤럭시S5가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상품이라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마치 삼성전자와 SKT의 갈등이 심각하다는 국내언론의 기사들처럼 SKT가 위험을 감수할만큼 갤럭시S5가 꼭 선점해야하는 대박상품이라고 보기에는 갤럭시S5 제품자체도, 현재 국내 통신시장의 분위기도 좋을 것이 전혀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양사의 갈등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인가?
노이즈마케팅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어닝쇼크를 해결할 상품은 사실상 갤럭시S5가 밖에 없다. 갤럭시S5의 성적은 곧 한해의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의 성적으로 이어진다. 갤럭시S 시리즈는 글로벌 시장에서 팔리는 삼성제품가운데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에게 SKT의 갈등관계나 줄다리는 국내여론으로부터 여러 이슈를 만들어낼 수 있는 좋은 미끼이다. 결국 정식출시때 보도자료를 뿌릴 필요없이 노이즈마케팅을 사용하여 갤럭시S5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SKT와 삼성전자가 만든 상황극
삼성전자가 갤럭시S5를 성공시키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어떠한 방법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제품을 선택하게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언론홍보와 노이즈마케팅이 먹혀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높은 판매실적을 올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매번 분기 때마다 가슴을 졸이며 두려운 마음으로 영업실적을 확인해야 하는 삼성의 모습은 크게 변화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늘 지적하듯, 삼성전자는 좋은 제품을 잘 만드는 회사이다. 아무리 이것을 부인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삼성전자의 기술력은 인정하는 필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것을 어떻게 시장에 소개하고 어필하는 지에 대한 문제에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갤럭시S5에 대한 비판여론도 갤럭시S5 제품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스마트폰 시장을 반영하는 매우 정체된 상품이었기 때문으로 본다. 물론 이를 삼성의 한계라고 볼 수도 있지만 말이다.
물론 SKT가 갤럭시S5를 먼저 선점하고 타사 영업정지 기간을 이용하여 또 다시 "대란"을 만들어 점유율을 높이려고 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정부차원의 이번 이동통신사 영업정지 징계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을 증명을 하는 사건이 되겠지만, 과연 SKT가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갤럭시S5로 승부를 볼지도 미지수다. 결국 SKT로서도 갤럭시S5를 이용하기에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갤럭시S5가 먼저 출시되면,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좋다. 최신제품을 먼저 받아보는 것은 소비자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뻔히 보이는 수로 이벤트를 만들어내고 상황극을 만들어내는 것을 볼 때면, 이것마저 마케팅이라며 웃고 넘어가야 하는 일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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