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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삼성

삼성전자 쇄신을 위한 SW개발자들 압박이 과연 실효성이 있나?

by 디런치 2015. 3. 14.


삼성전자가 개발자들, 특히 소프트웨어(이하 SW) 개발자들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삼성전자는 개발자들의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을 세우고 이에 미달될 경우 승진에서의 불이익이나 경우에 따라서 타부서로의 이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자사의 개발자들의 역량을 키우고 높은 수준의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물론 국내 제1의 직원 DNA를 높이겠다는 뜻으로 풀이가 되기도 한다. 


삼성전자의 이와 같은 조치는 인적 쇄신에 대해 삼성전자가 깊이 인지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한다. 물론 사회적으로 이 문제를 이해하자면, 노사문제로 시작해서 인권, 근무조건, 경쟁문제, 인력조정 등 다양한 사안으로 풀이가 되겠지만, 필자는 먼저 삼성전자의 본질적 의도에 대해서 접근하고 사회적 문제는 결말에 다루고자 한다. 회사가 직원들에 대한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는 것은 인적 쇄신을 통해서 성장을 이루어내고 앞으로의 더 큰 발전을 이루어내겠다는 의지의 표명일 수도 있겠으나, 반대로 위기를 벗어나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려고 하는 뜻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삼성전자의 개발자 쇄신은 SW라는 측면에서 볼 때 후자쪽에 더 가깝지 않은지 생각해 본다. 


다시말하자면, 삼성전자는 SW의 개발능력이 중요하다는 매우 구태의연한 문제의 심각성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는 뜻이다. SW의 범위를 논하자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해야하겠지만, 적어도 삼성전자의 주력 상품인 "스마트폰"에서의 SW의 핵심은 OS이다. 물론 이에 대해 동감하지 않는 독자도 있겠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큰 올무이자 딜레마는 OS였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불가피하게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삼성전자로서는 구글의 정책에 따라 OS의 사용범위나 활용에 대해서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고, 구글의 태도는 한결같이 삼성전자가 좋은 파트너이기는 하지만, 삼성전자를 견재하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였다. 더 나아가 1등 제조사인 삼성전자를 제쳐두고 제조사를 인수(모토로라)하기까지 했다.


PC시장에 이어 스마트시장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으로 IT시장에서 명성을 떨친 기업인들은 SW를 개발했던 개발자인 경우가 많았다. 빌게이츠가 그러했고, 잡스도 그러했다. 물론 제조의 기술을 지닌 기업의 경우에도 오너는 개발자쪽에 가까운 인재들이 세워졌던 것도 사실이다. 누가 두뇌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지는 차치하고서라도 삼성전자는 여전히 "제조사"라는 인식이 강하고, 상징적인 개발자가 등장했던 것도 아니었다.


특히, 삼성전자가 세계적 시장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확산의 제1등 공신이었던 높은 위상에서는 구글의 1등 파트너 "제조사"라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상징이 되었었다. 그러나 앞서 지적하였듯이, 구글은 잘하고 있는 삼성의 엉덩이를 마냥 두드려 주지 않았다. 한때 구글폰인 넥서스폰의 제조사가 되기 위해 제조사들이 치열한 접전이 이루어졌었다. 구글은 넥서스폰의 제조사를 바꾸어가며 삼성의 관계에 선을 그었고, 이내 제조사를 인수하며 삼성전자에게 부담을 주기도 했다.





결국, 삼성전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견주어 높은 기술력과 인지도가 있는 OS만 있다면 세계적으로 더 높은 위상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동시에 삼성이 타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고 세계시장에서 승승장구를 위해 세계가 인정하는 OS의 필요성에 대해 극하게 인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삼성전자의 독자적 OS 개발의 필요성에 대한 역설은 그동안 끊임없이 있어왔다. 이것이 OS 바다부터 OS 타이젠까지 삼성의 노력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이번 사내 개발자들에 대한 강경한 자세는 세계시장에서 삼성의 발목을 잡고 있는 SW문제를 해결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삼성은 지난 수년동안 막대한 마케팅비용과 저가정책, 질높은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애플이 디스플레이 사이즈를 키운 아이폰6와 아이폰6+를 출시하면서 이러한 기새는 꺾였다. 주된 이유는 아마도 그동안 디스플레이 사이즈로 애플의 제품을 기피했던 소비자들에게 기피요인이 제거되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결국 지난해 4분기에 애플은 삼성전자의 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았다. 이는 삼성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에 오른 후 4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물론 20.4%와 19.9%라는 미세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삼성전자로서는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다. 물론 (출시 주기를 고려했을 때) 갤럭시S6이 출시되면 다시 뒤집어질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일단 4만에 처음 겪는 일은 적잖이 삼성전자에게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2014 4분기 스마트폰 점유율 - 출처 : http://www.macrumors.com/2015/03/03/gartner-apple-samsung-q4-2014/)


더욱이 삼성전자 선호가 높은 국내에서는 단통법으로 인한 시장의 축소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중국업체들의 저가폰의 점유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세계 시장의 스마트폰은 대체로 하드웨어 사양과 디자인이 상향평준화되어 차별성이 둔화되어 있다. 그렇다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삼성전자로서 새로운 SW와 획기적인 UI, 더 나아가 OS 개발을 미룰 수 없을 것이다. 


여하튼 삼성전자는 집안부터 쪼이기 시작했다. 개발자들에게 검정시험을 들고나와 개발자들을 압박하고 다시금 SW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만들었다. 물론 "시험"이라는 것이 반드시 실효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시험은 시험일뿐 그것만으로 사람을 절대평가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삼성이 다급해져 보인다는 사실이다. 




시험보다는 처우, 코딩보다는 창조력



삼성전자가 SW의 문제는 대표적 개발자가 없는 한국 IT기업의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국 IT시장에서 개발자들의 역량을 키우고 활발한 SW의 개발을 고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유익하나, 근본적으로 개발자들에 대한 처우개선과 개발환경, 더 나아가 적절한 보상을 통한 방법이 병행되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국내 SW 개발의 열악한 환경개선은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박원순 시장은 몇년전 "IT개발자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고, 정치권에서도 소프트웨어 산업 진흥법을 추진하기도 했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조사한  "SW 기술자 노임 단가표"를 기준에서도 SW 개발자들의 연봉이 4700~6800정도라고 발표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꽤 괜찮은 정도가 아닌가?? 하지만 실제 SW 기술자들이 이정도의 금액을 실제로 받을 수 있나?


물론 삼성전자의 경우 꽤 높은 임금수준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SW개발자들의 연봉을 놓고 본다면, 매우 우위에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SW개발자들을 압박하고 "능력부족"으로 인한 요인을 들면서 만에 하나 이직이나 퇴사를 종용하게 되는 경우에 이르게 된다면, 한국 SW개발자들의 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미 일부에서는 미래부에서 발표한 "SW 기술자 노임 단가표"가 현실에 맞지 않으며 실제로 2700~4800정도라는 의견이 있다(참고 : http://emptydream.tistory.com/3640).


이미 국내 SW개발자들의 상습적인 주말근무와 야근은 너무 뻔한 일이다. 과로, 비정규직, 아웃소싱, 매출극감의 원인을 개발자의 탓으로 전가 등의 문제는 표면에 들어나진 않지만, SW 개발자들이 내세우는 대표적 고충이기도 하다. 무턱대고 능력부족이라며 몰아세우는 것이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삼성전자의 검정시험은 소프트웨어 코딩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훌륭한 수준의 코딩능력은 분명 SW 개발의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코딩전문가가 아님에 불구하고 IT산업에서 큰 성공을 이룬 모델들이 있다. 특히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나 아마존의 제프 베조소가 그러하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감성이 그들의 성공을 이끌었다. 


주입식 교육이 강한 국내에서 코딩교육은 마치 IT 인재 양성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이루어졌다. 소프트웨어 코딩 능력으로 학습자를 절대평가하려고 하고, 이를 "시험"의 굴레를 얹어 지나치게 암기나 틀에 가두어드리려고 한다. SW 개발자들에게 필요한 것이 기본 지식이라면 당연히 코딩교육이 필요한 것이겠으나, 삼성과 같이 대기업의 경우 이미 많은 검증을 통해서 입사한 개발자들에게 구태연한 "시험"이 과연 "큰" 의미가 있을까?(의미가 없다는 말은 아님) 


삼성전자가 SW 문제를 겪고 있다면, 획일화된 "시험"을 내세우며 개발자들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어 개발자로서의 자아성을 해치거나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하게 하는 것보다, 개발자들이 참 개발자가 될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과 처우개선, 보상이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압박을 통해서 쥐어짜낸 것보다 분명 자의적 환경에서 더 좋은 것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의 이번 개발자 검정시험이 대기업들이 줄곧 행해왔던 "자격미달"이라는 이유를 만들어 내는 인력정리용 시험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말하자면, 이번 검정시험이 구조조정의 구실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란 말이다. 특히, 지난해 오픈소스 SW개발자 대거 채용 등 많은 개발자들을 사내로 들여온 삼성이었다. 인력감축용 시험이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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