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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업/삼성

애플 핀치투줌을 능가할 삼성특허, 그러나 궁여지책?

by 디런치 2014. 3. 4.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잘 사용하는 기술 중 하나는 화면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제스쳐 기능이다. 말하자면, 대체적으로 거의 모든 스마트폰은 화면을 확대 또는 축소하기 위해서 엄지와 검지를 사용한다.


이제는 너무나 보편적인 기능이 되어버린 이 제스쳐 기능이 사실 알고보면, 처음 시도하고 개발한 업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사용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아마도 맥북을 오래전부터 사용했던 사람들은 그 원시가 애플임을 잘 알 것이다. 왠만한 노트북에 다 있는 터치패드는 마우스를 대신한다. 그러나 윈도우 플랫폼의 노트북을 사용했던 사람들은 터치패드가 단순히 마우스 포인트를 이동하는 것, 그리고 우측의 부분을 올리고 내리면 스크롤이 된다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있다. 그러나 꽤 오래전부터 애플은 마우스를 대체할만큼 트랙패드(터치패드)의 기술을 향상시켰다. 예컨데, 한손가락 사용, 두손가락 사용, 네손가락 사용 등 사람의 손가락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제스쳐를 통해서 명령을 내리는 기술을 발달시켰고, 현재 우리가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확대 기술역시 스마트폰이 세상이 등장하기 전부터 애플은 맥북 트랙패드에서 사용했던 방법이다. 






삼성의 줌인/줌아웃에 관한 새로운 특허


이것을 전문용어로 핀치투줌(Pinch-to-Zoom)이라고 한다. 이 핀치투줌 특허와 관련해서 아주 많은 논쟁이 있어왔다. 그러나 오랜 법정공방 결과, 2013년 7월 미국 특허청(USPTO)는 해당 특허를 무효로 최정 확정했고, 애플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언론들은 삼성이 승리한 것으로 보도하였다.



(애플의 핀치투줌 특허)


그럼에도 삼성은 이 핀치투줌을 빗겨갈 새로운 특허를 취득했다. 삼성전자는 핀치투줌과 유사한 기술의 특허를 지난 8월 미국 특허청에 출원했고, 지난주 지난 주 미국특허청은 이를 공표했다. 삼성의 이번 특허는 간단히 설명하자면, 손가락이 반원을 그리며 시계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화면이 확대가 되고, 반대로 세계 반대방향이라면 화면이 축소되는 방법이다. 



(출처 : Patently Apple)


사실상 애플의 펀치투줌을 빗겨가겠다는 삼성의 의도로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의문이 든다. 삼성은 미국특허청이 핀치투줌 특허에 대해 무효 최종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왜 다른 방식의 특허를 출원했을까? 국내 언론들은 삼성이 핀치투줌 특허 싸움에서 삼성이 승리하였다는 것만 부각시켰지만, 사실 그보다 더 복잡한 이야기가 숨어있다.



애플과 삼성의 핀치투줌 공방


먼저 애플과 삼성이 지난 몇년동안 법정에서 공방을 벌였던 핀치투줌 특허 과정을 살펴보자. 핀치투줌은 삼성을 비롯한 대부분의 스마트폰에서 사용하고 있는 확대/축소 제스쳐 기능이기 때문에 삼성은 미국과 일본에도 이와 비슷한 특허가 존재하며 애플이 이 기술을 독자적으로 소유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애플의 펀치투줌 특허의 핵심은 원 터치 일 때에는 스크롤 이벤트, 멀티 터치일 때에는 제스쳐 이벤트라는 규정 속에서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삼성측은 자신들의 기기는 멀티터치 스크롤 이벤트(핀치투줌 제스쳐 아님)이기 있기 때문에 특허침해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법정에서 삼성이 이를 시연하는 과정에서 제스쳐에 해당하는 핀치투줌이 일어났었다. 이를 통해 삼성은 웃음거리가 되었고, 그들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특허청의 판결과 상관없이).


또한 미국 특허청의 무효 확정판결에도 불구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북부지방법원 배심원들은 특허청의 판결에 문제가 있다면서 기존에 등록되어 있던 핀치투줌 특허를 근거삼아서 삼성은 애플에게 2억 900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또한 루시 고 판사는 여전히 애플에게 핀치투에 대한 수많은 옵션들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였는데, 그에 따르면 애플은 충분히 특허소송항소위원회(the Patent Trial)과 특허심판원(PTAB)에 항소할 수 있다. 


결국 특허청의 판결은 뒤집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배심원과 해당 판사까지 나서서 애플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사황에서 삼성은 한발짝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개발자의 권리보호가 우선?

아니면 사용자 편의가 우선?


그런데 여기서 논란거리가 새롭게 제시된다. 특허와 관련되어서 늘 있는 논쟁이다. 그것은 개발자의 권리보호가 우선이냐? 보편 타당한 사용자의 편의가 우선이냐? 라는 것이다. 



사실 특허는 소비자를 위한 제도가 아니라 개발자를 위한 제도이다. 따라서 특허의 보호를 받으면 특허권자가 자신의 이익이 보장받을 수 있다. 개발자의 노력이 무의미하게 오용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특허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특허라는 이름만으로 세상 모든 것을 규정해버리고 법으로 묶어버리면 인간의 보편적 삶 또한 가혹하게 규제당하게 될 것이다. 이 둘을 조율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핀치투줌 특허는 단순히 인간의 자연스럽고 보편적인 행동(제스쳐)에 관한 것이 아니다. 보편 타당한 편의라기보다는 명령을 어떻게 입력하는 기술이 그 핵심이다. 


따라서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에 엄지와 검지를 사용해서 기기를 만지면 이것이 특허규정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 타 제조사가 명령을 입력방법을 엄지와 검지를 폈다 오물였다하는 식으로 동일하게 구사하여 사용자들의 명령입력방법으로 사용하도록 만들었다면 그것은 특허침해이다. 명령을 입력하는 방법은 소비자의 자연스런 행동패턴이 아니라 생산자가 기기를 생산하는 범주에 포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소개된 방법이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것을 보편적 행동범위로 포함시키데 이것을 확실한 오류이다.


무엇보다 지적재산권과 창조활동에 대한 그릇된 가치관도 문제이다. 사용자가 불편하다고 개발자들이 밤새워 이룩해 놓은 기술들을 보편화시켜버리는 것, 기업이 전 인류를 위해 무료로 기술을 베풀라고 하는 것 역시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사용자들은 서비스에 대한 적절한 댓가를 지불하고 기업 역시도 좋은 기술력을 자신의 제품에 적용시키고자 한다면, 원작자에게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는 애플과 삼성의 핀치투줌 공방을 보면서 또다시 삼성의 카피캣 논쟁과 그것을 대하는 삼성의 태도가 매우 불편했다. 삼성은 꼭 같은 방식을 사용해야했을까? 만약 사용하고 싶었고 원작자가 비용을 청구하라 했을 때 개발자의 노력의 댓가를 정당하게 지불하면 안되었을까? 그것이 삼성도 다른 무엇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바람직한 모습이라 생각이 든다. 





위의 영상의 55초 지점부터 보면, HTC TouchFLO의 초기버전이 소개된다. HTC는 애플의 핀치투줌에 벗어나고자 당시에 상당히 신선한 방식으로 줌아웃과 줌인을 할 수 있는 방식을 고안해 냈었다. 물론 HTC 역시도 애플의 핀치투줌을 따라갔지만(애플과 HTC의 비밀계약이 논란이 된적이 있다. 따라서 HTC가 애플로부터 핀치투줌의 특허사용에 비밀허가를 받았을 수도 있다), 모방을 넘어서 새로운 기술력을 개발하기 위한 이러한 노력들은 매우 값지다.



삼성의 획기적인 특허

그러나 빛바랜 특허


필자는 삼성의 이번 특허가 매우 맘에 든다. 분명 애플은 한 손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디스플레이 사이즈도 키우지 않았었다(물론 최근에는 다른 소식이 들려오지만 말이다). 그러나 핀치투줌은 스마트폰을 한손으로 사용할 때 매우 불편하다. 제품 뒷쪽에 있던 검지를 앞으로 빼와서 엄지와 함께 줌을 해야 한다. 이 때 사용자는 아슬아슬하게 스마트폰을 잡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삼성의 이번 특허는 한 손가락만으로 줌인과 줌아웃을 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핀치투줌에 익숙해져서 그렇지 삼성의 이번 특허에 익숙해지면 훨씬 더 편리하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삼성이 이러하다는 것이다. 법정공방의 끝에서 위기로 내몰렸을 때 비로소 좋은 기술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애시당초 애플의 것을 모방하지 않고서도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충분한 기술력과 전문가들이 있음에도 그것을 활용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스마트폰이 개발되었던 초기, 삼성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을 때 무엇을 모방하기보다 이번 삼성특허와 같이 더욱더 편리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먼저 선보였더라면 지금의 카피캣같은 오명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좋은 특허가 핀치투줌 공방과 카피캣 오명 뒤에 나타난 것이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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