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소니를 뒤 이어 국내 대표적 PC 제조업중 하나인 LG 역시 노트북 사업을 포기할 것이란 소식이 들려왔다. 몇년전부터 PC시장의 급격한 하락을 예견했었기 때문에 많은 PC제조업체들은 모바일기기를 개발하면서 PC 시장의 하락을 대처해왔다. 그러나 전략적으로 시도한 사업에 큰 성과가 없을 시에는 아무리 세계를 호령했던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살아남을 수 없다. 대표적으로 소니가 그러하다. 경우가 다르기는 하지만, LG 역시도 국내기업으로서는 삼성 다음으로 세계시장에서 이름이 많이 거론되는 IT기업이었다. 하지만, LG 역시도 국내에서 만년 2위라는 딱지를 떼지 못했고, 점유율을 놓고 봤을 때에는 삼성과의 격차가 대단하다. 이로서 LG도 사업을 축소하고 전략적으로 몇개의 핵심사업에 주력을 할 계획이다.
줄줄이 노트북 사업을 포기 또는 축소하는 제조업체들
소니, LG, 삼성 그들의 현재는?
모바일 시장이 확대되면서 세계시장은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많은 전자제품들이 세분화되어 각각 전문기업들은 자신들의 제품에 특수성을 내세워 어필했지만, 스마트기기의 발달은 많은 사업들의 몰락을 부추겼다. 전자사전, MP3, PMP, 네비게이션, 그리고 이제는 PC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따라서 현재 IT기업은 스마트기기 사업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사실상 존폐의 위기를 겪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애플과 삼성 그리고 구글이 독점하고 있는 IT시장에서 다른 기업들이 그 속에 끼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말그대로 세계시장이 몇몇 기업의 독점체제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세계 최고의 IT업체였던 소니가 PC 사업부를 매각했다. 즉 세계 PC 시장에서 많은 소비자들을 열망시켰던 바이오 브랜드를 소니가 사실상 포기했다는 것이다. 소니는 바이오(VAIO) 노트북 산업을 일본산업파트너스(JIP)로 3월까지 완전히 이관할 계획이다. 이제 소니 바이오 노트북은 소니로부터 AS나 고객관리를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와 더불어 대표적 국내 노트북 제조업체였던 LG 역시 노트북 사업을 접을 전망이다. 애플인사이더(Apple Insider)에 따른면 LG는 전통적인 PC시장으로부터 모든 사업을 정리하고 스마트폰 타블렛 또는 그와 유사한 제품들(터치스트린형식의 윈도우 타블렛 등)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삼성뿐 아니라 LG 역시 세계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미약하지만, 선전하고 있는 기업이다. 특히 이번에 출시되는 LG G Pro 2는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꽤나 관심을 받는 모델이기도 하다. 삼성이 워낙 세계시장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LG의 선전이 빛을 보고 있지 못하지만, 그래도 치열한 세계 시장에서 관심을 받는 브랜드이다.
세계시장에서 LG가 주목을 받았던 것은 단연 디스플레이었다. 당시 소니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꽤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을 때 삼성보다 LG가 먼저 세계적으로 이슈를 받았었다. 현재 애플 역시도 LG 디스플레이 사용하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 가운데 대형LCD는 세계1위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난감한 시대를 겪는 LG도 없었을 것이다. 디스플레이산업의 높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애플과 삼성의 독무대가 되어버린 모바일 시장에서 LG의 영향력은 굉장히 미미하다. 더욱, 그나마 노트북 시장이 성행했을 때에는 자사의 디스플레이를 내세우며 세계시장에 어필을 하였었지만, 노트북 시장의 급격한 하락으로 LG은 사실상 디스플레이를 납품하는 부품회사로 전락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삼성은 어떠할까? 삼성 역시 노트북 사업에 대대적인 수술을 감행할 예정이다. 현재 윈도우 OS의 시장반응이 좋지 않고 노트북 시장 역시 크게 감소하는 이러한 시점에서 삼성만 노트북 사업을 계속 끌고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실상 계륵과 같은 사업이 되어버린 노트북사업이지만, 삼성이 꾀하는 방식은 노트북사업을 포기하는 것보다 방향을 전환시키는 것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그것은 바로 필자가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삼성 노트북 크롬북으로 교체) 삼성은 윈도우 플렛폼 노트북을 2015년까지 모두 정리하고 완전히 구글의 크롬OS로 교체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새로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모바일에 최적화되어 있는 크롬OS로 교체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현재 구글과의 관계성 속에서도 해석될 수 있다.
이제 남은 건 애플뿐이라는 시장견해
그러나 안심할수만은 없는 애플
여하튼 결과적으로 노트북 시장이 과도하게 하락하고 있는 이러한 시점에 유일하게 노트북 시장의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 애플이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애플도 무조건 전망을 밝게 볼 수 없다. 그저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애플 역시도 노트북 시장의 감소의 여파로 최근 맥북의 가격을 하락시키는 조치를 취했었다. 애플은 맥 PC의 판매가에 18.9%의 마진율을 유지했지만, 최근 PC 대당 남는 이윤이 $241에서 232$로 소폭 떨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애플이 건재한 것은 윈도우 플렛폼의 PC 시장의 마진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Asymco의 컨설팅 자문인 Horce Dediu에 따르면 윈도우 PC는 10배 이상의 이윤손실이 있었다고 한다. 거의 마진이 없는 사업으로 전락한 것이다.
이러한 추세를 고려할 때 결국 세계 PC시장은 사업범위가 크게 축소되는 급물쌀을 탈것이고, 윈도우 기반의 노트북 제조회사들은 회사의 존폐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소니 바이오의 몰락은 그러한 일이 멀지 않은 미래에 발생될 것이라는 충분한 근거를 제시한다.
그러나 PC 시장이 완전히 사장될 것이라고 섣불리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현재의 PC시장을 쉽게 전망할 수 없고 노트북 시장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하지만, 구글의 크롬북이 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지 아직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플이 윈도우 플렛폼의 PC보다는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고 하지만,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삼성과 구글이 가세하여 안드로이드폰이 애플의 스마트폰 점유율을 상당수 가져갔던 것처럼, 이번 PC시장 역시 삼성과 구글이 합세한 크롬북(크롬OS)이 노트북 시장에 파란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노트북 시장에서는 핸드폰이 스마트폰으로 변하는 시기에 겪었던 시장변화의 전례가 그대로 재현될 것이다. 삼성과 구글이 협력한 크롬북은 시장점유율을 높일 것이고, 줄줄이 노트북 제조업체들은 윈도우 플렛폼보다 크롬OS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구글과 큰 계약을 했던 레노버 역시 교육용 크롬북 출시를 했으며, 도시바 역시 최근 크롬북을 출시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사실상 PC 시장의 몰락이라기 보다는 윈도우OS의 몰락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노트북 자체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보다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니와 LG는 극단적 조취를 취했지만, 아직 노트북 시장은 가능성이 존재하다. 계륵과 같이 버리기는 아깝고 갖고 있자니 골치덩어리가 되어버린 사업이지만, 크롬OS는 PC시장의 새로운 활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하튼, 소니가 바이오를 포기한다는 소식이 상당히 충격적이었었다. 우리시대 돈 좀 있는 애들만 사용한다던 바이오였다. 악세사리부터 AS 비용까지 최고의 자존심을 내세우던 소니의 바이오였다. 만약 소니가 포켓 노트북이 아니라 아이폰과 비슷한 주머니에 들어가는 모바일 기기를 만들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노트북을 바지 뒷주머니에 넣는다고 꽤나 놀림받았었다.
안타깝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LG 역시 PC 사업을 포기해버리면 이제 도미노처럼 노트북 제조업체들은 빠른 시장의 변화를 맞추기 위해 정신 없을 것이다. 그러나 늘 방법은 있다. 어디한번 크롬북을 기대해 보자. 어느 제조업체가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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